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희는 6년간의 연애를 마치고 2022년에 결혼한 신혼부부 @lazy___home입니다. 연애 기간 중 장거리 기간이 길었던 저희 부부에게 신혼집은 의미가 컸어요.

뭔가 드디어 정착한다는 느낌이랄까요. 오랜 발품 끝에 2004년에 지어진 구축 아파트를 매매하여 리모델링 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취향이 확고한 저와 '하고 싶은 거 다 해'하는 남편이 함께 꾸민 신혼집, 지금부터 소개해 드릴게요 :)

1. 도면

집을 찾을 때 필수 조건은 방 3개와 화장실 2개, 정남향이었는데 딱 맞는 집을 발견하고 정말 기뻤어요. 게다가 구축인데도 3bay라는 점이 매력으로 다가왔어요.

저희 아파트는 25평(전용률71%)이지만 작은 평수에 비해 큰 전실과 베란다를 가지고 있어요. 확장을 한다면 조금 더 넓은 방과 거실을 쓸 수 있었겠지만 베란다의 장점이 더 많다고 생각해 확장은 하지 않았습니다.

인테리어 업체 없이 진행한 이유는 금액적인 부분도 있었지만 제 취향의 집을 만들고 싶지 다른 사람의 포트폴리오가 되고 싶지 않아서 였어요.

구조변경 없이 도배, 장판, 필름, 싱크와 욕실 리모델링. 하나부터 열까지 저와 남편의 선택이어서 힘들기는 했지만 덕분에 지금 마음에 꼭 드는 집에 살고 있어요.

2. 현관 Before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로 앞에 신발장이 있고 오른편으로는 창문이, 왼편으로는 중문이 있어요. 중문을 열고 들어가면 현란한 꽃무늬 벽지의 거실이 보입니다.

현관 After

현관은 밝은 게 좋을 것 같아서 화이트 컬러 필름으로 마감했고 바닥은 때가 타도 잘 보이지 않도록 어두운 컬러 타일로 마감했어요. 실제로 살아보니 잘 한 것 같아요. 계절마다 엽서를 바꿔가며 현관문에 변화를 주고 있어요. '나만 아는 디테일' 이런 거 좋아합니다 :)

신발장은 원래 있던 틀은 그대로 살리고 도어 교체와 신발을 수납할 수 있게 높이 띄우는 시공을 했어요. 신발장 아래로는 은은한 T5 조명을 넣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천장에 서까래를 만들어 다운라이트를 넣어주었어요. 서까래도 중문과 동일한 필름지로 마감했습니다. 저희 집 현관의 포인트랍니다. 중문 왼편으로는 전신거울을 둬서 외출 전에 외모 점검을 할 수 있게 했어요.

중문은 원래 있던 걸 떼어내고 제가 좋아하는 모루 유리 중문으로 바꿨어요. 손잡이는 그립감이 좋은 에그 손잡이로 달아주었답니다. 그리고 남편의 적극적인 영업으로 일괄소등 스위치를 달았는데 굉장히 편리해요. 추천합니다.

중문 옆에는 향수와 열쇠를 두는 공간을 만들었어요. 아직 어울리는 서랍장을 찾지 못해서 소파 테이블로 쓰던 걸 옮겨 왔는데 사이즈가 딱 맞아 신기했어요.

계절 따라 포스터도 바꾸고, 기분에 따라 오브제를 달리 두고 있어요.

작은 공간이지만 이렇게 저렇게 꾸미는 게 재미있답니다.

3. 거실 Before

우물천장과 답답한 장식장이 거슬렸던 거실입니다.

거실 After

평수가 최대한 넓어 보이도록 화이트 컬러의 벽지와 밝은 오크 컬러의 장판을 깔아주었어요. 오래된 샷시(새시)와 방문도 모두 필름 시공을 했어요.

