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에 걸어서 야구장 왔어요" 10년 전 왕조 시절 직관했던 삼린이, 이제는 불펜의 핵으로 [MD대구 PO]
[마이데일리 = 대구 심혜진 기자] 삼성 라이온즈 이승현(22)이 첫 가을야구 무대서 불펜의 핵으로 떠올랐다. '삼린이'(삼성 어린이 회원)에서 이제는 든든한 일원이 됐다.
이승현은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2차전 LG 트윈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1차전 등판을 조금 아쉬웠지만 팀에 보탬이 돼서 한국시리즈(KS)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진만 감독은 고심 끝에 이승현을 불펜 투수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승현은 당초 대니 레예스, 원태인에 이언 3선발 후보였다. 올 시즌 선발로만 17경기에 나서 6승 4패 평균자책점 4.23을 기록했다. 하지만 좌타자를 잡을 좌완 스페셜리스트로 나서기로 했다.
낯설지는 않은 보직이다. 데뷔 첫 해인 2021시즌부터 지난해까지 불펜으로 뛰었다. 2022년에는 생애 처음으로 두 자릿 수 홀드(14홀드)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승현은 지난 13일 PO 1차전에서 7-1로 앞선 7회초 2사 만루에서 등판했다. 홍창기를 1루 땅볼로 유도했지만 1루수 르윈 디아즈의 실책으로 2실점했다. 이어 신민재에게 적시타를 맞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땅볼 유도는 좋았다. 디아즈가 잘 잡았더라면 이닝이 빨리 끝날 수도 있었다.
이승현은 "(실책은) 어쩔 수 없다. 제가 내려갔지만 (김)윤수 형이 잘 막아줘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펜에서) 좋은 기억은 많이 없다. 해봤던 보직이라 (심적으로) 편한 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아쉬움은 있지만 크게 개의치는 않는다. 이승현은 "경기에 뛰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며 "아쉬움보다는 어떻게든 보탬이 돼서 팀이 한국시리즈까지 우승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승현의 첫 가을야구다. 3년 전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올해도 힘들 것이라고 봤다. 시즌 막판 햄스트링 부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컨디션을 회복했고, 이렇게 가을야구를 할 수 있었다.
남도초, 경복중을 거쳐 대구 상원고를 졸업하고 2021년 삼성 1차 지명으로 프로에 입단한 이승현은 대구 토박이다.
당연히 삼성 어린이 팬으로서 구장을 자주 찾았다. 특히 그가 어렸을 때 삼성은 '왕조'를 이끌었던 강팀이었다. 삼성이 마지막으로 우승했던 2014년 초등학생이었던 이승현은 당시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이승현은 "(대구)시민야구장이 집에서 멀지 않았다. 야구장까지 걸어가서 가서 봤던 기억이 있다. 부모님과 함께 티켓을 구해 입장한 적도 있지만, 티켓을 구하지 못했을 때에는 5회까지 TV로 지켜보다 집에서 출발해 야구장으로 걸어갔다. 그래서 7회말 이후 무료 입장이 허용되면 들어가서 경기를 지켜봤다"고 웃어보였다.
이제는 라팍에서의 첫 한국시리즈를 꿈꾼다. 이승현은 "포스트시즌을 치러보니 정규리그 때보다 더 재밌더라. KS에 가면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고 눈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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