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타는 37세 고양이 요괴와 11세 소녀의 특별한 우정

조회 2,8742025. 1. 24.
▲ 영화 <고스트캣 앙주> ⓒ 와이드 릴리즈(주)

'고스트캣 앙주'는 77회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된 일본-프랑스 합작 애니메이션으로, 엄마를 잃은 11세 소녀 '카린'과 37세 고양이 요괴 '앙주'의 특별한 우정을 그립니다.

빚더미에 몰린 아빠로 인해 시골에 맡겨진 '카린'은 오토바이를 타고 꾹꾹이 안마 알바까지 하는 거대한 고양이 '앙주'를 만나게 되는데요.

서로를 경계하던 두 사이는 점차 가까워지고, '카린'이 엄마를 만나기 위해 저승으로 떠나기로 결심하자 '앙주'는 '카린'의 곁을 지키기로 하죠.

실사 연출의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과 애니메이션 연출의 쿠노 요코 감독이 로토스코핑 기법으로 완성한 이 작품은, 판타지를 통해 관계의 소중함과 상처의 치유를 이야기합니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법한 친구가 있습니다.

<이웃집 토토로>(1988년)처럼 든든하게 곁을 지켜주는 수호신이나, <도라에몽>처럼 언제나 마지막에는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마법 같은 존재 말이죠.

<고스트캣 앙주>의 37세 고양이 요괴 '앙주'(모리야마 미라이)는 '카린'(고토 노아)에게 그런 존재인데요.

77회 칸영화제 감독주간 초청작으로, 일본과 프랑스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신에이 동화와 미유 프로덕션이 만나 탄생시킨 이 작품은, 현실과 판타지를 오가며 두 존재의 특별한 우정을 그려냅니다.

한적한 시골 마을의 '소세지절', '앙주'는 마당을 쓸고, 11세 소녀 '카린'은 한숨을 내쉬는데요.

3년 전 엄마 '유즈키'(이치카와 미와코)를 잃은 '카린'은 빚더미에 몰린 아빠 '테츠야'(아오이 무네타카)로 인해 이곳에 맡겨졌죠.

아빠는 엄마의 기일 전까지 돌아오겠다는 말만 남기고 떠난 것인데요.

무료한 시골 생활 속에서 '카린'의 눈에 들어온 건 사람처럼 말하고, 오토바이를 타며, 꾹꾹이 안마 알바까지 하는 거대한 고양이 요괴 '앙주'입니다.

처음엔 서로를 경계하던 둘의 관계는 점차 변화하는데요.

툴툴거리면서도 기운 없는 '카린'에게 수박을 건네고, 위험한 순간이면 어김없이 나타나 도와주는 '앙주'의 모습에 '카린'의 마음도 조금씩 열립니다.

그러던 중 '가난신'(미즈사와 신고)을 통해 저승으로 가는 길을 알게 된 '카린'은 엄마를 만나기 위한 위험한 여정을 결심하고, '앙주'는 그런 '카린'의 곁을 지키기로 하죠.

<이웃집 토토로>의 '사츠키'와 '메이'가 그랬듯, '카린' 역시 엄마의 빈자리를 간직한 채 시골에서의 새로운 일상을 맞이하는데요.

하지만 '토토로'와 달리 '앙주'는 좀 더 인간적이고 현실적인 조력자입니다.

귀차니즘 가득한 아재 같은 성격에 파칭코를 좋아하고, 동네 아이들에게서 음료수를 얻어 마시는 모습은 오히려 더 친근하게 다가오죠.

새끼 메추리들을 돌보는 모습에서는 무심한 듯 따뜻한 츤데레의 매력도 엿보이는데요.

이어 <도라에몽>이 '노진구'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려 항상 고민하듯, '앙주' 역시 '카린'의 아픔을 함께하려 노력합니다.

투덜거리면서도 결국 '카린'의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지옥까지 동행하고, '염라대왕'(우노 쇼헤이) 앞에서도 '카린'을 지키려 애쓰죠.

하지만 '도라에몽'과 달리 '앙주'는 신기한 도구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습니다.

대신 자신의 존재 자체로, '카린' 곁의 변함없는 지지자가 되어주죠.

<고스트캣 앙주>는 두 명의 독특한 개성을 가진 감독이 만난 작품인데요.

실사 연출을 맡은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은 <린다 린다 린다>(2005년),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2007년) 등을 통해 섬세한 감성과 따뜻한 시선으로 인간을 그려내는 연출력을 인정받았죠.

애니메이션 연출을 맡은 쿠노 요코 감독은 <짱구는 못말려> 시리즈 등에서 애니메이터로 활약하며 차세대 애니메이션계를 이끌 인재로 주목받아 왔는데요.

이 두 감독의 만남은 독특한 시너지를 만들어냈는데, 바로 로토스코핑 기법으로 완성된 것이었죠.

로토스코핑이란 실제 배우의 연기를 먼저 촬영한 뒤, 그 위에 애니메이션을 입히는 특수한 제작 방식입니다.

고전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1937년)부터 <러빙 빈센트>(2017년) 같은 현대 작품까지,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필요한 장면에서 꾸준히 활용되어 온 기법이죠.

<고스트캣 앙주>에서도 이 기법을 통해 배우들의 생생한 연기가 애니메이션으로 옮겨졌는데요.

실제 11살이었던 고토 노아가 연기한 '카린'의 뾰로통한 표정, 무용수 출신 배우 모리야마 미라이가 섬세하게 표현한 '앙주'의 고양이다운 동작은 로토스코핑을 통해 더욱 설득력 있게 구현됐습니다.

특히 '앙주'의 모습은 인간의 형태를 하고 있으면서도 고양이 특유의 그루밍이나 걸음걸이를 완벽하게 재현해 내며, 이질감 없는 판타지를 만들어냈죠.

그렇게 <고스트캣 앙주>는 판타지의 외피를 쓰고 있지만, 결국 관계의 소중함과 상처의 치유를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어릴 적 상상했던 '특별한 친구'의 이야기를 통해, 서로를 보듬어주는 따뜻한 관계의 가치를 전하죠.

그래서일까요?

영화를 보고 나면 우리 모두에게도 '앙주' 같은 존재가 있었음을, 혹은 지금도 있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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