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염 유발하는 ‘화상벌레’ 올해 대전서 70여건 신고… 피해 주의

유성·대덕구 20여 건, 동구 2건, 서구 30여건
4계절 만연하지만 9월 특히 집중적으로 출몰
물집, 열감 등 외상 정도 경미해 예방이 최선
9월 들어 대전에 '화상벌레' 신고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사진=중도일보DB)

#.대전 유성구 도룡동에 거주하는 송지연(29)씨는 이달 초, 집 안에 들어온 벌레를 잡았다가 일주일간 피부염을 앓았다. 길이 6~7㎜ 정도의 개미와 비슷한 크기인 벌레를 손으로 눌러 잡고 무심코 얼굴과 목을 만졌다가 콧등과 턱 아래 목 부위에 빨갛게 수포가 올라온 것이다. 마치 화상을 입은 것처럼 통증이 있고 가려움이 심해 곧바로 피부과를 찾았다. 송 씨가 피부염에 걸린 이유는 '화상 벌레' 때문. 올해 9월 중순까지 송 씨의 집에서 발견된 화상 벌레는 10마리에 달했다.

이처럼 피부에 닿기만 해도 물집이 생기는 화상 벌레가 9월 들어 대전에서 집중 출몰하고 있다.

23일 대전 5개 자치구 보건소에 따르면 올해 대전 지역 화상 벌레 신고 건수는 70여 건으로 확인됐다. 유성구와 대덕구에서만 각각 20여 건의 신고가 접수됐고, 동구는 2건, 중구에서 접수된 신고는 없었다. 서구의 경우 매년 이 시기만 되면 10여 건 정도의 화상 벌레 신고가 접수됐지만 올해 들어 30여 건으로 늘었다.

검은색과 빨간색 줄무늬가 있는 화상 벌레의 공식 이름은 '철딱지개미반날개'로 해충을 잡아먹는 익충이다. 하지만 이 벌레의 체액이 사람 피부에 닿으면 '페데리스 피부염'을 일으켜 물집이나 수포가 생긴다. 피부에 닿은 후 12시간 정도가 지나면 화상을 입은 것 같은 통증과 작열감, 소양감이 올라오고 증상은 1~2주 정도 지속 된다.

지난해 8월 전북 새만금 '잼버리' 기간 중 피부질환 환자를 속출하게 만든 벌레로도 유명하다. 매년 환절기만 되면 발견되는 벌레지만, 잼버리 사태로 알려지면서 최근 신고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화상 벌레는 주로 습한 물가나 밝은 빛이 있는 곳에 출몰해 천변 근처 아파트에서 신고가 많이 접수되는 편이다. 하천 근처나 풀숲에서 많이 보이지만, 실내에서 목격되는 경우는 매개체가 있었을 확률이 높다. 반려동물의 털이나 옷 등에 붙어 유입된 경우가 많다는 것이 보건소 측의 설명이다.

보건당국은 풀숲과 천변을 지날 때 긴소매를 입거나, 공원 등에 비치된 해충기피제 분사기를 이용해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한다. 특히 9월 환절기에는 낙엽에도 화상 벌레가 머물러 주의해야 한다.

유성구 보건소 감염병관리팀 관계자는 "화상 벌레가 알려진 바와 다르게 위험한 벌레가 아니지만, 피부질환을 유발하기 때문에 풀숲이나 천변 외출 시 짧은 소매는 피하고 다중이용시설에 설치된 해충기피제 분사기를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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