리모델링 레퍼런스 대로 하려면 예산이나 공간이 턱없이 부족해서 현실과 타협한 부분이 많았어요. 대신 부족한 부분들은 홈스타일링으로 채워가는 재미로 살고 있답니다.

취향에 맞는,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질리지 않을 소품들을 천천히 하나씩 들이고 있어요. 남편이 제 취향에 거의 다 맞춰주지만 물건을 사기 전에 남편과 의논하는 시간도 재미있답니다.

거실은 저희 부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공간이에요. 다이닝룸이 있지만 주로 TV 앞에서 밥을 먹게 되더라고요. 남편이랑 퇴근하고 저녁 먹으면서 재미있는 영상을 보는 게 하루의 낙이랍니다.

사진 속 소파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기에는 역부족이라 집들이용으로 구입했던 접이식 테이블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어요. 가구를 구입하기 전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을 먼저 점검해 보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답니다.

소파는 큰 가구이다 보니 구입을 결정하기까지 정말 많이 고민했던 것 같아요. 모듈형이라 자유자재로 옮길 수 있다는 점과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어요.

집으로 왔을 때 생각보다 크게 느껴져서 헉.. 했지만 눈에 익으니 괜찮더라고요. 저희 집에 놀러 온 사람들 모두 소파에서 자도 되겠다며 칭찬해 주는 소파예요. 부드러운 촉감의 패브릭은 오염이 묻어도 물티슈로 닦으면 쉽게 지워지는 편이라 관리가 수월해요.

침실과 주방 사이의 붙박이장은 벽처럼 보이도록 푸시 도어로 바꾸었고 구급약품과 욕실용품, 청소 용품과 공구, 전자제품 등을 보관하고 있어요. 다음에는 정리 노하우도 작성해 볼게요!

반대쪽은 공기청정기가 있어요. 원래 빨래 바구니 자리였는데 공기청정기에게 양보했답니다.

거실 베란다 쪽에서 바라본 거실입니다.

TV 옆의 빈 공간은 저희 집에서 바람이 가장 잘 통하는 곳이에요. 거실 베란다와 주방 베란다 창문을 열어두면 살랑살랑 식물들 잎이 움직이는데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힐링이 돼요.

최근에는 플랜테리어에 관심이 많아져서 마음에 드는 식물을 하나, 둘 데려오다 보니 이렇게 많아졌어요. 식물이 있고 없고 집안의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요. 집이 훨씬 생기가 돈다고 해야 할까요?

저는 조명을 정말 좋아해요. 인테리어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바로 조명입니다. 제가 아끼는 조명 중 하나인 이사무 노구치의 akari 1A. 종이를 통해 은은하게 투과되는 빛이 너무 예쁜 조명이에요.

배송받기까지 정말 오래 걸렸지만 너무 만족스러운 소비였어요. 여러분들도 집이 조금 심심하다 싶으면 취향의 조명을 들여보세요!

4. 주방 Before

시공 전 주방입니다.

주방 After

시공을 막 끝낸 주방 사진이에요. 남편은 요리하는 걸 좋아해서 넓은 주방을 원했어요. 남편이 원하던 ㄷ자 주방은 아니지만 조리대로 쓸 수 있게 기존보다 아일랜드를 넓게 만들었어요.

집 근처 싱크 업체에 맡겼는데 소통의 오류를 수정해가며 어렵게 얻어낸 주방이라 그런지 가장 애정이 가요. 결과적으로 원목장과 월넛톤의 프레임으로 짠 상부장이 주방의 포인트가 되어주고 있답니다. 예산에 맞춰 만족스럽게 나온 것 같아요.

평소에는 이런 모습이랍니다 :)

냉장고와 오븐은 주방 베란다에 있어요. 오늘의집에서 냉장고 놓을 자리에 대해 고민을 나눴던 기억이 나네요. 자리만 차지하는 큰 가전제품이 눈에 보이지 않으니 오히려 좋아요.

주방 베란다 쪽에서 보이는 모습입니다. 아일랜드 밑에는 전기밥솥을 보관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다이닝룸에서 보는 주방을 좋아해요.

