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야 플라이볼이 스탠드에 떨어졌다”…日 언론이 분석한 8강 광탈 ‘스모킹건’ 세 가지는

안승호 기자 2026. 3. 18.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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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야구 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15일 베네수엘라와 WBC 8강전에서 투수 교체 때 마운드로 모이고 있다. 마이애미 |EPA연합뉴스

일본 야구대표팀은 6회째 열린 WBC 사상 처음으로 8강에서 제동이 걸렸다. 일본 대표팀 간판이자 ‘월드스타’인 오타니 쇼헤이는 분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15일 8강 베네수엘라전에서 5-8로 패한 일본이 주목한 숫자는 ‘8실점’이었다. 일본은 이번 대회 오타니를 지명타자로만 쓰는 등 흡족한 투수진을 꾸리지 못했지만 지난 시즌 막판부터 리그 최정상 페이스를 보인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를 중심으로 이전과 다름없이 견고한 투수층을 갖추고 대회에 나왔다. 그러나 마운드 높이는 기대 이하였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지난 16일 ‘사무라이는 왜 졌을까’라는 타이틀로 8강 탈락의 배경을 복기했다.

하나는 일본 대표팀이 그간 자부해온 투수진의 평균적 우위가 사라졌다는 진단이었다. “8강에 올라온 대부분 팀 투수들은 100마일(약 160㎞) 또는 90마일 후반대(150㎞ 후반대) 패스트볼을 던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특히 짧게 던지는 불펜투수는 구위와 구속이 마치 전부인 것처럼 패스트볼로 존을 공략했다”고 짚었다.

실제 일본은 구속 싸움에서 밀렸다. 8강 진출 팀 가운데 도미니카공화국이 패스트볼 평균구속 96.6마일(155.5㎞)로 가장 빨랐고, 미국(96마일)과 베네수엘라(95.8마일)가 뒤를 이었다. 일본은 푸에르토리코와 93.9마일(151.1㎞)로 중위권에 포진했다. 90마일(약 145㎞) 수준에 머문 한국대표팀에 비하면 월등하지만 ‘구속 혁명’이 일어난 세계 야구 추세는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자가 진단이었다.

또 하나는 ‘공인구 차이’다.

일본프로야구는 오랫동안 ‘투고타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미즈노사에서 제작하는 일본프로야구 공인구가 메이저리그 공인구보다 반발계수가 낮아 타구 비거리 차이가 나타나는데 ‘날지 않는 공인구’에 일본 선수들이 익숙해져 있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외야 플라이로 잡힐 만한 것이 국제대회에서는 스탠드에 떨어졌다”면서 베네수엘라전에서 2점 홈런을 맞은 스미다 치히로(세이부)가 “일본프로야구 공인구였다면 홈런이 아니었을 수 있었다”고 밝힌 내용도 전했다.

또 하나는 ‘새 규정 적응’ 실패다. 피치클록과 피치컴은 일본프로야구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낯선 규정이다. 8강전에서는 우완 이토 히로미(니혼햄)가 피치클록 위반 이후 흔들리며 3점을 내주기도 했다.

이번 대회를 마친 일본은 패배 자체 그 이상으로 그간 자부했던 ‘사무라이 방패’가 구겨진 것을 눈여겨보고 있다. 환경의 변화와 새 환경 적응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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