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시세보다 비싸게 산 '탑층아파트', 결국 다 부순 이유는?!

안녕하세요. 저는 남편과 남아 유아 2명과 함께 성장 중인 엄마이자, 다방면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필럽(Feel.Me.Up)이라고 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저희 집은 저희의 4번째 집입니다. 신혼 때는 35년 된 구축 아파트의 변신을 위해 오래된 벽지들을 뜯어내고, 벽도 갈아내고, 울퉁불퉁한 면을 메꾸기 위해 퍼티 작업도 하고 그 위에 페인트칠도 하는 등 두 달 동안 셀프 인테리어에 도전했으나, 이번 집은 우선 천고가 높아서 셀프는 힘들다고 판단하여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저희가 생각했던 이미지대로 공사를 진행했으며, 그 만족도 또한 매우 높습니다.

금방 끝날 것만 같았던 코로나가 끝이 보이지 않고, 어린이집은 휴원하는 등 온 가족이 집에 함께 있는 시간이 점차 늘어나게 되었고, 아파트 선택의 기로에 있던 저희는 새로운 집은 개개인별 각자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걸 크게 공감하였습니다.

활동성이 많은 남자아이들을 위해 적당히 넓은 아이들 공간이 필요했고, 제가 일할 공간과 남편의 공간이 필요했어요. 특히 남편이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 화상 미팅을 자주하는 특성상 저와 아이들이 조심해야 하는 게 너무 불편하여 방에서 재택근무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저희가 생각하는 아파트 선택의 제1순위는 방 4칸이었고, 아파트 주변에 안전한 등하교가 가능한 교육 인프라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침 저희가 기존에 살던 곳에서 머지않은 곳에 저희의 니즈를 만족하는 아파트 단지를 발견했고, 운이 좋게도 높은 층고가 매력적인 지금 저희가 소개드릴 탑층의 집을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기존 시세보다 많이 비싸게 샀지만 가심비가 좋다고 위안을... ㅜ.ㅜ)

도면

[인테리어 준비 과정]

타워형 아파트만 살아봐서 판상형 아파트의 궁금증이 많았는데, 이번 집이 판상형의 맞바람이 잘 부는 딱 그런 구조였어요. 처음 집 보러 왔을 때 리모델링할 거라 생각하고 머릿속에서 구상해가며 집을 둘러보았어요. 그리고 리모델링과 인테리어를 위해 '오늘의집'과 '유튜브'를 시간 날 때마다 찾아봤어요.

저희는 인테리어 업체 미팅을 하기 전에 저희가 어떤 집을 원하는지 신발장부터 방까지 공간 공간마다 인테리어 컨셉과 색상, 타일의 종류 등등 견적 의뢰서를 작성했어요. 업체와의 미팅 시 잊지 않기 위함도 있었지만, 동일한 컨셉에 대해 견적가 비교를 수월하게 하기 위함도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남편이 관련 업무를 해 본 경험이 많이 도움이 된 거 같아요.

저희가 작성한 견적요청서입니다.

신발장부터 공간 하나하나 요청사항을 적은 리스트를 보시고 대부분의 인테리어 업체에서는 '어떤 컨셉으로 공사를 희망하는지 확실히 알려주셔서 조율하기 편하다. 어떤 스타일을 원하는지 딱 알겠다'고 하신 반면, 가성비가 좋다고 소문이 난 한 업체는 '저희는 이렇게 못 해 드립니다' '공사하는 기간 동안 의뢰인도 계속 함께 하셔야 해요'라는 업체도 있었어요.

업체 미팅은 시간이 허락하는 한 한 곳이 아닌 최대한 여러 곳을 해보시는게 좋은 거 같아요. 공사 비용 비교라는 목적도 있지만, 미팅에 임하는 자세와 미팅을 하면서 저희가 생각 안 했던 부분에 대해서 업체마다 의견을 주시는 것을 계속 반영할 수 있는 장점도 있거든요.

