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사진을 보라. 한 왱구님이 제보해주신 건데, 수도권 서해선 전철역 중 하나인 소사역에서 승객들이 꼼짝달싹하지 못하는 모습. 서해선 민원 게시판에는 ‘압사당할 뻔했다’ ‘출근시간에 기차가 20분 넘게 지연되는 건 선 넘은 거 아니냐’는 울분이 쏟아져 나오는 중.

지난해 10월 22일 서해선 전동차의 연결기 파손 사고 발생 이후, 서해선은 지연이 일상화 되고, 승객이 미어터지는 지옥철이 돼 버린 상황.

그런데 앞으로 6개월 후, 그러니까 올해 6월이 되어야 운행이 정상화 될 거라는데, 이메일로 “서해선 복구는 왜 이렇게 늦어지는지 궁금하다”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했다.

수도권 전철 노선중 하나인 서해선. 현재는 안양 원시역에서 고양 대곡역까지 운행한다.

김포, 부천, 시흥, 안산을 연결하고 지하철 9(김포공항)·7(부천종합운동장)·1(소사)·4(초지)호선 환승이 가능해 서울 서남부와 경기 서북부 주민들에겐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노선이다.

요 서해선 운영 주체는 좀 복잡한데 일단 국토교통부가 총괄을 맡고 있고, 국가철도공단은 정부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서해선 열차를 사들였다. 소유권은 국가철도공단에 있다.

여기에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실제 열차 운행을 하고 있다. 서해선 투입 열차는 현대로템이 7대, 다원시스가 10대를 납품했다. 이번에 사고가 난 열차는 철도공단이 580억원을 들여 10대를 구매한 다원시스 제품 중 하나다.

이 열차에 문제가 생긴 건 지난해 10월 22일. 시흥기지에서 출고하는 회송열차가 운행 도중 끊어지는 사고가 난 것.

열차 부품 가운데 중간 연결기가 파손 된 건데, 당시 기관사 1명만 타고 있어 천만다행이었다. 만약 승객이 있었다면 어마어마한 인명피해가 불가피 했을 상황.

사고 이후 코레일은 다원시스 열차 10대를 점검하기 위해 일산역 구간 운행 횟수를 62회에서 14회로 대폭 축소했다. 출퇴근 시간대 열차가 연착되고, 혼잡도가 높아지면서 이용객들 사이에선 “압사 공포를 느꼈다” “숨도 잘 못 쉬겠다”는 울분과 비난이 폭주하고 있다.

보통 출근시간대 서해선을 타는 사람은 35만명이나 되는데, 갑자기 열차 운행이 줄어드니 통곡이 나올 수 밖에.

코레일이 발표한 공식 사고원인은 피로파괴. 말이 좀 어려운데 쉽게 풀어보면 가속과 감속 등 급격한 충격으로 열차 부품이 약해지면서 결국 부러졌다는 것이다.

근데 앞으로 열차 정비에 무려 6개월이 소요될 거라고 한다. 올해 6월에나 서해선 운행이 정상화 된다는 건데, 부품 점검에 뭐 이리 시간이 걸리는 건지, 너무 오래 끄는 것 같아서 국가철도공단에 직접 물어봤다.

[국가철도공단 관계자]
하자 부품을 전면 교체하기 위해 설계하고 제작하는 데에 시간이 소요됩니다. 이번 사고는 제작자인 다원시스가 스스로 하자 인정을 했고, 다원시스가 직접 열차 10대의 하자부품에 대해 조치를 시행할 예정입니다. 2023년 3월 차량을 인수한 뒤 열차 운행과정에서 부품결함이 발생한 걸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약 3년전 철도공단이 다원시스로부터 차량을 넘겨받을때는 문제가 없었는데, 운행 도중 부품 문제가 생겼고 납품사인 다원시스가 하자보수까지 맡게 되는데, 그 기간이 좀 걸린다는 얘기.

요새 악명높은 다원시스, 도대체 어떤 기업이냐. 1996년 다원산전으로 출발한 다원시스는 고전압 기술 등을 바탕으로 철도 시장에 뛰어든 철도차량 제작 업체다. 2017년 철도차량 제작사 로윈과 합병해 완성차량 제작 역량을 갖췄다.

근데 다원시스 요새 매우 시끄럽다. 코레일이 ITX-마음 신규 차량 도입을 위해 다원시스와 수차례 계약을 맺었지만, 다원시스는 선급금을 다른 용도로 쓰거나 필요한 부품을 구입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결국 대통령이 업무보고에서 납기지연을 질타하기에 이르렀고, 정부는 다원시스를 사기죄로 경찰에 수사까지 의뢰했다.

다원시스는 이렇게 안팎으로 혼란을 겪고 있다. 근데 이런 상황에서 서해선 열차 하자보수까지 맡게 됐으니 제대로 점검이 이뤄질지 의문이 커질 수 밖에.

사실 국민 혈세를 바탕으로 국가와 맺은 계약까지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기업이 만든 열차에서 사고가 난 건데, 그 하자보수를 또 해당 기업에 맡기는 게 좀 위험하다는 시각도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절차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사고 열차를 점검할 건지 궁금해서 다원시스에 메일까지 보냈는데 역시나 답은 오지 않았다.

결국 어떤 부품을 어떻게 고치고 있는지, 경찰 수사까지 받게 될 기업 상황에서 제대로 하자보수에 신경을 쓰고 있는지에 대한 다원시스 측의 투명한 설명과 소통이 더 필요해 보인다. 없어서는 안될 서해선, 하루빨리 안심하고 탈 수 있는 노선으로 돌아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