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통 뚫어 주식 산다…주담대 250억 늘 때 신용대출 2.6조 폭증

유진아 2026. 5. 31.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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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신용대출 증가폭 5년1개월 만에 최대
마이너스통장 잔액도 한 달 새 2.1조원 늘어
대출금리 상단 6% 육박…건전성 악화 우려도

증시 호황 속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가 되살아나면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신용대출이 이달 들어 2조6000억원 넘게 불어났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액은 250억원에 그쳐 신용대출 증가 폭이 주담대의 100배를 웃돈 것이다. 주담대 규제로 대출 영업이 위축된 사이 마이너스통장을 중심으로 주식 투자 자금 수요가 몰린 모습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 28일 기준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106조990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 말 104조3413억원보다 2조6496억원 늘어난 규모다.

월간 증가 폭 기준으로는 코스피가 고점권에 있던 2021년 4월 6조8401억원 증가 이후 5년 1개월 만에 가장 컸다. 신용대출 잔액 자체도 2023년 11월 말 107조7191억원 이후 약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신용대출 증가세는 주담대 흐름과 대비된다. 5대 은행의 지난 28일 기준 주담대 잔액은 612조2693억원으로 4월 말 612조2443억원보다 25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주담대는 지난 4월 한 달 동안 1조9104억원 늘며 작년 8월 3조7012억원 증가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불었지만 이달 들어 증가세가 크게 꺾였다.

5월 증가액만 놓고 보면 개인 신용대출 증가액 2조6496억원은 주담대 증가액 250억원의 100배를 넘는다. 잔액 규모가 서로 달라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지만 월간 증가율도 신용대출이 2.54%로 주담대 0.004%를 크게 웃돌았다.

전체 가계대출도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다시 불어났다. 5대 은행의 지난 28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70조2728억원으로 4월 말 767조2960억원보다 2조9768억원 늘었다. 작년 8월 3조9251억원 증가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주담대 증가세가 둔화했지만 신용대출이 전체 가계대출 증가분 대부분을 밀어 올린 셈이다.

신용대출 증가는 마이너스통장이 주도했다. 5대 은행의 개인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지난 4월 말 39조7877억원에서 지난달 28일 41조9303억원으로 2조1426억원 늘었다. 이는 한도가 아니라 실제 사용된 대출 잔액 기준이다.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한 달 사이 2조원 넘게 증가한 것은 2021년 4월 6조4389억원 증가 이후 5년 1개월 만이다.

마이너스통장 잔액 자체도 역대 월말 기준으로 2022년 12월 말 42조546억원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업 급여 지급일이 몰린 25일 전후로는 통상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지만, 5월 21일 기준 41조2822억원보다 6500억원가량 더 늘었다.

월급으로 대출을 갚기보다 추가 차입을 통해 주식시장에 들어간 차주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문제는 신용대출 금리도 함께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지닌딜 29일 기준 연 4.16~5.85%로 상단이 6%에 육박했다. 작년 말 연 3.84 ~5.36%는 물론 중동 전쟁 불확실성이 컸던 올해 3월 말 연 3.85~5.53%보다 높은 수준이다. 향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질 경우 차주의 이자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 영업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신용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증시 투자 수요와 맞물린 흐름으로 보고 있다"며 "신용대출이 단기간에 늘어난 만큼 여신 건전성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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