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에 6만원, 日 20대 여성들이 50대 아저씨 대여 서비스 찾는 이유
요양원 헤어&네일 서비스, 할머니 신문까지 시니어 산업 전성시대
지금부터 준비하는 은퇴스쿨.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중장년층 대상 신산업을 다뤘다. 일본 이바라키 그리스도교대 경영학부 신미화 교수가 현지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했다.
요즘 일본에는 ‘아저씨 대여 서비스’라는 게 유행이다. 각종 능력을 가진 ‘아저씨’를 시간제로 고용해 도움을 받는 서비스다. 20~30대 젊은 여성들이 주로 찾는다.
예컨대 홈파티 준비가 막막한 20대 여성은 주방 경험이 많다고 소개된 아저씨를 5시간 고용해 함께 장을 보고 요리까지 도움받을 수 있다. 또는 50대 아저씨를 2시간 고용해 직장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조언 받을 수도 있다. 비용은 약 6만원. 신 교수는 “2시간동안 실컷 상사 욕만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런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 서비스도 다양해지고 있다.
신 교수가 두 번째로 소개한 것은 요양원 헤어&네일 서비스다. 요양원에 있는 할머니들의 머리와 화장, 손톱정리까지 원스톱으로 해주는 방문 서비스다. 경력단절 여성들이 단기간에 자격증을 따서 할 수 있는 직업이라 각광받고 있는데 요양원 측의 만족도도 상당하다. 신 교수는 “꽃단장을 받고 나면 할머니들도 좋아하고 자녀들도 어머니의 예쁜 모습을 보고 감격스러워 한다”며 “요양원 홍보에도 도움이 되다보니 요즘 찾는 곳이 많다”고 했다.
이렇게 중장년층을 겨냥한 산업들 뿐 아니라 그들이 직접 ‘1인 기업’이 되기도 한다. 스스로 브랜드가 된 시니어 인플루언서다. ‘미미의 생활’이라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64세 유튜버는 1인 가구의 삶을 주제로 한 감각 있는 살림법과 코디법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건강한 중장년층, 소비력을 갖춘 중장년층이 많아 지면서 이들을 타깃으로 한 신문도 등장했다. 할머니들이 할머니를 겨냥해 만드는 ‘할머니 신문’이 대표적이다. 후쿠오카 시골 할머니들이 매월 3000부씩 찍고 있는 이 신문은 할머니들의 소식, 비밀 레시피, 코디법, 인생 상담 등 코너로 구성된다. 메이저 언론에선 다루지 않는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젊은이들의 고민과 사연에 답해주는 인생상담 코너는 젊은층의 큰 호응도 얻고 있다.
/김은정 객원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