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현대제철 美 제철소 지분투자 검토
포스코그룹 "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중이나 확정된 바는 없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1·2위 철강기업들의 협력이 가시화되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철강업계 1위 포스코가 현대제철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건설할 예정인 전기로 제철소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의 이같은 구상은 수입 철강 제품에 대한 미국의 25% 관세 부과에 대응하는 한편 중국발 공급과잉과 내수 부진을 돌파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미국 투자와 관련해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현시점에서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29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제철소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제철은 연산 270만t의 설비를 갖추게 될 루이지애나 제철소에서 자동차강판을 주로 생산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이 제철소에 대한 총 58억달러(8조5000억원)의 투자금 중 절반은 외부 차입으로 충당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포스코가 유력한 투자 파트너로 거론되고 있다.

포스코 입장에서도 미국은 놓칠 수 없는 핵심 시장이다. 지난해 한국의 전체 철강 수출액 중 미국 비중은 약 13%였으며 포스코도 작년 한 해 미국에 약 50만t 규모의 열연강판을 수출했다.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최근 시행한 25%의 고율 관세로 인해 포스코의 미국 사업 환경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포스코그룹 장인화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인도와 북미 등 글로벌 성장 시장에서 소재부터 제품에 이르는 완결형 현지화 전략으로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철강업계에서는 미국의 관세 부담을 줄이고 미국 내 수요 변화에 민첩하기 대응하기 위해서는 포스코가 현대제철의 미국 제철소 투자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포스코가 지분 투자에 참여하게 되면 현대제철은 대규모의 제철소 건설 자금을 자국 기업으로부터 조달할 수 있고 포스코는 미국 시장 확대 기회를 얻을 수 있어 서로 ‘윈윈’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포스코가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가 아닌 미국 현지 조강 생산량 일부를 가져가는 방안을 현대제철과 협의하고 있기 때문에 협상 타결을 위해 넘어야 할 변수가 많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