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안첼로티의 ‘변심’ 혹은 ‘도박’, 네이마르라는 위태로운 퍼즐을 집어 들다

[스탠딩아웃]= 안첼로티의 입술이 마침내 열렸다. 차 안에서 어린 팬들을 향해 던진 "당연히 간다"라는 그 짧은 확언은, 지난 수개월간 브라질 축구계를 짓눌렀던 거대한 불확실성을 단숨에 걷어냈다. 1992년생 동갑내기 손흥민이 토트넘의 리빙 레전드로 역사를 쓰는 동안, 부상과 바이러스라는 악재 속에 '한물간 천재' 취급을 받던 네이마르(산투스)에게는 그야말로 천군만마와 같은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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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묘하다. 그간 안첼로티 감독은 '100%의 컨디션'이라는 실용주의적 잣대로 네이마르를 차갑게 외면해 왔다. 하지만 원칙보다 무서운 것은 현실이다. 호드리구의 이탈과 에스테방 윌리앙의 부상 공백은 브라질 공격진에 회복하기 힘든 거대한 구멍을 만들었다. 결국 안첼로티는 가장 화려하지만 가장 다루기 힘든 카드인 네이마르를 다시 집어 들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큰 경기에서 흐름을 바꾸는 천재의 번뜩임은 전술판 위의 수치로 계산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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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 브라질은 모로코, 아이티, 스코틀랜드와 함께 C조에 편성됐다. 객관적인 전력상 무난한 조 편성이지만, 첫 경기부터 '카타르의 기적'을 썼던 모로코를 만난다는 점은 상당한 부담이다. 특히 짠물 수비를 자랑하는 모로코와 조직력의 스코틀랜드를 상대로 밀집 수비를 뚫어낼 '균열의 설계자'가 절실한 상황이다. 안첼로티가 바이러스 여파로 골골대는 네이마르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흥미로운 대목은 네이마르의 시선이 이미 월드컵 너머를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디애슬래틱이 보도한 FC 신시내티와의 MLS 이적 논의는 단순한 소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북중미 월드컵은 그에게 명예 회복의 장인 동시에, 차기 행선지인 미국 시장을 향한 거대한 쇼케이스다. 이번 대회가 본인의 가치를 증명하는 마지막 무대임을 누구보다 잘 아는 네이마르기에, 최근의 바이러스 감염조차 그의 의지를 꺾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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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안첼로티의 "당연하다"는 말은 네이마르에게 면죄부가 아닌, 가장 무거운 숙제다. 감독은 판을 깔아줬고, 이제 네이마르는 자신이 여전히 '차이를 만들 수 있는 선수'임을 증명해야 한다. 바이러스 여파를 털어내고 소속팀에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만이 안첼로티의 확신을 최종 엔트리로 치환할 유일한 길이다. 브라질이 월드컵 정상이라는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 위해 네이마르라는 가장 날카롭고도 위태로운 조각을 어떻게 다듬어낼지, 안첼로티의 결단이 가져올 후폭풍에 전 세계가 숨을 죽이고 있다.

출처 : 스탠딩아웃(https://www.standingou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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