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국 전역 타격' 화성-17형 사실상 성공… 연내 핵실험까지 가나

ICBM 추가 발사 혹은 단거리미사일 도발로 긴장 유지 전망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8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를 지휘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북한이 지난 18일 미국 전역을 사정권에 넣는 '괴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사실상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북한이 연내 '도발의 종착점'으로 일컬어지는 제7차 핵실험까지 감행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은 앞서 18일 오전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참관 아래 평양 순안국제공항 일대에서 신형 ICBM '화성-17형' 시험발사를 실시했다.

우리 군 당국이 탐지·분석한 데 따르면 고각(高角·비행거리를 줄이기 위해 발사 각도를 일부러 높인 것)으로 발사돼 동해상을 향해 약 1000㎞를 날면서 고도 약 6100㎞ 상공까지 치솟았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이 미사일을 정상 각도(30~45도)로 발사했다면 1만5000㎞ 이상을 날아갔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에서 쐈을 때 미 전역에 닿고도 남는단 얘기다.

다만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화성-17형 발사과정에서 택한 고각 발사 방식으론 ICBM 개발의 핵심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단 점에서 추가 발사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ICBM 탄두부는 포물선 궤도를 그리며 대기권 밖 정점고도까지 상승한 뒤 목표물을 향해 낙하하는 과정에서 대기권 내로 다시 진입해야 하며 이 때 6000~7000도의 고열과 충격으로부터 터 탄두 내부의 폭약 등 장비들을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화성-17형 발사를 통해 ICBM 기술이 상당히 진전됐음을 입증하긴 했지만, "양산 및 실전배치를 위해선 정상 각도 발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그러나 북한이 지난 2017년 11월 '화성-15형' ICBM 발사 뒤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언했을 때도 정상 각도 발사를 실행하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정상 발사를 통한 추가적인 성능 검증을 시도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북한이 올 들어 ICBM과 중·단거리 등 탄도미사일만 60여발 쏜 현실을 감안할 때 "ICBM과 같은 고비용 무기체계를 추가로 발사하는 데는 부담을 가질 수 있다"는 분석도 함께 나온다.

이에 대해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이번 ICBM 발사엔 군사적 의미도 있지만 정치적 의미가 더 크다"며 "9월부터 미사일 등 도발을 이어온 상황에서 그에 따른 비용 부담 등을 고려할 때, 북한도 이젠 관련 행보의 마무리를 지어야 할 단계가 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이미 지난 5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소재 핵실험장 내 지하 갱도(3번) 복구를 완료하는 등 언제든 7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는 상태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 들어 북한이 미국을 겨냥한 '전략핵'뿐만 아니라, 남한과 일본 일부 지역까지도 사정권에 넣는 '전술핵' 투발수단 개발과 관련 시험·훈련 등에 집중해온 점을 감안할 때 "다음 수순은 단거리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을 정도로 소형·경량화한 전술핵탄두의 성능 검증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군 당국과 관련 전문가들의 분석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로부턴 "북한이 땅이 얼어붙는 겨울철엔 지하 핵실험을 한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올 연말 혹은 내년 초까진 핵실험을 자제할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 북한은 일정 수준의 긴장 수위를 유지하기 위해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을 간헐적으로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