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80 페이스리프트 실물 리뷰, 국부적인 변화

제네시스의 E세그먼트 세단, G80 페이스리프트가 공개되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고급 세단이라고 볼 수 있다. 제네시스는 후륜 구동 아키텍쳐를 기반으로 기존의 국산차와 차별화된 품질, 주행 감성을 제공하고자 한다. 특히 3세대 G80은 제네시스 독자적인 스타일링과 트림 구성으로 고급차 시장 다반의 수요를 유치한 바 있다. 특히 편안한 승차감과 풍부한 편의장비는 많은 선택지 중에서 G80이 어필할 수 있는 강점이다. 출시후 시기에 따라 G80의 마이너 체인지가 감행되었고, 외관 디자인을 보강하며 실내 인터페이스를 대폭 개선한다.

제네시스 G80 프로젝트 'RG3'는 현대자동차 그룹의 3세대 후륜구동 플랫폼을 적용하여 2020년에 공개된 바 있다. 1세대 G80은 2016년에 공개되었었는데, 실질적으로는 2013년부터 시판되었던 현대 제네시스 DH의 커스텀 모델에 불과했다. 사실상 현행 G80이 제네시스 브랜드 독립 이후 최초로 기획된 준대형 세단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G80 RG3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지난 2023년 말에 공개되었고, 2024년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 선보인다. 전기차 모델인 'G80 일렉트리파이드'는 휠베이스를 늘린 LWB 개념으로 새롭게 런칭할 예정이라는 매스컴 보도가 있다.

페이스리프트는 디테일을 보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라디에이터 그릴에 이중 메시를 적용하고, 헤드램프에 MLA를 적용한다. 그리고 범퍼 형상을 변경하며 양측에 에어커튼 홀을 추가한다. 전반적인 레이아웃은 거의 동일하지만, 상징성이 강화되면서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였다. 차체 뒤로갈 수록 낮아지는 파라볼릭 라인은 역동적인 우아함을 표현하는 제네시스만의 캐릭터다. 후면 디자인은 기존과 동일한 쿼드램프를 채택하고 있다. 대신 범퍼의 형상을 교체하고 머플러 팁 대신 두 줄 형태의 가니시를 부착한다.

기존 G80의 디자인 완성도가 훌륭했기에 페이스리프트를 통한 많은 변화는 필요성이 없었다. 대신 신차다움은 필요하다. 새롭게 적용된 MLA 램프는 초소형 옵틱과 웨이퍼 실드, 이중 소재 증착 등 반도체 공정을 필요로할 정도로 진보적인 렌즈가 사용된다고 한다. 원래는 더 얇은 두 줄 램프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이었지만, 그 자체로 정밀한 그래픽이 느껴질 수 있다. 기존 G80은 세단의 낮은 전고덕분에 매끄한 바디라인 전반의 매력이 돋보인다. 새로운 리어 범퍼 디자인은 측면과 후면의 경계를 조금 더 확실하게 구분시켜 주는 역할인 듯 하다.

실내 디자인도 단점을 보완하는 방식이었다. 터치가 불편하던 기존 분리형 디스플레이를 생략하고, 클러스터와 함께 27인치 OLED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한다. 하나로 통일된 UI가 인터페이스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선반형으로 깔끔함이 돋보이며, 에어벤트나 센터스택의 디자인은 변경되나 기능 자체는 거의 동일했다. 또한 크리스탈 기어 노브의 디자인을 정교하게 가공한다. 스티어링 휠은 3스포크 타입으로 기존보다는 스포티함이 강조되는 인상이다. 신규 엠블럼과 B&O 스피커가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여느 페이스리프트와 같이 2열 공간에는 큰 차이가 없다. 대신 옵션 구성에 차이가 있다. 기본 모델부터 2열 수동식 선커튼과 리어 전동식 블라인드, 인포테인먼트 조정이 가능한 다기능 암레스트가 적용된다. 아울러 패키지 사양으로 2열 독립 공조 장치와 전동 통풍 시트, 그리고 목베게와 스마트폰 무선 충전까지 다양한 편의장비를 추가할 수 있다. 물론 모니터도 옵션 사양이며, 전체적인 공간 자체가 넓지는 않아도 프라이빗하고 편안한 시트 포지션 덕분에 의전용 차량의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겠다. 전동 트렁크도 기본이다.

최고 트림은 3.5L급 V6 가솔린 엔진에 트윈 터보를 맞물린다. 변속기는 부드러움을 제공하는 8단 토크컨버터, 추가로 전자식 4륜 구동까지 채택하여 주행 안정성을 개선할 수 있다. 고출력 엔진은 퍼포먼스 보다도 여유러운 가속감, 또 가속에 대한 진동및 소음 억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현가장치 세팅도 탄탄함 보다는 편안함을 지향한다. 아울러 방지턱 등 충격 개선을 위해 노면 스캐닝으로 강성을 제어하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적용할 수 있다. 자동 차로 변경 등 HDA2를 포함한 풍부한 주행 보조 장비도 G80의 메리트다.

제네시스 G80은 이미 국내에서 상당한 수요를 유치하고 있다. 환경적으로 AS인프라나 유통마진 등 유리한 고지에 있는건 사실이지만, 고부가가치 시장이기에 수입차의 위협이 더욱 강하게 느껴질 수 있다. 스스로 북미나 일본 고급차 성향의 제품성을 지향하며 나름의 인식과 입지를 쌓아가고 있다는 사견이다. 원래 고급화 브랜드는 기존 고객에 대한 예우를 위해 큰 폭의 디자인 변화를 지양하기도 한다. 대신 G80은 실내 디자인에 최신 인터페이스를 접목하며 신선함을 남긴다. 국부적 변화를 택했다는건 그만큼 완성도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글/사진: 유현태


함께보면 더 좋은 엔카 콘텐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