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 중국산 J-10C 전투기 전격 도입 결정
인도네시아 정부가 중국의 J-10C 전투기 42대를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국제 방산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6일 AP통신과 주요 외신들은 “인도네시아가 사상 처음으로 비서방권 전투기 대규모 도입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샤프리 샴수딘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은 “군 현대화 차원에서 중국 전투기 구매를 추진하고 있으며 곧 자카르타 상공에서 J-10이 비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단순 구매를 넘어 인도네시아가 방위산업 전략의 축을 서방 중심에서 다극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는 신호로 분석된다.

중국 J-10C 선택의 배경과 성능 평가
중국 관영 매체는 “J-10C는 고성능 AESA 레이더와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PL-15를 탑재하고 있어 고가의 서방 전투기를 대체할 수 있는 효율적인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측 군사전문가들은 “J-10은 인도-파키스탄 국경 분쟁 이후 실전 경험을 통해 성능이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인도네시아는 중거리 제공 전투기 전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가격 대비 성능, 신속한 인도 조건 등을 고려해 중국산 도입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은 구매 조건에 장기 금융 지원, 현지 기술 제공을 일정 부분 포함한 것으로 알려져 인도네시아 국방부의 관심을 끌었다.

KF-21 분담금 미납 상태에서 나타난 이중 행보
주목할 점은 인도네시아가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KF-21의 공동개발국임에도 불구하고 약속한 분담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도네시아는 당초 전체 개발비의 약 20%인 1조6000억 원을 부담하기로 했지만, 그중 상당액을 미납한 상태다.
한국 정부는 도입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분담금을 6000억 원 수준으로 낮추는 대신 기술 이전 범위를 제한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이와 동시에 중국, 프랑스, 튀르키예 등 다양한 국가에서 전투기를 연이어 구매하며 방산 전략의 우선순위를 한국보다 다른 국가에 두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백화점식 전투기 구매’…다국적 무기 도입 전략
인도네시아는 최근 몇 년간 전투기 전력을 다변화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2022년 프랑스 라팔 전투기 42대를 구매한 데 이어, 2023년에는 F-15EX 도입을 검토했으며, 올해 6월에는 튀르키예와 5세대 전투기 칸(Kaan) 48대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이처럼 여러 국가의 전투기를 동시에 도입하는 전략은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방산 외교력을 극대화하려는 계산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운용 효율성과 정비 체계의 복잡성을 높여 군사적 일관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과의 전략적 밀착, 동남아 영향력 확대 노림수
인도네시아가 중국산 J-10 도입을 결정한 것은 단순한 전력 확보를 넘어 중국과의 외교·경제적 관계를 강화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인도네시아의 최대 투자국 중 하나이며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핵심 파트너로서 경제적 협력을 통해 군사 영향권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이러한 중국의 전략을 활용해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무기 도입 및 국방 협력을 이끌어내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KF-21 개발 참여에도 일종의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는 외교 카드이기도 하다.

한국의 대응 과제와 향후 전망
인도네시아의 J-10 도입은 단기적으로 KF-21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방산 외교 전략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과제를 던진다.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는 실리를 중시하는 국가로, 어느 한 편에 서기보다는 모든 선택지를 열어둔 다변화 전략을 택하고 있다”며 “한국은 KF-21의 완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도입국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 필수”라고 분석한다. 향후 인도네시아가 KF-21 추가 구매를 선택할지, 아니면 중국산 무기로 방향을 틀지에 따라 한국 방산 수출의 향방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