[인테리어 주요 문제점]

1. 거실은 베란다를 확장할 계획이었지만, 내력벽(?)이라 제거 불가

내력벽이 남아있으면 공간 활용도 제약적이고 거실이 더 좁아보이게 돼요. 하지만 법률적으로 내력벽을 제거하는 것은 아파트의 안정성을 해치는 행위기 때문에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어요.

2. 부엌은 아파트평수에 비해 좁다.

아파트 평수에 비해 방 크기가 큰 반면, 부엌이 너무 작았어요. 저희는 ㄷ자 주방을 꼭 원했고, 좁은 주방 레이아웃 안에 식탁과 홈카페를 배치하고 있었어요.

그러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거실부터 천천히 살펴보시죠!

거실 Before

높은 천고로 인해 뻥 뚫린 느낌은 있지만 저희에겐 불필요한 베란다가 있어서 거실이 좁아 보였어요.

리모델링 전 아트월과 큰방 입구 사진입니다. (사진이 없어서 영상을 캡쳐해서 화질이 안 좋아요) 스위치 판넬과 오른쪽의 벽면 사이의 공간이 참 애매했어요. 큰방 들어가는 문은 그 애매한 공간의 왼편에 있고요. 상대적으로 거실 벽면이 좁아 보여 거실 전체가 답답한 느낌이 매우 강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거실 벽체가 최대한 넓어 보이도록 아이디어를 생각했고, 그게 아래 개념도와 같이 히든 도어를 적용해서 거실이 최대한 넓어보이게 하는 것이었어요. (아직은 내력벽이 있어서 왼쪽 공간도 매우 답답하게 보이죠?)

거실 벽체 확장을 위해 목공 작업으로 가벽을 세워 석고보드로 덧붙였어요. 그런데 아무리 봐도 왼쪽의 저 벽체를 다른 확장형 집에서는 본 적이 없었어요. 건축도면을 보면 내력벽과 비내력벽을 구분할 수 있다는 남편의 말에 관리 사무소에서 도면을 받았으나, 저희가 원하는 깔끔한 이미지의 도면이 아니라서 제대로 확인이 어려웠습니다.

다행히 인터넷에 '건축행정시스템 세움터'에 가면 건축도면을 확인할 수 있는데, 도면을 확인하던 남편이 저 벽은 비내력벽이라고 하더라고요. 도면상에 보면 사선 형태의 해칭 형태로 표현된 벽은 비내력벽, 그냥 검은색 음영으로 표현된 벽은 내력벽이라고 하더라고요.

남편이 엔지니어긴 하지만 건축 쪽이 아니라서 섣불리 남편말만 들을 수 없어 다른 건축사무소에 들러 확인을 했더니 정말 다행히도 비내력벽이라 철거하는데 문제가 없었습니다. 참고로 내력벽은 벽 구조물이 철근콘크리트 구조라 절대 철거하시면 안 되고, 비내력벽은 단순 벽돌을 쌓아 올린 구조라 해머로 철거하면 툭툭 떨어져 나갑니다.

비내력벽을 철거한 이후 사진이에요. 철거 후 느낌이 벌써 넓어 보이시죠? 답답함으로 없애는 것이 저희의 숙제였으니 어느 정도 해결된 모습입니다. 왼쪽편 좁은 폭의 기둥도 비내력벽이라 함께 철거하였습니다.

베란다 확장 후에 벽체 레벨을 맞추기 위해 전체 목공 및 석보 보드로 시공했어요. 천고가 높아서 공사 시작에서 끝까지 흔히 아시바라고 불리는 비계를 설치하고 작업을 했습니다.

거실 After

베란다를 확장, 무몰딩 벽체, 아트월이 넓어 보이는 효과를 주기 위해 문을 숨겨요!

완전히 달라진 거실입니다.

마루는 구정마루에 프리미엄 오크 광폭 마루입니다. 패턴이 균일하지 않고 다양해서 빛에 따라 색깔이 달라 보이고 따뜻해 보이면서 질리지 않아요. 또한 광폭이라는 말답게 넓어서 시원시원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나서 매우 만족하고 있어요.

