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성인? 모르겠네” 나이 속이더니…영국, 이민 심사에 AI 도입한다

김여진 AX콘텐츠랩 기자 2026. 5. 30.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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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히스로 공항 입국 심사. EPA연합뉴스

영국이 어린이로 위장한 성인 이민자를 가려내기 위해 인공지능(AI) 얼굴 인식 기술 도입에 나선다. 제도 악용을 차단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한편에서는 “아동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사진 한 장으로 나이 판별?”…왜 도입할까

29일 연합뉴스와 BBC 등에 따르면 영국 내무부는 최근 한 IT 업체와 AI 기반 얼굴 연령 추정 기술 개발·시험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기술은 국경 심사 과정에서 촬영한 얼굴 사진을 분석해 신청자의 나이를 추정하는 방식이다.

영국 정부가 이 같은 기술 도입에 나선 배경에는 실제로 미성년자라고 주장하는 성인 이민자가 적지 않다는 판단이 있다. 내무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최근 1년 동안 국경에서 자신을 미성년자라고 밝힌 이민자 6400명 가운데 43%가 성인으로 확인됐다.

성인 이민자들이 나이를 속이는 이유는 아동으로 인정받을 경우 망명 심사 대신 보호 체계의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호자 없이 입국한 미성년자는 숙소와 복지 지원 등을 제공받으며 체류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앨릭스 노리스 영국 국경보안·망명 담당 장관은 “성인 이민자들이 나이를 속여 제도를 악용하면서 실제 보호가 필요한 아동들에게 돌아가야 할 지원이 분산됐다”며 “AI 기술을 활용해 제도 악용 사례를 신속히 가려내고, 도움이 필요한 아동에게는 적절한 보호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시범운영…‘아이→성인’ 오인 우려도

영국 국경수비대 선박의 이주민들. 로이터연합뉴스
현재 영국은 전문 이민 심사관이 서류 검토와 인터뷰, 엑스레이 검사, MRI 촬영 등을 통해 연령을 판단하고 있다. 다만 서류가 없거나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운 사례가 늘면서 보다 신속한 판별 수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돼 왔다.

영국 정부는 AI 얼굴 인식 기술을 심사관의 판단을 보조하는 도구로 활용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잉글랜드 남동부 도버(Dover) 난민 처리센터에서 시범 운영한 뒤 확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내무부는 초기 시험 결과에서 일정 수준의 정확도와 성능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권단체들은 기술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영국 정부 이민감독관 보고서에서는 성인이 아동으로 잘못 분류된 사례뿐 아니라 반대로 미성년자가 성인으로 오인된 사례도 확인됐다.

보고서는 “완벽한 연령 확인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일부 오판은 불가피하지만, 특히 아동이 받아야 할 보호와 권리를 박탈하는 결과로 이어질 경우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선임 AI 연구원 안나 바차렐리는 “아동이 보호를 받을 자격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과정에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얼굴만으로 나이를 추정하는 기술이 실제로 얼마나 정확한지조차 명확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김여진 AX콘텐츠랩 기자 aftershoc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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