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②'장기투자' 약속 MBK, 과거 행적 봤더니… 이유 있는 불신

이한듬 기자 2024. 9. 26.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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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 이후 최소 10년 이상의 장기투자를 이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업계에 따르면 당시 MBK는 ING생명을 인수하면서 금융당국, ING생명 임직원 등에 회사를 약 10년 이상 보유하며 장기적으로 경영하겠다고 구두로 약속했다.

이 같은 행적을 고려할 때 MBK가 고려아연의 장기투자 및 고용승계, 일자리 창출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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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탈적 M&A MBK의 정글자본주의] ING생명·홈플러스 등 구조조정 단행에 불신 고조
김광일 MBK 파트너스 부회장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장수영 기자 /사진=(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 이후 최소 10년 이상의 장기투자를 이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여론이 우려하는 해외로의 매각도 없을 것이며 현재 임직원들의 고용승계 등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MBK가 과거 국내기업 인수를 추진하면서 보인 행보를 보면 이 같은 약속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김광일 MBK 부회장은 지난 19일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저희는 영풍과 10년짜리 (주주간)계약을 맺었다"며 "오랜기간 투자할 것이고 먹튀 등의 논란 대상이 될만한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약속은 과거 ING생명(현 신한라이프) 인수 때도 했었다. 업계에 따르면 당시 MBK는 ING생명을 인수하면서 금융당국, ING생명 임직원 등에 회사를 약 10년 이상 보유하며 장기적으로 경영하겠다고 구두로 약속했다.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인수 약 6개월 만에 MBK는 ING생명에 대해 대대적 인력 감축을 단행했다. 임원 32명 가운데 18명을 내보냈고 평직원의 30%에 달하는 270명 감축을 목표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지난 1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김광일 MBK 파트너스 부회장(가운데)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장수영 기자 /사진=(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10년 이상의 장기경영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 법적 재매각 금지 기간 2년이 끝나자마자 안방보험 등 중국계 금융회사를 포함한 매수 희망자들과 협상에 돌입했고 4년도 안돼 ING 생명 지분 40%를 매각, 2018년 잔여 지분 일체를 신함금융지주에 넘겼다.

2015년 약 7조원에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에도 인위적인 인력감축, 구조조정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홈플러스 직원 수는 2015년 2만5000명에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 2만명으로 5000명가량 줄었다. 간접 고용 직원 역시 5000명 줄어 8년만에 1만명 가량의 직원이 홈플러스를 떠났다.

홈플러스 노조는 "지금까지 사측의 결정으로 안산선부점과 동청주점을 포함해 모두 11개 점포가 폐점이나 매각을 앞두고 있으며 오는 2027년과 2028년에는 각각 8개 점포의 임대 계약기간이 종료된다"며 "홈플러스가 덩치를 줄이기 위해 계속 폐점을 이어간다면 대량 실업 사태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 그래픽=김은옥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BHC 인수 후에는 가맹점 계약 부당해지, 물품공급 중단 등 가맹사업법 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3억5000만원과 시정명령 처분을 받았다.

이 같은 행적을 고려할 때 MBK가 고려아연의 장기투자 및 고용승계, 일자리 창출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은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 후에도 회사를 중국에 매각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절대 믿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국회에서도 MBK 의도를 의심하고 있다.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MBK는 그동안 기업 지배구조와 재무상태 개선, 효율성 향상 등의 명분을 앞세워 공격적인 M&A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잇따라 논란을 야기해 왔다"며 "기업 인수 후 알짜 자산을 팔고 과도한 배당으로 투자금을 회수했으며 미래 성장을 위한 기업 투자는 대폭 줄이고 근로자들을 대거 해고했다"고 지적했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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