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하다고 다 비만?…기혈상태 진단부터"[비만돋보기]

백영미 기자 2022. 11. 30.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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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한의학, 기혈상태 파악해 비만진단 및 치료
기혈진단법 기반으로 임상데이터·AI 결합
기혈상태 평가하는 '건강설문시스템' 개발
비만유형 파악해 식습관 등 생활습관 개선
비만 효율적 예방관리 도움될 것으로 기대
진단한계 BMI 보다 체성분 분석 검사 권장

[서울=뉴시스]이재동 경희대한의과대학 학장(비만센터 교수). (사진= 경희대병원 제공) 2022.01.31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뚱뚱하다고 모두 비만은 아니다.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비만은 지방이 정상보다 많이 쌓여있는 상태로 '체지방량'을 기준으로 평가한다.

한의학에서는 기혈(생체에너지)의 상태를 파악해 비만을 진단하고 치료한다. 뚱뚱해도 상·하체의 균형이 잘 잡혀 있고 근육량이 많은 경우 체지방이 쌓이지 않아 기혈순환이 잘 되는 건강한 사람으로 본다. 기혈의 생성이 부족하면 '마른복부비만', 기혈의 순환기능에 문제가 생겨 기혈이 잘 순환되지 않으면 '전신비만', 호르몬의 불균형으로 상·하 기혈의 균형이 깨져 기혈이 위로 상기되면 '상체비만'으로 분류한다.

최근에는 한의학적 기혈진단법을 기반으로 축적된 임상 데이터(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개인의 기혈상태를 평가하는 건강 설문 시스템 ‘경희 카이닥(KAIDOC·Korean AI Doctor)’이 개발됐다.

전통 한의학에 디지털헬스 기술이 융합되면서 '일대일 맞춤형 한방 건강상담'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가운데 '비만 잡고 질병 극복 프로젝트' 14편은 '한의학적·현대의학적 비만 진단법'을 소개한다. 모든 질환의 효과적인 치료는 정확한 진단부터 시작되듯, 비만도 예외일 수 없기 때문이다.

비만과 관련해 30년 이상 치료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온 이재동 경희대한의과대학 학장(비만센터 교수)은 "카이닥으로 기혈상태를 진단해 비만유형을 파악한 후 식습관과 운동 등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비만을 효율적으로 예방하고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또 체지방량과 근육량이 구분되지 않아 진단에 한계가 있는 체질량지수(BMI)보다 체성분 분석(Bioelectrical Impedance Analysis:BIA)검사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한의학적 비만 진단법은 무엇인가요?

"망진(望診)은 환자의 얼굴이나 체형 등을 보고 장부기능과 기혈상태를 파악하는 것을 말합니다. 얼굴에 부기가 있거나 체형이 뚱뚱하면 기혈순환이 잘 안 되고, 체형이 말랐으면 기혈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상·하체가 불균형하면 기혈이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는 것이고요. 문진(聞診)은 듣고 진단하는 것으로, 환자의 음성이나 호흡 등의 고저와 청탁(淸濁)을 통해 기혈상태를 진단하는 방법입니다. 문진(問診)은 환자에게 발병시기와 기간, 통증 부위⋅형태⋅강도, 음식습관과 대소변 상태, 수면·생리 상태 등을 물어 얻은 정보로 진단하는 것이고요. 절진(切診)은 일반적으로 맥진을 지칭하지만 피부, 수족, 흉·복부, 배수혈(혈자리·오장육부의 반응점) 등을 촉진하거나 눌러보는 압진을 통칭합니다."

-카이닥으로 기혈 상태를 어떻게 진단할 수 있나요?

"카이닥은 경희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이승룡 교수팀으로부터 기술지원을 받아 개발했는데요. 축적된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든 20여 개의 설문 문항(100점 만점)에 답하면 기혈순환, 기혈생성, 기혈균형 등 각 항목에 점수가 매겨져 비만유형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경희대한방병원에 내원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적용하고 있고,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경희의료원의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플랫폼 '게더타운-경희의료원 가상 컨벤션센터’에 접속해 일대일 맞춤형 건강상담을 받을 수 있는 '메타버스 건강상담실'에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매달 한두차례 진행되고 있는데 반응이 좋아 버전업을 추진 중입니다."

-카이닥을 활용한 메타버스 비대면 건강상담을 통해 건강이 개선된 사례를 소개해 주신다면요.

