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 현장에서 철근을 단단히 묶어주는 철선 하나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별것 아닌 자재처럼 보이지만 철근 결속선은 건설 현장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품입니다.
지난 6월 국내에서 유일하게 연강선재를 생산하던 업체의 출하가 중단되면서 철선 제조업체들이 급하게 중국산으로 눈을 돌렸고, 이로 인해 건설업계 전체가 예상치 못한 공급난과 품질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이번 사태의 중심에는 연강선재를 생산하던 제이스코홀딩스가 있었습니다.
과거 생산을 양분하던 코스틸이 생산을 중단하면서 사실상 제이스코홀딩스 한 곳에 공급망이 집중된 상태였습니다.
그러던 중 6월 10일 코스틸과의 선급금 및 재고자산 갈등으로 공장 출하가 막혔고, 원자재를 공급받지 못한 철선 제조업체들과 건설 현장까지 수급 불안에 놓였습니다.

급하게 투입된 중국산 연강선재는 가공 과정에서 쉽게 끊어지는 단선 현상이 잦았고, 국산 한 가닥으로 충분했던 작업에 중국산 두 가닥을 써야 하는 사례까지 발생했습니다.
자재 소모량과 작업 시간이 늘어나 현장의 부담이 커졌으며, 특히 콘크리트 구조물 시공에 쓰이는 만큼 가격뿐 아니라 안전성과 품질이 중요함을 실감하게 했습니다.

다행히 7월 중순 양사가 합의에 이르렀습니다.
제이스코홀딩스 보유 재고를 코스틸에 넘겨 판매한 뒤 선급금을 회수하고, 부족한 금액은 현금 지급 및 법적 조치를 취하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7월 14일 출하가 재개되며 한 달 넘는 공급 차질이 해소되었으나, 생산 기반이 한 기업에 집중된 구조적 취약성은 그대로 남았습니다.

9월 한국철선공업협동조합은 주택시장 침체, 중국산 수입재 잠식, 소재 수급 차질이라는 삼중고를 토로했습니다.
출하 중단 여파로 일부 업체의 조업이 멈추고 자금 사정이 악화되었습니다.
특히 결속선은 안전 문제로 중국산 대체가 어려워 업계의 고민이 깊었습니다.

동일한 문제가 반복될 것을 우려한 업계에서는 포스코 등 대형 철강업체의 연강선재 생산 재참여를 통한 공급망 다변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아울러 철선업계는 KS 인증, 공공조달 품목 등록, 국토교통부 표준시방서 적용 등을 추진하며 국내산 경쟁력 강화에 나섰습니다.
이번 사태는 기초 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국내 생산 기반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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