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위고비 출시 진풍경…품절대란에 짝퉁까지 기승
위고비 구하려고 약국 오픈런…불법 유통 사이트 등장
꿈의 비만약이라고도 불리는 위고비가 국내 출시되자마자 품귀현상이 빚어질 정도로 인기를 끌면서 벌써부터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한 불법판매가 성행하고 있어 우려가 제기된다. 위고비는 펜 모양 주사 1개로 주 1회, 1개월(4주)씩 투여하도록 개발된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다.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는 만큼 의사 처방이 필수다.
의료계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 제약은 지난 15일부터 주문을 받기 시작해 16일 일부 병의원과 약국에 초도물량 공급을 완료했다. 위고비는 세마글루타이드 기반의 비만치료제로 일론머스크와 킴 카다시안 등 미국 유명인들의 다이어트 비법으로 알려져 많은 이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약품이다. 국내 공급 가격은 37만2025원(4회·1개월 기준)이며 매장 가격은 50만원에서 80만원대까지 다양하게 형성돼 있다.
비싼 가격이지만 위고비를 기다려온 비만 환자들이 많은 만큼 출시일부터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높은 가격을 주고 구매하고 싶어도 아직 공급이 완료되지 않아 취급하는 약국이 많지 않고 판매하는 곳을 찾았다 해도 약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르데스크 위고비가 공급된 약국 20여 곳을 돌아본 결과 위고비를 가지고 있는 곳은 6곳이였다. 절반이 넘는 약국에서 매진된 것이다. 서울 종로구 소재의 한 약사는 “아침에 출근 후 점심시간까지 위고비 문의 전화만 20개를 넘게 받았다”며 “아마 대부분의 약국들이 위고비 관련 문의를 받고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종로 소재의 또 다른 약사는 “아침에 나와보니 2명 정도가 위고비를 사기 위해 오픈런을 하셨다”며 “코로나19 팬데믹 마스크 대란 이후 약국 오픈런이 생기는 것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이어 “그분들은 의사 처방을 어제 받고도 약을 구하지 못해 직접 발품을 팔다가 우리 약국에 위고비가 들어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아침부터 줄을 서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약사들은 위고비 때문에 난감한 상황을 겪기도 했다고 토로한다. 일부 손님들이 의사 처방 없이 무작정 위고비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한 종로 5가의 한 약사는 “한 손님이 의사 처방 없이 약을 사고 싶다며 아침부터 진상을 부렸었다”며 “뚱뚱하지 않고 오히려 마른 편에 속하셨던 여성이었는데 아마 비만이 아니라 처방을 못 받은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적의 약이라고 포장을 한다 해도 위고비도 엄연히 처방이 필요한 약인데 ‘살을 빼준다’란 말에 현혹돼 필요가 없는 사람들도 찾는 것 같다”며 “혹시 음지를 통해 처방 없이 약을 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위고비는 △초기 체질량지수(BMI) 30kg/m2 이상인 성인 비만 환자 또는 △BMI가 27kg/m2 이상 30kg/m2 미만이면서 고혈압, 당뇨 등 1개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 질환 등에 해당되는 비만 환자가 의사의 처방과 약사의 조제·복약지도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전문의약품이다.
실제로 먼저 위고비가 유통된 해외에서는 이미 불법 유통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처방 없는 투약도 문제지만 더 가짜 위고비들까지 등장해 몸살을 앓고 있다. 영국의 경우 스키니키트 (Skinny kit)라는 가짜 위고비가 SNS를 통해 확산되며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미국에서는 당뇨 치료제인 ‘GLP-1’을 위고비로 둔갑시켜 SNS에 판매된 바 있다. 해당 치료제 또한 체중 감량 효과가 있어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GLP-1을 처방 없이 복용하면 구토, 소화불량 등 위장장애가 일어날 수 있고 낮은 확률로 혈당수치 이상 증세까지 일어날 위험이 있다.
국내에서도 이미 불법 유통 위고비가 등장한 상태다. 품귀 현상으로 인해 해외에서 직구해 준다는 불법 광고가 SNS와 일부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고 있다. 또 일부 커뮤니티에는 위고비 국내 출시 전부터 해외 직구를 통해 위고비를 구매했다는 글을 여러 건 찾아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세관에 걸리지 않는 방법’ 등도 함께 소개되고 있다.
해당 사이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위고비가 진짜인지는 알 방법이 없다. 가짜라면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가 할 수 있고. 만약 진짜라 하더라도 의사 처방 없이 복용하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위고비의 흔한 부작용으로는 △복통 △설사 △변비 △구토 등이 있고 심각할 경우에는 △탈모 △복통당뇨병성 망막증 △저혈당 △우울증 등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위고비 불법 판매 집중 단속에 나섰다. 식약처는 온라인·SNS에서 의약품을 개인이 판매할 경우 제조·유통 경로를 알 수 없으므로 진위 여부, 변질·오염 발생 우려 등 의약품의 안전성과 효과를 보장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앞으로도 비만치료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국내·외 안전성 정보 및 이상 사례를 모니터링하고 온라인 판매 광고 및 현장 점검을 실시해 국민이 의약품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위고비#비만약#비약#약국#약사#의사#식약처#불법#마약#텔레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