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동인 유족 “동인문학상 운영에 써달라” 2억원 기탁

황지윤 기자 2025. 5. 17.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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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남 김광명·손녀 김경인씨 본사 찾아 “문학상 운영위에 감사… 한국 문학 키우는데 도움 됐으면”
/조인원 기자고(故) 김동인 선생의 유족이 16일 조선일보사를 찾았다. 왼쪽부터 김동인 선생의 손녀 김경인씨, 차남 김광명씨, 동인문학상 운영위원장인 홍준호 조선일보 발행인.

‘감자’ ‘배따라기’ ‘광염 소나타’ 등 한국 현대 문학의 개척자이자 단편 미학의 기틀을 세운 소설가 고(故) 김동인(1900~1951) 선생의 유족이 동인문학상 운영 기금을 위해 써달라며 조선일보사에 2억원을 기탁했다. 1956년부터 시상을 시작한 동인문학상은 올해로 56회를 맞았다. 본지는 1987년부터 동인문학상을 운영하고 있다.

김동인 선생의 차남 김광명(82) 한양대 의대 명예교수와 손녀 김경인(52·본명 김양희) 시인 겸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창의융합교육원 교수가 16일 본사를 찾았다. 김광명씨는 “한국 문학의 창작 정신을 지켜온 동인문학상 운영위원회의 깊은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한국 문학의 깊이와 넓이를 키우는 데 보탬이 되고자 기금을 기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작은 뜻이 더 많은 작가와 독자가 시대를 넘어 문학을 통해 마음의 울림과 사유를 나누는 데 보탬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앞으로도 동인문학상이 훌륭한 작가와 작품을 꾸준히 밝혀주어 한국 문학의 미래를 이어가는 소중한 자리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16일 조선일보사를 찾은 고 김동인 선생의 차남 김광명(왼쪽)씨와 손녀 김경인씨. /조인원 기자

유족의 기부는 이번이 두 번째다. 30년 전에도 1억원을 쾌척했다. 1995년 11월 김동인 선생의 아내 김경애 여사(당시 84세)가 조선일보사를 찾아왔다. 김 여사는 서울 성동구의 50여 평 한옥을 팔아 마련한 1억원을 동인문학상 운영위원회에 기탁했다. 그는 “제 남편을 기리는 뜻에서 마련한 동인문학상에 별다른 보탬을 주지 못해 항상 빚을 진 느낌”이라며 “기금이라고 이름하기에는 미미한 액수지만 우리 문학 발전에 작은 씨앗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남은 소망이 있다면, 동인문학상을 통해 제 남편을 뛰어넘는 소설가가 많이 나왔으면 하는 것입니다.”(본지 1995년 11월 22일 자) 당시 차남 김광명씨가 김경애 여사의 뜻을 본사에 전하며 동행했고, 30년 뒤에는 모친의 뜻을 이어받았다. 이번엔 딸 김경인 시인이 부친의 뜻을 알려왔다.

1995년 11월 22일자 기사 /조선일보DB

동인문학상은 1955년 월간 사상계사(思想界社)가 제정해 이듬해부터 시상했다. 소설에 수여하는 상으로는 현대문학상(1956년 시상)과 함께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1회 수상자는 김성한의 ‘바비도’였다. 선우휘 ‘불꽃’(2회), 김승옥 ‘서울 1964년 겨울’(9회), 이청준의 ‘병신과 머저리’(12회) 등 한국 문학사에 획을 그은 작가와 작품에 수여했다. 그러나 1967년 사상계 폐간으로 중단됐다. 1979년 동서문화사(대표 고정일)가 이를 인수해 13~17회까지 운영했다. 1987년부터는 본지가 주관하고 있다.

2000년 대대적인 개편 이후 박완서·이청준·김주영·이문열·유종호·김화영·오정희·김인환·신경숙 등 국내 최고 문인들이 심사위원을 지냈다. 동인문학상 심사위원회(현 정명교·구효서·이승우·김인숙·김동식)는 매달 월례 독회를 열고 후보작을 선정한다. 김동인 선생 탄생일인 10월 2일 즈음 최종 수상자를 발표하고 연말에 시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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