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기차는 화려한 디자인과 첨단 기술을 앞세운다. 반면 폭스바겐 ID.5는 달랐다. 겉모습은 수수해도 달려보면 달랐다. 이른바 '진짜 차'가 주는 묵직한 안정감이 인상적이었다.

첫인상부터 폭스바겐답다. 화려한 디자인 대신 절제된 세련미가 돋보인다. A필러에서 C필러까지 흐르는 쿠페형 루프라인은 스포티함과 동시에 0.26이라는 뛰어난 공기저항계수를 실현했다. 밤이면 헤드램프의 IQ 라이트가 운전자를 향해 반응하며 독일차 특유의 정교함을 보여준다.

도심을 벗어나 고속도로에서 제 진가를 발휘했다. 시속 100km를 훌쩍 넘어도 흔들림 없이 묵직하게 달린다. 과격한 코너링에서도 차체가 침착하게 자세를 잡아준다. 후륜구동의 장점을 살린 코너 탈출은 운전의 재미까지 더했다. 이쯤되면 '역시 독일차'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실내는 의외로 단순하다. 12.9인치 중앙 디스플레이와 계기판이 전부다. 하지만 폭스바겐은 여기서도 실용성을 놓치지 않았다. 계기판이 스티어링 휠과 함께 움직여 어떤 자세로 운전하든 최적의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야간 주행때 빛나는 터치 슬라이더는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286마력의 강력한 힘은 전기차다운 폭발적인 가속을 선사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6.7초면 충분하다. 82.836kWh 배터리는 1회 충전으로 도심 460km, 고속도로 402km를 달릴 수 있다. 175kW 급속충전을 지원해 28분이면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채울 수 있어 장거리 여행도 부담없다.

논란이 된 뒷바퀴 드럼 브레이크는 오히려 신선했다. 회생제동이 대부분의 제동을 담당하는 전기차에서 디스크 브레이크는 사치일 수 있다. 오히려 브레이크 분진을 줄이고 유지비를 아끼는 실용적 선택이다.

가장 큰 매력은 가격이다. 기본가 6,099만원에서 국고보조금 215만원, 지자체 보조금, 폭스바겐 특별 구매 보조금 200만원까지 더하면 서울 기준 4,500만원대 구매가 가능하다. 프리미엄 전기차의 짜릿한 주행성능과 독일차의 정통성을 이 가격에 경험할 수 있다는 건 분명 매력적인 제안이다.


ID.5는 독일차의 진수를 보여준다. 화려한 신기술 대신 탄탄한 기본기로 승부했다. 견고한 차체, 안정적인 주행성능, 실용적인 충전시스템까지 갖췄다. 전기차지만 본질은 폭스바겐다운 자동차다. 4,500만원대라는 가격을 고려하면 전기차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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