가스레인지 맞은편에는 무인양품의 스테인리스 선반을 둬서 좁은 주방의 부족한 수납력을 채워줬어요.

따뜻한 느낌을 좋아하지만 이상하게 주방만큼은 스테인리스로 하고 싶더라고요. 월넛톤 작은 서랍에는 커틀러리와 작은 주방도구들을 보관해요.

5. 침실 Before

공사 들어가기 전 원터치 텐트에서 잠을 자기도 했었어요. 이 사진을 보니 새삼 고생을 많이 했다는 게 느껴지네요.

침실 After

침실은 오로지 잠에 집중하고자 미니멀하게 꾸며봤어요. 남편이 잠을 잘 때 빛에 예민한 편인데 저의 로망이었던 루버셔터를 달아 빛 차단과 보온 효과를 동시에 누리고 있답니다. 덕분에 늘 꿀잠 자고 있어요.

매트리스를 고르기 위해 정말 많은 브랜드를 다녀봤어요. 그중 '금성침대' 매트리스가 가장 편하면서 합리적인 가격이라 구입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신혼침구는 꼭 화이트로 하고 싶었어요. 동대문에서 저렴한 가격에 구입한 침구인데 적당히 바스락거려 기분이 좋아요. 가끔 분위기 전환을 해주고 싶을 땐 베개커버를 바꿔주고 있답니다.

화장실 옆에는 이케아 니사포르스 카트 위에 거울을 놓고 화장대처럼 쓰고 있어요. 1층은 여분의 화장품, 2층은 스킨케어 및 메이크업 파우치, 3층에는 드라이기와 거울이 있어요.

거울로 보이는 모습이 예뻐서 찍어 본 사진이에요. 베란다에서 키웠던 대파도 빼꼼 보이는 게 너무 귀여워요. 침대 맞은편에는 이케아 말름 서랍을 두고 그 계절에 입는 옷을 보관하고 있답니다.

화병은 좋은 인테리어 소품이에요. 꽃이 없어도 예쁘고 꽃이 있으면 더 예쁘거든요. 잠깐 저희 집 화병 자랑 좀 하고 갈게요.

곡선이 아름다운 엔알세라믹스의 화병이에요. 생일 선물로 받은 후 너무 만족해서 B급 세일할 때 다른 모양과 컬러로 더 구입했답니다.

신혼집을 구하고 (그럴 일은 없겠지만) 우리 집에 조명이 하나만 있어야 한다면 루이스폴센의 PH hat이라고 생각하면서 구입했던 기억이 나요. 개인적으로 조명 종류 중에서는 벽등을 가장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얼른 달아주고 싶었는데 주인을 잘못 만나 아직도 버섯 모양으로 사용하고 있네요 :(

침대 옆에는 트롤리를 두고 좋아하는 소품들로 꾸며주었어요. 겨울이라 식물들이 방으로 들어왔던 날 찍은 사진이네요. 저는 길게 늘어지거나 잎이 길쭉한 식물을 선호하더라고요. 이렇게 또 저의 취향을 알아갑니다.

겨울의 침실이에요. 좋아하는 파자마와 새로 산 털 실내화. 좋아하는 향의 캔들까지. 이렇게 월동준비를 했답니다.

침대의 다른 한구석은 라디에이터를 놓고 겨울 분위기를 내보았어요.

6. 드레스룸

작은방 1은 드레스룸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옷이 노출되는 게 싫어서 붙박이장을 짰고 베란다에는 입었던 옷을 걸어두는 행거를 배치했어요. 현재 붙박이장 맞은편에는 에어드레서와 남편의 컴퓨터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옷걸이를 전부 새로 사서 통일감을 주었고 키를 고려해 낮은 행거에는 제 옷이, 높은 행거에는 남편 옷이 걸려있어요.

