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저널리즘 발전·사회 통합' 조선일보 방상훈 회장 명예박사 수여
"한국 언론과 정치·사회·문화 발전 공헌"…세무조사·구속에 "권력 비판 대가"
[미디어오늘 윤수현 기자]
연세대학교가 방상훈 조선일보 회장에 언론홍보영상학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방 회장이 조선일보에서 언론자유와 저널리즘 발전, 사회 통합에 기여했다는 이유다. 연세대는 2001년 방 회장이 언론사 세무조사 사건으로 구속된 것에 대해 “권력에 대한 성역 없는 비판의 대가”라고 평가했다. 방 회장은 연세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삼촌인 방우영 전 조선일보 회장은 오랜 기간 연세대 총 동문회장과 연세대 이사장을 역임했다.
연세대는 지난 29일 연세대 용재홀에서 방 회장 명예박사 수여식을 열었다. 허동수 연세대 이사장과 윤동섭 연세대 총장을 비롯해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김재호 동아일보 회장·윤세영 SBS미디어그룹 회장·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 등 언론계 인사와 김진표 전 국회의장·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이 수여식을 찾았다.
연세대는 공적조서에서 “방 회장은 국내 최대 일간지 조선일보를 비롯한 조선미디어 그룹을 이끌며 한국 언론과 정치·사회·문화 발전에 큰 공헌을 했다”며 “1993년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해 조선일보를 양적으로 확장하고 질적으로 성장시켜 한국 최고 신문으로 발전시켰다. 방 회장은 1990년대 시민의식을 업그레이드하는 수많은 조선일보 캠페인을 주도했다”고 했다.
연세대는 조선일보가 '쓰레기를 줄입시다'(1992년),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1995년), '통일이 미래다'(2014년), '아이가 행복입니다'(2018년) 기획을 주도해 사회적 역할을 보여주고 2005년부터 아시아리더십콘퍼런스를 개최해 정치·경제·산업의 미래 방향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연세대는 “(방 회장은) 신문의 비판 정신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언론인의 도덕성·정확성·책임성에 높은 가치를 뒀고, 남을 비판하기 위해서는 '첫째도 팩트, 둘째도 팩트'라며 엄정한 사실을 바탕으로 한 저널리즘의 기본에 충실할 것을 강조하고 실천해왔다”고 평가했다.
또 연세대는 방 회장이 2001년 조세포탈과 횡령 혐의로 구속된 것에 대해 “외부로부터 온갖 시련을 겪으면서도, 조선일보가 '할 말은 하는 신문'으로 저널리즘 기본 원칙을 지키는 데 든든한 울타리 역할을 해왔다. 권력에 대한 성역 없는 비판의 대가로 방 회장은 혹독한 세무조사를 받고 구속되는 고초를 겪었다”고 했다.
대법원은 2006년 방 회장의 조세포탈·횡령 혐의에 대한 유죄를 확정했다. 방 회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5억 원을 선고받았다. 방 회장은 조선일보 주식 명의신탁을 통해 증여세 23억5000만 원, 허위전표를 만들어 법인세 1억7000만 원을 포탈(과세 회피)하고 회삿돈 25억7000만 원을 계열사 증자 대금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았다.
연세대는 “방 회장은 2001년 8월 법원 영장 실질심사에서 '외부의 모진 협박과 탄압으로부터 수백 개의 펜들을 지켜주려고 애써왔다. 앞으로 어떤 고초가 따르더라도 그 신념을 꺾거나 지조를 굽히는 결정을 하지 않겠다'면서 언론인이자 언론 경영인으로서 소명을 지켜왔다”며 “방 회장은 2011년 종합편성채널인 TV조선을 개국해 신문·방송·인터넷을 삼각편대로 하는 조선 종합미디어 그룹을 완성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30일 20면에서 방 회장의 명예박사 학위 수여 소식을 알렸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방 회장은 수여식에서 “'사실 보도'를 최고의 가치로 삼는 신문을 만드는 것, 어떤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기자들을 보호하고 지켜내는 것이 저의 소명이고 책임이었다”고 밝혔다.
윤동섭 총장은 “방 회장은 언론인이자 경영인으로서 우리사회 발전의 매 순간을 조명하고, 조선일보를 국내 최고 미디어 그룹으로 성장시켰다”며 “특히 환경 보호와 사회 통합 같은 사회적 가치 추구에 앞장섰으며, 언론을 통해 진리를 전하는 데 일생을 헌신해 온 업적을 높이 사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한다”고 했다.
조선일보 사주 일가는 연세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방 회장은 연세대에서 언론홍보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아들인 방준오 조선일보 사장은 연세대를 거쳐 미국 콜드웰대학을 졸업했다. 방 회장의 작은 아버지인 방우영 전 조선일보 회장은 연세대의 전신인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하고 1981년부터 1997년까지 연세대 총동문회장을 맡았다. 또 1997년부터 2013년까지 연세대 이사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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