색상 음영 차이가 거의 나지 않도록 오른편 아트월 벽면은 수성페인트로, 왼쪽 및 천장은 비슷한 색상의 LG 도배로 진행했어요. 그리고 몰딩에서 오는 답답함, 걸레받이에서 오는 답답함을 없애기 위해 무몰딩 작업을 시도했답니다.

히든 도어와 거실 벽면 사진입니다. 컨트롤러, 스위치는 벽뒤로 보내 숨겼습니다. 거실에서 바라보는 벽면이 깔끔해졌어요. 월패드만 남겨 놓으니 깔끔하죠?

저 스위치들이 거실에 있으면 색상 톤도 안 맞고 엄청 보기 싫겠죠?

별거 아니지만 인테리어를 하면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복도에는 또 하나의 포인트가 숨어있습니다.

두꺼비집과 통신단자를 숨겨요

저희 집은 두꺼비집과 통신단자가 신발장에 있는 게 아니라 복도 벽체에 있어요. 인테리어 업체 미팅을 하면서 어떻게 좋은 아이디어가 없냐고 물어도 모두들 '간단하게 액자로 숨겨 두세요'라고 하던데, 저희의 최종 선택은 거실 아트월과 동일하게 '히든도어 형태로 안 보이게 없애자' 였어요.

다만 히든 도어 형태로 하기에는 공간의 손해가 조금 생겼어요. 목공 작업을 하고 석고보드를 넣고 하다 보니 대략 복도의 폭이 10cm 정도 좁아지는 형태가 되었어요. 아이방 문도 히든 도어를 적용해서 벽 자체를 하나의 벽체 느낌이 나도록 구성했습니다. 아이가 어려서 문손잡이까지 없애진 못했으나, 그게 거슬리지 않고 이뻐요 ^^

두꺼비집 히든 도어는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찾지 못할 정도로 퀄리티가 좋습니다. 아파트 단지 공사를 많이 진행하신 인터넷 기사분들 오셔도 찾지 못하셔요 ㅎㅎ

안방

안방입니다.

왼쪽 아치문으로 가면 화장실과 옷방 화장대가 있고, 오른쪽으로 가면 거실로 나갈 수 있어요. 문과 문 사이에는 어떤 액자로 이쁘게 꾸며볼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어요.

저희의 인테리어는 아직 채워가는 중입니다.

침실에는 실내용 자전거가 있습니다.

자전거 타기는 남편의 취미생활입니다. 저는 이 장소에 작고 이쁜 테이블과 의자를 두거나 감각적인 1인 소파를 배치하고 싶었지만, 인테리어에 큰 힘이 된 남편의 취미를 존중하기로 했습니다. ㅎㅎ

화장대로 가볼까요?

안방 화장대입니다.

화장품은 서랍장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 서랍을 열어서 사용하고 닫습니다. 최대한 넓게 맞춤 제작해서 답답함이 없게 한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거울 뒤에 매립식 조명을 넣어서 은은하고 차분한 느낌을 내도록 했고요.

안방 욕실

안방 화장실은 호텔식 느낌을 내고 싶었어요.

포인트 조명을 달아서 고급스러움을 한 꼬집 더 추가했습니다. ㅎㅎ 그리고 세면장은 여닫이 타입이 아닌 아래에서 위로 오픈하는 플립 형태의 장을 제작했어요. 일체감 있어서 한결 더 고급스럽습니다.

타일은 600각 포세린 타일로 고르고, 조적 세면대와 매립형 수전을 했습니다. 매립형 수전에 문제가 생기면 보수가 살짝 어렵겠지만, 전체적인 고급스러운 느낌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샤워실 수전도 매립해서 깔끔하게 마무리했습니다.

주방 Before

공사 전 부엌사진입니다. 부엌이 평수에 비해 좁게 빠져 고민이 많았어요. 여러 가지 디자인 제안을 인테리어 업체에서 해주셨는데, 저희의 희망사항은 ㄷ자 싱크대에 홈바를 겸 할 수 있는 키큰장을 넣고 식탁까지 주방에 배치하는 것이었는데 주방에 식탁 놓을 곳은 없었어요. 그래서 식탁을 거실에 두고 사용하거나 다른 디자인은 어떤지 제안해주셨어요.

