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모터쇼가 '모빌리티쇼'로 이름을 바꾸기 시작한 건 오래전 일이다. 내연기관 자동차와 콘셉트카 중심에서 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카, 수소차와 같은 신에너지차, 자율주행차와 같은 새로운 이동 수단들이 전시장을 지배하기 시작한 것도 오래전 일이다.
최근의 모터쇼는 모빌리티의 극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장이 되고 있다. 로봇 택시,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퍼스널 모빌리티와 같은 새로운 이동 수단들이 대거 등장한다. 여기에 차량용 운영체제(OS)와 엔터테인먼트 및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전기차 충전 및 에너지 인프라, 친환경 기술 등이 자동차 이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BMW도 이번 오토쇼에 총 30종 이상의 신차와 다양한 신기술을 선보이기는 했다. 하지만 상하이 오토쇼 메인 부스는 거대한 인스트루먼트 패널이 자리했다. 현지 중국 신세대 소비자들이 차량의 본질 이상으로 즐길 거리를 찾고 있다는 트랜드에 맞춰 소프트웨어 중심의 혁신적 기술을 소개하는데 중점을 둔 것이다.
BMW 스마트 디스플레이는 단순한 터치스크린이 아니다. 차량과 탑승자 간 몰입형 상호작용을 위해 설계된 디지털 창구라고 볼 수 있는 스마트 디스플레이는 조수석까지 연결된 대형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기본으로 터치, 제스처, 음성 등 다양한 입력 방식을 지원한다.
BMW 파노라믹 iDrive도 운전자 시야 높이에 맞춰 전방에 가로로 길게 정보를 투사하는 새로운 방식이다. 초근거리 투사(Ultra-Short Throw Projection)와 나노 코팅 앞유리를 통해 기존의 HUD보다 더 선명하고 넓은 영역에서 지도 경로, 주행 속도, 차량 상태 등 운전에 필요한 정보를 3D로 제공한다.

기존 시스템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가 약 20배 빨라지면서 제어 정확성과 반응 속도가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개선됐다. BMW는 고속 주행, 급제동, 회생 제동, 주행 모드 전환 등 모든 주행 동작에서 훨씬 부드럽고 빠른 반응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올리버 집세 BMW 그룹 회장은 상하이오토쇼 프레스 데이에서 "BMW는 단순한 스마트 디바이스를 만드는 회사가 아니다. 우리는 '스마트함'을 자동차의 혈관 속에 녹여내고 싶다"라고 했다. 최근 자동차 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 오르고 있는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다. 이날 BMW가 상하이 오토쇼에서 자동차가 아닌 소프트웨어를 행사의 하이라이트로 소개한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자연어 대화 능력과 상황 적응 능력이 크게 강화된 벤츠 MBUX 차세대 AI 시스템, 아우디의 3D XR 기반 증강현실 HUD, 개인별 주행 스타일에 따라 UX/UI 변경이 가능한 BYD의 맞춤형 인터페이스 등 인간을 더 안전하고 즐겁게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시키려는 노력과 경쟁이 뜨겁게 펼쳐졌다.
자동차는 완전 자율주행 시대로 가는 과도기에 있다. 이 과도기 동안 인간이 자동차를 통제하는 행위가 조금씩 줄고 업무나 오락, 휴식 등 다른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되면서 감성과 기술이 통합된 자동차를 찾게 된다. 따라서 완성차는 어떻게 해야 자동차를 더 즐겁고, 안전하게 사용하고 이를 통해 삶이 더 풍요로워질 수 있게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