"만성 허리통증이 있던 40대 여성 환자가 운동부족으로 수영을 했다가 통증이 더 심해져 상담을 요청한 사례가 있었는데요. 평소 식사량이 적은 데다 소화장애도 있어 에너지 생성이 부족하다보니 허리를 지지해주는 에너지가 부족해 오히려 통증이 더 심해진 겁니다. 카이닥으로 기혈상태를 진단해보니 다른 항목은 70점 이상으로 정상인데 기혈생성 항목이 50점이더라고요. 그래서 하루 세 끼를 잘 챙겨먹으면서 위에 부담이 되는 밀가루와 탄산음료를 자제하고 음식을 조금씩 자주 먹어 에너지가 잘 생성될 수 있도록 생활패턴을 바꿀 것을 권유했죠. 수영 대신 가벼운 산책도 병행하도록 했고요. 그 결과 기혈순환이 개선돼 허리가 훨씬 좋아지고 손발도 따뜻해졌습니다."

[서울=뉴시스]이재동 경희대한의과대학 학장(비만센터 교수). (사진= 경희대병원 제공) 2022.01.31


-현대의학에서는 BMI로 비만을 진단하는데요. 체성분 검사와는 어떻게 다른가요?

"BMI는 체중을 키의 제곱값으로 나눈 값인데요. 체중과 신장으로 산출돼 체지방 뿐 아니라 근육량의 변화도 반영됩니다. 체지방량과 근육량이 구분되지 않아 진단에 한계가 있는 것이죠. 예를 들면 근육량이 많아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경우를 비만으로 진단하거나, 마른 복부비만의 경우 BMI는 정상이여도 근육량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있거든요. 이런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것이 체성분 검사입니다."

-체성분 검사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신다면요.

"체중은 체수분과 단백질, 무기질, 체지방량의 합인데요. 건강하게 비만을 관리하려면 체성분 검사를 통해 체지방량과 체지방률, 근육량을 측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체지방량이 많으면 기혈의 순환기능에 문제가 있고, 근육량이 부족하면 기혈의 생성 기능에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죠. 생체전기저항분석법은 인체에 미세한 전류를 흘려 전기저항 차이로 체성분을 분석하고요. 인바디는 인체를 양쪽 팔, 다리, 몸통 등 다섯 부위로 나누어 팔다리에 약한 전류를 통과시켜 전기저항으로 체지방량을 측정하죠."

-신체부위를 측정해 비만을 검사할 수도 있다던데요. 집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신체둘레 측정법을 소개해 주신다면요.

"목둘레는 목젖 1cm 아래에서 재는데요. 남자는 37cm 여자는 33cm 이상이면 비만입니다. 종아리둘레는 무릎 아래 종아리의 가장 굵은 부분을 재는데요. 남녀 모두 32cm 이하면 근감소증으로 봅니다. 기혈생성이 잘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죠. 허리둘레는 양발을 어깨 넓이로 벌리고 배꼽 2cm 위에서 재는데요. 남자 90cm, 여자 85cm 이상이면 복부비만입니다. 또 상체비만은 가슴둘레를 엉덩이둘레로 나눈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하체비만은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전신비만은 그 비율이 1에 수렴하고요."

-기혈의 흐름에 따른 비만유형별 건강관리 팁을 주신다면요.

"기혈의 흐름에 따라 상하체 비율이 달라지는데요. 상체비만은 기혈이 상기된 경우로 일정한 수면습관과 하체운동을 통한 균형조절이 필요하고요. 카페인이 들어가는 커피는 가능하면 피하고 산수유차, 보리차, 구기자차, 국화차 등을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커피를 마신다면 밤에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아침 10시 이전이 좋고요. 하체비만은 기혈이 부족하거나 아래로 처진 경우로 기혈을 생성하고 위로 끌어올려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강차, 인삼차, 대추차, 꿀차, 계피차 등 따뜻한 성질의 차를 추천합니다. 기혈의 순환기능이 저하돼 피하지방층이 두꺼워지면 전신비만이 유발되는데요. 이 경우 녹차, 커피 칡차, 율무차, 오미자차(심폐기능 강화)등이 도움이 됩니다."

-엄지와 검지로 피부를 살짝 잡아보는 핀치 테스트는 지방흡입술을 결정하는 한 요인이 된다고요?

"핀치테스트는 지방층 두께와 피부의 탄력성과 회복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활용되는데요. 복부 지방층(피하지방층)이 적어도 2cm 이상이면 지방흡입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셀룰라이트(피하지방층 내 만성염증이 일어나 딱딱하게 굳어 변성된 군살)가 많은 부위는 국소 순환장애가 생겨 경락 마사지가 도움이 되고요. 피부를 살짝 집었을 때 피부가 2초 안에 회복되지 않을 경우 피부 탄력성이 좋지 않거나 수분부족일 수 있어 하루 2ℓ(리터) 이상 수분을 보충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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