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SNS '귀여운 벌레 그림' 누가 그린 건가 알아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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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공식 계정이 지난 1일 '엑스'(구 트위터)에 올린 '빈대 출몰' 기사 소개 게시글이 조회수 약 231만회를 기록했다.
한겨레 엑스 공식계정 담당자인 황인솔 영상소셜팀 에디터는 "징그럽거나 혐오스러울 수 있는 이미지를 까맣게 가리는, 트위터 안 '미리보기 방지' 흐름"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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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 공식 계정서 231만 조회
그림 보고 온 독자와 소통까지
한겨레 공식 계정이 지난 1일 ‘엑스’(구 트위터)에 올린 ‘빈대 출몰’ 기사 소개 게시글이 조회수 약 231만회를 기록했다. 일상과 밀접한 사안이라지만 그만으론 이 정도 수치를 설명하긴 어렵다. 기사 소개글에 첨부된 곤충 이미지가 화제가 됐다. 사진 대신 대충 그린 ‘손그림’에 ‘귀엽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고맙다’는 답글, 인용도 달린다. 이 반응의 정체는 뭘까.
지난 6월29일 ‘흡혈파리’ 그림이 시작이었다. 기사 내엔 유독 크게 확대된 파리 사진이 들어있었다. 한겨레 엑스 공식계정 담당자인 황인솔 영상소셜팀 에디터는 “징그럽거나 혐오스러울 수 있는 이미지를 까맣게 가리는, 트위터 안 ‘미리보기 방지’ 흐름”을 떠올렸다. “적나라한 사진을 올리면 리트윗을 안하거나 아예 언팔을 하는 일이 생긴다. 모든 곤충이 혐오스럽진 않지만 일부 독자는 불편해 할 수 있어서 다르게 표현할 수 없을까 싶었다.” 포토샵 프로그램을 켜고 마우스로 10여분을 뚝딱뚝딱 끼적였다. 낙서하듯 그린 곤충 그림에서 “괜찮은 반응을 확인했다.” 그렇게 러브버그, 화상벌레, 혹명나방 유충, 벌 그림을 그렸다. 최근 이슈가 된 빈대는 세 차례나 올렸다.
소개 글 각각 수십만~약 20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곤충 무서워하는 사람이 있을까봐 그림으로 그려주는 세심함이 고맙다’는 호평도 함께였다. ‘저퀄’ 그림이 ‘귀엽다’는 평가를 받으며 엑스란 플랫폼에서 회자가 됐다. 황 에디터는 “좀 디테일하게 그렸더니 미리보기 방지 기능을 잃었다는 인용이 많이 나와 다음엔 퀄리티를 떨어뜨려 낙서처럼 올렸더니 오히려 좋아하시는 반응이 많아 피드백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반응이라 좀 민망하기도 하다”고 했다.
대중에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는 미대를 졸업했다. 2013년 게임전문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했고 여러 매체에서 콘텐츠 취재·제작경험을 했다. 평소 SNS를 즐겨하며 인터넷 하위문화에도 익숙했던 터 지난해 7월 마케팅, 브랜딩 직군에 가까운 소셜 에디터로 한겨레에 입사 후 엑스와 페이스북 계정관리, 콘텐츠 기획 및 영상·뉴스레터 등에 관여해왔다. 전적과 배경을 살려 독자에게 “불쾌를 줄 요소를 생각한” 대응도 해왔다. 징그러운 사진 포함여부를 아예 소개글에 알려서 “안심하고 볼 수 있도록” 하는 방식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배려에 고마움을 표한 트윗에 ‘내가 한겨레 기자면 이 트윗 프린트해서 책상에 붙여둔다’는 또 다른 독자 반응이 달리자 실제 해당 트윗 인쇄지를 책상에 붙인 모습을 소개하는 발랄한 응대를 하기도 했다.
결국 이 시도는 언론사가 기사유통이나 마케팅, 브랜딩 시 추구해야 할 세심함과 재미, 의외성은 물론 담당 실무자가 갖춰야 할 역량과 태도를 드러낸 사례다. 별개로 황 에디터는 내달 2일 예정된 한겨레 주간 뉴스레터의 오프라인 강연 ‘휘클리 심화반’에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강연에 이어진 클럽활동 중 ‘드로잉’ 강의를 맡게 돼 있기도 하다. 그는 “편하게 그림을 그리고 얘길 나누는 자리가 될 듯 싶다”면서 SNS운영에 대해선 “공식 계정인 만큼 유머인지 선넘은 농담인지 고민을 많이 한다. 동료들 의견도 구하며 선을 지키려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결국 한겨레가 당신을 많이 신경쓴다는 점을 전하려는 거라 본다. 특히 엑스에선 즉각 반응이 오가는데 언론사라고 딱딱하게만 하지 않고, 독자들 이야기를 많이 듣는 창구로 다가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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