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에는 새 차 냄새를 개선하는 팀이 있다?

아우디는 최근 출시한 RS3의 특징 중 하나로 더 좋은 냄새가 난다고 소개했다. 스포츠카로서의 성능만큼이나 냄새를 강조하는 일은 무척 드문 일이다. 그런데 새 차 냄새 개선을 위한 전담 팀까지 있다는 사실이 사람들을 더 놀라게 했다.

자동차 회사 안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복잡한 부서들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애스턴 마틴의 경우 “Piss Off Factor” 그러니까 사람을 열받게 하는 요소들만 판별하는 부서도 있다. 이 부서는 말 그대로 자동차 내에 조작 불편성이나 편의성을 헤치는 요소들을 분석하고 개선하는 일을 담당한다.

그런데 아우디에도 이와 유사한 업무를 담당하는 좀 특별한 부서가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선 이 부서는 총 다섯 명의 화학자들로 구성되어 있는 비교적 소규모 팀으로 이들이 하는 업무는 “새 차 냄새"를 개선하는 것이다. 이 부서의 존재가 다시금 부각된 것은 아우디가 발표한 2025년형 RS3부터였다. 발표 당시 아우디는 이 차의 특징 중 하나로 더 좋은 냄새가 난다고 소개했다.

물론 신형 RS3는 더 멋진 인테리어와 근사한 스티어링 휠 디자인 그리고 전보다 더 날카로워진 배기 사운드 등 자랑할 만한 요소들이 많지만, 그중에서 유독 아우디는 냄새가 더 좋아졌다고 소개했다. 그리고 어떤 과정을 거쳐서 냄새를 개선했는지도 함께 소개했는데, 과정은 다음과 같다.

우선 RS3만 하더라도 인테리어에 약 200여 개의 구성 요소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데, 전부 화학적 평가를 거친다. 이를 위해서 아우디의 냄새 개선 전담팀은 각각의 요소들을 따로 분리해 특별한 챔버에 넣고 가열한 다음, 공기 내 함유된 화학 물질들을 일일이 분석한다. 뿐만 아니라 각 요소들이 하나의 공간에 있을 때 어떻게 혼합되는지도 함께 분석한다고 전했다.

특히 이들의 목표는 날씨와 상관없이 차량 내부에서 되도록 좋은 냄새가 나도록 설계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특별히 고용된 다섯 명의 화학자들이 다양한 실험을 거친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외부에 히터를 장착해 가열하는 실험도 그중 하나다. 이 실험을 하는 이유는 여름철 뜨거운 기온에 자동차 실내에 화학 물질 (오해는 없길 바란다. 여기서 말하는 화학 물질이란 냄새를 유발하는 분자들을 뜻한다.)들이 더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기온이 낮을 때 악취들이 덜 느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처럼 다양한 온도 조건에서도 되도록 일정하게 그리고 보편적으로 좋은 향이라 느껴지는 냄새가 날 수 있도록 조건을 맞추는 것이다.

물론 향수처럼 특정한 향이 나도록 조향하진 못하지만 적어도 우리가 느끼는 이른바 새 차 냄새 특히 접착제 냄새 등이 나지 않도록 개선하는 것도 이들이 맡은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일 것이다. 이를 위해 소재나 원단, 접착제 등을 까다롭게 선별할 수밖에 없다. 특히 가죽의 경우 어떤 방식으로 무두질하고 처리하느냐에 따라 누군가에게는 악취에 가까운 냄새를 풍기기도 하는데, 아무리 비건 가죽이 트렌드라고 하지만 그럼에도 스티어링 휠이나 시트, 기어 노브 등 사람의 손과 몸이 직접 닿는 부분에는 진짜 가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아우디의 냄새 개선 팀은 이런 구성 요소들을 하나하나 분석해가며 악취를 좋은 냄새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점은 이 팀이 무려 1985년부터 존재했다는 점이다. 이른바 노즈 팀(Nose Team)이라 불리는 냄새 개선 팀은 아우디의 신차는 물론 중고차 냄새까지 모두 분석한다. 그러니까 새 차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나 다양한 환경에 노출된 후의 냄새는 어떠한지 체크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각 구성 요소마다 1~6까지의 기준을 두고 평가하는데 1은 무취에 가까우며 6은 참을 수 없는 정도라 한다. 유리나 세라믹, 금속 등은 대부분 특별한 냄새를 풍기지 않으므로 1에 가까운 점수를 받지만 가죽, 플라스틱의 경우 최소 4(자극적) 이하의 점수를 받아야만 인테리어 소재로 쓰일 수 있다.

노즈 팀의 목표는 자동차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냄새를 개선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방위로 노력하고 있는데 심지어 부품 생산 공장에 찾아가 개선된 소재를 사용하는지 점검하기도 하고 딜러십에 전시된 차를 무작위로 체크하기도 하며, 앞서 소개한 것처럼 중고차를 다시 사들여 냄새를 분석하는 일도 진행한다.

비단 아우디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다수의 브랜드들이 이와 같은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어린 시절 맡았던 새 차 냄새가 오늘날 새 차들에게서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 걸 보면 말이다.

오토뷰 | 뉴스팀 (news@autoview.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