저희의 니즈를 공사 업체에 확실하게 소통하기 위해 싱크대 최소 넓이에 대해서 조사한 후 대략적으로 그려본 도면입니다. 업체 미팅 결과 저희 생각대로 구현 가능하다고, 딱 이렇게 하면 되겠다고 하셔서 지금의 부엌이 만들어졌어요. 수납공간이 많이 필요해 상부장을 넣고 키큰장까지 넣었어요. 상부장을 넣을 때는 문 크기가 균일하게 나오게 부탁드려서 안정된 느낌을 주었습니다.

주방에 공간을 살리기 위해서 메인으로 사용하는 냉장고는 뒷베란다로 숨겼습니다. 냉장고가 베란다에 있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키큰장과 대칭되는 느낌의 비스포크 냉장고를 배치해 자주 쓰는 것들은 부엌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서 동선을 최소화했어요. 뒷베란다로 나가는 문도 히든 도어로 해서 공간이 답답해 보이지 않도록 했고요.

식탁은 4인용으로도 쓰기도 하고,

8인용으로 확장이 돼서 돌려서 이렇게 넓게 쓰기도 합니다.

부엌 벽은 타일로 많이 하시는데, 저희는 싱크대 상판을 그대로 벽에 붙이고 싶었어요. 그 이유는 이전 집에서 타일과 타일 사이 실리콘에 튄 음식물들을 닦아 내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이번 부엌에서는 타일로 하고 싶진 않더라고요. 다만 저희가 원하는 싱크대 상판으로 벽까지 말아 올리는 것에 대한 비용이 너무 과다지출이라 판단되어 키친판넬로 선택했습니다.

키친판넬은 조리하다 튄 음식물이 정말 정말 잘 닦입니다. 그리고 철판 재질이라 자성이 있는 액세서리들을 바로 붙일 수도 있어서 편하기도 합니다. 판넬은 타일보다 넓게 나오기 때문에 이음새가 최소화될 수 있어서 확실히 깔끔한 느낌이에요. 아직까진 타일보다 비용이 조금 더 비싸다는 게 단점일 수는 있으나, 정말 추천하고 싶습니다.

저와 남편은 커피를 정말 좋아하는 커피홀릭들이라 홈카페가 반드시 필요했어요. 홈카페에서 커피만 내려먹는 것이 아닌, 하이볼, 쉐이크 등 다양한 음료를 많이 만들어 먹어요.

하루에 커피를 많이 내려마시니 커피 내릴 때 한 번씩 튀는 부분들이 닦아도 얼룩이 생겨서 식탁보를 깔아서 쓰기도 합니다. 식탁보를 깔면 또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나름 유용합니다.

이곳은 저의 포토존이자,

계절을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해요.

아이방

아이들 방은 공부방/놀이방과 잠자는 방을 구별했어요.

여기는 공부하고 놀이하는 방입니다.

잠자는 방은 침대를 붙여서 쓰는 형태지만,

형제들의 요구로 이렇게 따로 분해해서 사용 중입니다.

아이들의 책 일부도 여기에 있어서 자기 전에 읽을 수 있어요.

서재

이곳은 서재방입니다. 신혼 때부터 사용한 엔틱한 가구들이 있는 곳입니다. 제가 주로 일하는 곳이기도 하고, 남편이 재택근무를 할 때면 서재를 양보해드려요.

마치며

리모델링은 결정과 결정의 연속입니다. 타일이나 마루 같은 것은 샘플 몇 장만 보고 우리 집에 깔린 전체의 모습을 상상하고 인터넷에 시공사진을 찾아보고 선택해야 함에 따른 기대와 스트레스가 함께 있습니다. 그럼에도, 최대한 많이 찾아보시고 함께 지내는 가족들과 충분히 의논하시고, 인테리어 업체에서 안될 것 같다고 해도 한번 더 찾아보고 확인해본다면  200% 만족하는 집을 만드실 수 있을 거예요.

지금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새로 리모델링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