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만 나옵니다" 노후 자금 털어 오피스텔 투자, 3년 후 벌어진 일
깊어지는 오피스텔 경기 침체
아파트 대체제로 통하는 오피스텔 시장 침체의 늪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올해 초 오피스텔 등 소형 비아파트 공급을 촉진하기 위한 ‘1·10 대책’을 내놓았지만, 서울 주요 지역조차 오피스텔은 대거 청약 미달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다.
27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오피스텔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전국 오피스텔 매매 가격 지수는 전월 대비 0.07% 하락했다. 서울(-0.04%), 인천(-0.53%), 경기(-0.03%) 등 수도권도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수도권 오피스텔 가격은 2022년 10월부터 1년 8개월 연속 내림세다.
청약 성적도 좋지 못하다. 2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오피스텔 청약 17건, 총 2004실에 대한 입주자 모집에 9746명이 청약했다. 평균 경쟁률은 4.9 대 1인데, 2022년(5.3 대 1)과 지난해(6.7 대 1) 연간 평균 경쟁률보다 낮다.
오피스텔 미분양을 털기 위해 할인 분양이 이어진 바 있다. ‘힐스테이트 과천 디센트로'는 기존 분양가에서 3억원 가량 할인한 금액으로 선착순 분양을 했고, 경기 파주시 운정신도시 '푸르지오 파크라인'도 최초 분양가 7억5100만~8억6000만원 수준이었던 전용 84㎡형을 2억원 가량 낮췄다.
아파트에 비해 오피스텔 시장 침체가 유독 길어지는 원인으론 급감한 수요가 꼽힌다. 일반적으로 오피스텔은 실거주보다 투자 목적으로 사는 사람이 많은데, 지난 정부에서 오피스텔을 세금 부과 대상 주택에 포함하면서 다주택자들이 종부세 부담 때문에 오피스텔에 투자하는 게 불가능해졌다.
수요가 끊기자 정부는 올해 1·10 부동산 대책을 통해 신축 오피스텔(2025년까지 준공)을 포함한 소형 주택은 취득세, 양도세, 종부세 산정 시 주택 수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오피스텔 면적과 기간을 한정한 탓에 투자자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오피스텔 공급도 급감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분양 예정인 전국 오피스텔은 6907실로 지난해 공급량(1만6344실)의 42.3%에 불과하다. 1~2인 가구가 주로 사는 소형 오피스텔 공급이 줄어 주거 불안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연주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