임신성 당뇨, 출산 후엔 해방?… 안심하면 ‘큰일’ [건강+]
호르몬 변화로 임신 중 첫 고혈당 발생
난산·신생아 합병증 발생 위험 올라
고령·비만 임신부 늘며 유병률 증가세
‘일시적’ 인식 탓 57% 추적검사 안 받아
출산 후에도 제2형 당뇨 위험 6배 증가
체중관리 위해 식이조절·운동 병행해야

임신성 당뇨 검사는 많은 임신부가 두려워하는 관문이다. 혈당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으면 태아의 과도한 성장으로 난산과 분만 손상을 초래할 수 있어 임신부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관리하는 질환 중 하나다.

임신성 당뇨병은 임신 중 호르몬 변화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면서 고혈당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임신 중에 처음 발생했거나 발견됐다는 점에서 임신 전 당뇨와는 구별된다. 28일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국내 임신성 당뇨병 유병률은 2013년 7.6%에서 해마다 증가해 2023년 12.4%를 기록했다. 임신 전 당뇨병 유병률도 전체 임신 중 2%를 넘겼다.

문제는 임신성 당뇨가 단순히 임신 중의 혈당 조절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다수의 경우 출산 후 태반이 배출되면서 개선되지만 첫 임신에서 임신성 당뇨가 있으면 다음 번 임신에서 재발 가능성은 50% 이상이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임신성 당뇨를 겪은 산모 중 57%가량은 출산 후 추적검사를 받지 않는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전부터 당뇨병을 앓았던 산모 중에서도 3분의 1은 추적검사를 시행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임신성 당뇨가 호르몬 변화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인식이 있는 데다 출산 후 육아 등의 현실적 제약으로 꾸준한 관리가 쉽지 않은 탓이다.
전문가들은 임신성 당뇨가 향후 만성질환의 위험 신호라며 산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임신성 당뇨가 있었던 여성은 출산 후 6~12주 사이, 혹은 수유 중단 후에 75g 경구 당 부하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이 검사에서 정상 결과가 나오더라도 여전히 제2형 당뇨병 등의 발생 빈도가 높기 때문에 1∼3년 간격으로 정기 추적검사를 해야 한다. 특히 임신 중 인슐린 치료를 받았던 산모나 비만 산모는 고위험군에 해당해 더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균형 잡힌 식사와 운동을 통한 체중관리 등 생활습관 관리도 필수다.
최성희 대한당뇨병학회 홍보이사(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임신성 당뇨병은 임신기간만의 문제가 아니다. 출산 후에도 산모가 당뇨병과 심혈관질환의 고위험군으로 남는데, 절반 이상이 추적검사를 받지 않는 현실은 매우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모와 신생아 건강을 위해 임신성 당뇨병을 조기 발견·치료하는 것은 물론 출산 이후까지 이어지는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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