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년 만에 ‘일가족 4명 살해’ 누명 벗은 日 프로복서 사형수

김보연 기자 2024. 9. 2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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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족 4명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 받았던 일본의 전직 프로복서 하카마다 이와오(88)가 사건 발생 58년 만에 누명을 벗었다.

시즈오카지방재판소는 26일 검찰이 작성한 자백 조서와 의류 등 3가지 증거가 조작됐다며 하카마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주장한 자백 조서는 비인도적인 조사로 얻어진 허위로 간주되며, 하카마다가 체포된 지 1년이 지나서야 발견된 의류는 수사기관에 의해 가공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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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일가족 4명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 받았던 일본 전직 프로복서 하카마다 이와오가 지난 26일 일본 시즈오카현에서 산책하고 있다./연합뉴스

일가족 4명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 받았던 일본의 전직 프로복서 하카마다 이와오(88)가 사건 발생 58년 만에 누명을 벗었다.

시즈오카지방재판소는 26일 검찰이 작성한 자백 조서와 의류 등 3가지 증거가 조작됐다며 하카마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구니이 고우시 재판장은 “여기까지 긴 시간이 걸린 데 대해 법원으로서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하카마다는 1966년 6월 30일, 시즈오카현에서 된장 제조 회사의 전무 일가 4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은 그를 용의자로 체포한 후 현장 인근에서 그의 혈흔이 묻은 의류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사건은 ‘과학 수사의 전형’이라고 보도되며 큰 주목을 받았으나, 하카마다는 경찰의 강압적인 심문으로 인해 허위 자백을 했다고 주장하며 일관되게 무죄를 주장했다.

1968년 1심 법원이 하카마다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1980년 최고재판소(대법원)가 형을 확정했으나 하카마다는 포기하지 않고 결백을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하카마다 측은 2008년 재심 청구를 했고, 10여 년 간의 법적 공방 끝에 2023년 3월 도쿄고등재판소에서 재심 명령을 얻어냈다. 이에 따라 하카마다의 형 집행과 구금이 중지돼 그는 48년 복역한 후 귀가할 수 있게 됐다.

재판부는 하카마다를 유죄로 판결한 이전 재판의 증거에 ‘3가지 조작’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주장한 자백 조서는 비인도적인 조사로 얻어진 허위로 간주되며, 하카마다가 체포된 지 1년이 지나서야 발견된 의류는 수사기관에 의해 가공된 것이라고 했다.

하카마다의 재심 과정에서 가장 큰 쟁점은 그가 범행 당시 입었다는 의류에 묻은 혈흔의 색 변화였다. 의류는 하카마다가 체포된 지 약 1년 후 된장 공장 내에서 발견됐고, 당시 혈흔은 선명한 붉은 색이었다. 변호인 측은 혈흔이 시간이 지나면 색이 변한다고 주장하며, 이 의류가 조작되었음을 입증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과 전문가 감정을 제시했다. 반면 검찰 측은 장기간 된장에 절어도 붉은 색이 남을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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