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리자동차(Geely)가 신형 보위에(Boyue)의 공식 이미지를 공개하며 8월 현지 출시를 예고했다. 이 중형 SUV를 보는 순간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차량이 있다. 바로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르노 그랑 콜레오스다. 지리 싱위에L을 기반으로 탄생한 그랑 콜레오스의 성공 사례를 보면, 이번 신형 보위에 역시 비슷한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신형 보위에의 전면부에 적용된 세로형 캐스케이딩 그릴과 크롬 장식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를 연상시킬 정도로 세련됐다. 후드 하단을 가로지르는 2.05m 길이의 일체형 LED 라이트 바가 헤드램프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모습에서는 유럽 디자이너들의 손길이 느껴진다. 헤드램프의 조명 거리가 186m에 달한다는 사실도 놀랍다. 전면 범퍼 양쪽의 에어덕트와 중앙의 블랙 사다리꼴 인테이크는 스포티함을 더하면서도 과하지 않은 절제미를 보여준다.

측면에서 바라본 보위에는 기존 모델의 특징적인 윈도우 라인을 유지하면서도 블랙 루프를 적용해 투톤 효과를 연출했다. 이런 디테일은 볼보나 랜드로버 같은 북유럽 브랜드에서 즐겨 사용하는 디자인 기법이다.

실내로 들어서면 유럽 감성은 더욱 짙어진다. 랩어라운드 형태의 운전석 중심 설계는 최근 유럽 브랜드들이 선호하는 방향이며, 도어 트림부터 센터 콘솔, 시트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된 가죽 소재는 고급 세단 수준의 질감을 자랑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12구역 앰비언트 라이팅 시스템이다. 256가지 색상 조합과 음악 동기화, 주행 상황 연동 기능은 아우디가 처음 선보인 기술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킨 느낌이다. 기존의 세로형 디스플레이를 가로형 플로팅 방식으로 교체한 것도 최신 유럽차 트렌드를 정확히 읽어낸 변화로 보인다.

파워트레인은 1.5L 터보 엔진(최고출력 181마력, 최대토크 290N·m)과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 조합이다. 이 정도면 국내 중형 SUV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갖췄다고 판단된다. 현대 투싼이나 기아 스포티지와 비교해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 수준이다.

그랑 콜레오스가 지리 싱위에L을 기반으로 국내에서 나름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신형 보위에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우리나라에 상륙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리자동차의 기술력과 디자인 완성도를 보면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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