드레스룸 베란다입니다. 햇빛에 옷이 상하면 안 되니까 알루미늄 블라인드도 설치해 주었어요.

7. 다이닝룸 Before

주방과 가까운 작은방2 입니다.

다이닝룸 After

작은방 2는 다이닝룸과 그 외 다수를 맡고 있어요. 결혼 전부터 모아오던 LP를 듣는 청음존이기도 하고 노트북을 가져와 일을 하기도 하고요. 손님들이 오면 홈카페&홈바가 되기도 한답니다.

방이 좁다 보니 유리 테이블을 놓아 시각적인 답답함을 줄여주었어요. 구석의 장스탠드는 오늘의집에서 가장 잘 산 아이템 중 하나랍니다. 그리고 어떻게 놓아도 보기 싫은 각티슈는 라탄 바구니에 숨겨주었어요.

테이블 옆으로는 수납장을 둬서 다도 용품과 화병, LP 등을 보관하고 있어요. (수집병이 있어서 수납장이 다 차면 벽 선반을 설치해야 할지도..)

취미로 다도 생활을 해보려고 샀던 초심자 세트. 머리가 복잡할 때는 차를 우리면서 마음의 평화를 찾아보아요.

8. 욕실 1 Before

거대한 거울장이 맞이해 주는 거실 욕실입니다.

욕실 1 After

제가 원하던 베이지톤의 욕실이 완성되었어요. 타일이며 도기며 발품 팔아가면서 고른 것들인데 잘 어우러져서 다행이에요. 하지만 매트 그레이 컬러의 수전은 별로 추천하지 않아요. 물때가 너무 잘 보이거든요. 다시 돌아간다면 무난한 실버로 구입하지 않을까 싶어요.

추천할 것도 있어요. 샤워기줄은 실리콘 타입으로 구매해 보세요. 물때가 끼지 않고 타일에 흠집 날 일이 없어 정말 좋아요. 거울은 조명 역할도 하는 것으로 골라 반신욕을 할 때 간접등으로 쓰기도 해요.

그리고 저희 집 욕실에는 수건장이 없어요. 대신 수건선반을 달아 매일 사용할 수건을 올려놓아요. 위생적으로도 좋고 좁은 화장실에 툭 튀어나온 미운 수건장이 없으니 눈이 편안해요. (수건은 드레스룸 붙박이장에 있어요.)

9. 욕실 2

침실 화장실도 거실과 같은 타일을 사용했지만 세로로 시공했어요. 거실과 다르게 수전 포함 모든 액세서리를 실버로 꾸며보았는데 개인적으로 침실 화장실이 더 마음에 들어요.

화장실 시공할 때 주의해야 할 점! 이전에 살던 집에서 화장실 리모델링만 한 적이 있는데 키에 맞지 않는 샤워기 높이와 거울 높이 때문에 매일 화장실을 사용할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은 기억이 있어 모든 배치는 키를 고려해서 했답니다.

10. 베란다

침실 옆 베란다는 세탁실로 사용해요. 틈새 선반을 이용해 세제들을 보관하는데 세탁기 옆에 맞춘 듯 쏙 들어갔을 때 정말 짜릿했어요.

베란다가 심심해 보여서 구입한 조명이에요. 이 조명을 켜두면 둥근달이 뜬 것 같아 기분이 좋아져요.

식물을 키우게 되면서 베란다가 더욱 소중해졌답니다.

마치며

이것으로 저희의 첫 신혼집 소개가 끝났네요. 아직도 채워가고 있는 중이라 많이 부족하지만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많은 분들께 저희 집을 소개하게 되어 떨리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난 뒤에 다시 보면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요. 제가 그랬듯 저의 집들이가 여러분에게 새로운 영감이 될 수 있길 바라며, 긴 집들이를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집에 들러 준 모든 분들이 자주 행복하시기를 바라요 :) 저의 취향과 집들이가 마음에 드셨다면 인스타그램과 블로그에도 부담 없이 들러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