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보다 전화 주문이 더 저렴하네
배달 플랫폼 수수료 인상에
음식점 잇단 전화 할인행사
배달 플랫폼보다 할인율 커
상인·소비자 모두 ‘윈-윈’
배달 플랫폼의 인상된 중계 수수료를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배달 음식점이 늘고 있다. 소비자는 가게로 직접 전화로 주문하면 할인 받을 수 있고, 상인은 높은 플랫폼 수수료를 떼이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들어 서로 상생하는 ‘윈윈 전략’이 통한 것이다.
울산 동구에서 한 프랜차이즈 피자가게를 운영 중인 이모씨(47)는 지난 8월부터 전화로 주문하면 30%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소비자가 매장으로 전화 주문을 하면 정가 3만원의 피자를 2만1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이씨는 “피자를 4만원 어치를 팔아도 배달 플랫폼의 광고비·수수료 등을 뗀 이후 들어오는 금액은 약 2만8000원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여기에 최근 원재료 가격도 50% 가까이 올라 실제 1만원도 남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부자잿값을 조금이라도 아껴보고자 직접 배달을 하고 있다. 이씨는 “전화주문 시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업체들이 늘어 자체 배달주문이 늘었다”며 “주변 상인들과 다시 예전처럼 광고 책자를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이야기도 할 정도”라고 말했다.
울산 동구에서 참치 전문점을 운영하는 남모씨(50)도 최근 전화로 주문라면 최대 6000원까지 할인된 가격에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 그는 “어떤 플랫폼을 사용하더라도 수수료가 25~30%씩 빠지니 차라리 그 금액을 소비자들에게 돌려주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런 전화 주문 할인 행사는 저렴한 가격에 음식을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울산 울주군의 한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전화 주문으로 1만3000원 가량을 할인받은 A씨(57)는 “지금이야 앱을 통한 예약이 익숙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화 주문을 했다”며 “배달 플랫폼 할인율보다 높아서 이런 할인 혜택이 이어진다면, 소비자들도 전화 주문을 선호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창욱 울산시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생업이 있다보니 참여를 강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 저마다 살길을 찾아 전화 주문 시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소상공인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공공 배달앱이나, 전화 주문이 활성화 되는 등의 대안이 하루 빨리 마련될 수 있도록 연합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피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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