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동에서] 3선 제한, 권력은 우회한다

김성균 2026. 5. 12.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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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균 공간사회학자·전략경영연구원 연구위원

오는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과 지역에서는 후보 공천이 대부분 마무리되었다. 이번 선거에는 정치 신인부터 재선과 3선, 그리고 4선에 도전하는 후보까지 다양한 정치적 경험을 지닌 인물들이 함께 등장하고 있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시장직 4선에 도전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지방자치단체장의 임기는 '지방자치법' 제87조 제1항에 따라 4년이며,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계속 재임은 3기에 한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이 조항은 연속 재임, 즉 연임 3선을 제한하는 규정이다. 중간에 한 번 임기를 쉬게 되면 다시 3기까지 연임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질문이 필요하다. 이 규정은 단순히 횟수를 제한하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권력의 장기 집중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인가.

헌법재판소는 2005헌마403 결정에서 이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장기집권이 초래할 수 있는 지역발전 저해, 엽관주의적 인사 운영, 특정 집단과의 결탁, 부정부패 가능성을 줄이고 유능한 인사의 진입을 확대하려는 목적이 정당하다는 것이다.

특히 자치단체장은 독임제 집행기관으로서 예산과 인사를 통할하는 강한 권한을 가진다. 일단 당선되면 조직과 지지세력을 결집하기 쉬우며, 이는 장기 재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을 고려할 때 연임을 3기로 제한하는 것은 공익적 필요에 따른 제도라는 판단이다.

반면 반대의견도 있었다. 지방자치의 핵심은 주민의 자기결정과 책임에 있으며, 누가 지역에 가장 적합한지는 주민이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이 외부적 기준으로 한계를 설정하는 것은 자치의 본질과 긴장 관계에 놓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이 조항의 의미는 연임 제한은 단순한 숫자 규정인가. 아니면 권력의 고착을 막기 위한 민주주의의 안전장치인가를 묻는 질문이다.

지방 권력은 단순한 직위가 아니다. 예산과 인사, 정보와 상징, 지역 네트워크가 결합한 구조적 자산이다. 임기가 끝난다고 해서 이 자산이 사라지지 않는다. 직위는 내려놓을 수 있어도 권력 자본은 남는다.

따라서 한 번 쉬고 다시 출마하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하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법의 문장을 지키는 것과 법의 취지를 존중하는 것은 다르다.

지방자치의 성숙도는 누가 몇 번을 했는가에 있지 않다. 권력이 얼마나 열려 있는가, 얼마나 교체 가능한가, 그리고 얼마나 공적 구조로 유지되는가에 달려 있다. 연임 제한은 존재한다. 그러나 권력 순환은 충분히 작동하고 있는가. 이 질문이 지금 우리 지방정치의 수준이라고 본다.

/김성균 공간사회학자·전략경영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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