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어’·‘불수학’에 수능 만점자 13년만에 사라지나

2023. 11. 2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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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스터디 “재수생 1명이 가채점서 만점… 최대 1명”
수능 복병 국어…공통·선택 어려워 수험생 진땀
학원가 “국어영역 어려워… 전 영역이 지뢰밭”
수학도 한자릿수 정답률 3문제나 출제돼
지난 17일 서울 양천구 목동종로학원에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생들이 선생님과 함께 가채점을 하고 있는 모습.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지난 16일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전 과목 만점자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가채점 결과에 따른 분석이다. 매년 수능 만점자는 수명~수십명 가량 있었는데, 이번 수능의 경우 난이도가 높아 만점자가 나오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커지고 있다. 최종 채점 결과 만점자가 없을 경우 지난 2011학년도 수능 이후 13년 만의 일이 된다.

21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올해 수능 전과목 만점자는 없거나 단 1명인 것으로 파악된다. 통상 수능 종료 후 2~3일이 지나면 가채점 결과가 각 학교, 학원에 보고되고 만점자 소식도 들려오기 마련이지만 올해는 잠잠하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메가스터디 온라인 강의를 수강한 재수생 1명이 가채점에서 만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최종 성적표를 받을 때까지 기다릴 필요는 있다”며 “현재까지 상황을 보면 전 과목 만점자는 최대 1명이 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만점자 ‘멸종’ 위기 원인으로는 유난히 어려웠던 국어가 꼽힌다. 특히 올해는 문학 문제 난도가 올라가는 등 출제 기조가 바뀌면서 수험생들이 혼란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EBSi(EBS의 고교 인터넷 강의 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수능 국어 영역 오답률이 높은 문항 5개 중 1개가 30번 문학 문제였다. 2020학년도부터 2023학년도까지 4개년 수능 국어 영역 오답률 상위 5개 문제가 모두 비문학, 선택 과목(언어와매체 또는 화법과작문), 문법 등에서 나왔던 것과 대비된다.

임성호 종로아카데미 대표는 “올해 수능 영역별 만점자 수는 국어는 100명대, 수학은 1000명대로 예상된다”며 “과학탐구Ⅱ도 고난도로 출제됐기 때문에 이과 계열 학생 중에서 만점자가 나오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임 대표는 “특히 국어 영역이 문학, 비문학, 선택 과목 모두 골고루 어렵게 출제돼 시험장에서 당황한 학생이 많았을 것이다. 전 영역이 ‘지뢰밭’”이라며 “학생들은 주로 선택 과목→문학→독서(비문학) 순서대로 푸는데 어느 한 부분도 쉽게 넘어갈 수 없었다. 시간 안배 등에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학 또한 어렵게 출제됐다. 수학 공통 과목에서 출제된 단답형 22번 문제의 경우 EBSi 채점 기준 정답률이 1.8%에 불과하다. 이과 학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선택 과목 ‘미적분’에서는 22번 외에도 정답률 한 자릿수 문제가 2문제나 더 나왔다. 30번 3.7%, 29번 6.8%였다. 최근 수능에서는 킬러 문항으로 지목된 1개 문제를 제외하면, 정답률이 두 자릿수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남 소장은 “국어 영역이 어렵기는 했지만 2022학년도 수능 국어처럼 어려운 문제는 없어 국어 만점자는 100명대, 많게는 200명까지 나올 수 있다”며 “수학은 22번 문제가 어려워 만점자가 400명대 정도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불수능’으로 평가받았던 2022학년도 수능의 경우 국어와 수학 영역 만점자가 각각 28명, 2702명이었다. 당시 대학에 재학 중인 재수생 1명이 전과목 만점을 받았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국어 371명, 수학 934명의 만점자가 나왔다. 전과목 만점자는 재학생 2명, 재수생 1명이었다. 올해 수능은 2022학년도 수능과 비슷하거나 약간 어려웠고, 지난해 수능보다는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가스터디 교육연구소의 ‘2024 수능 정답률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해 수능은 초고난도 문항이 전년 대비 감소하고, 정답률 30~40%대 중상난도 문항이 증가했다. 정답률 30% 이하 문항은 46개로 2023학년도 수능 66개에 비해 30.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답률 10% 이하 문항은 8개로 전년(13개) 대비 38.5% 감소했다. 정답률 30% 초과, 40% 이하인 문항은 93개로 지난해 58개에 비해 35개 늘어난 37.6%로 예상된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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