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의 고민…IT서비스·물류 '이익률 양극화'

사진=삼성SDS 홈페이지

삼성SDS가 IT서비스와 물류 사업의 영업이익률이 양극화되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회사의 IT서비스 부문은 △클라우드 △SI(시스템통합) △ITO(IT 아웃소싱)로 구분된다. SI와 ITO는 삼성SDS같은 IT서비스 기업의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다. SI 프로젝트를 통해 고객사가 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준다. ITO는 시스템 운영 및 유지보수(SM)가 대표적이다. 구축된 고객사의 시스템을 운영해준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 SI와 ITO 프로젝트는 한정적이기에 두 사업만으로는 회사를 키우기엔 역부족이다. 이에 삼성SDS가 선택한 것이 클라우드다. 온프레미스(서버·스토리지 등 IT 인프라를 자체 데이터센터에 구축한 업무 환경)에서 클라우드로 전환하기 원하는 기업들이 증가하면서 삼성SDS는 발빠르게 대응했다.

국내·외 주요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덕분에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사업(CSP)을 원활하게 할 수 있었다. 수십년간 SI와 SM 프로젝트를 하며 쌓은 업종별 업무 전문성과 고객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제공 사업(MSP) 사업도 시작했다. 여기에 기업들이 클라우드 기반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도 갖췄다. 클라우드 업계에서 보기 드문 CSP·MSP·SaaS 사업이 모두 가능한 기업이 됐다.

삼성SDS 2분기 클라우드 실적. /단위:억원, 자료=삼성SDS

쑥쑥 성장한 클라우드 사업은 삼성SDS IT서비스 부문에서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됐다. 올해 2분기 IT서비스 부문 매출 1조5864억원 중 클라우드는 5560억원(35%)을 책임졌다. 전년 동기 대비 25.1% 증가했다. SI와 ITO의 매출은 같은기간 각각 7.3%, 1.9% 감소했다. 클라우드의 활약에 힘입어 IT서비스 부문 전체 매출은 같은 기간 5% 증가했다. IT서비스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기업 및 사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IT서비스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2023년 1분기 10%에서 꾸준히 늘어 올해 2분기 12.5%를 기록했다.

IT서비스 부문 영업이익률 증가에도 클라우드가 한 몫했다. 클라우드에서도 CSP와 SaaS가 영업이익률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CSP는 초기에 데이터센터를 지어야 하기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데이터센터를 완성하고 고객을 유치하기 시작하면 매출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고객 수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데이터센터 운영비보다 큰 규모의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 이미 국내외 주요 지역에 18개의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삼성SDS는 CSP 고객을 유치하며 매출을 키울 수 있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인공지능(AI) 서비스 개발에 필수적인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데이터센터에 장착해 기업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SaaS도 영업이익률이 높은 사업이다. 한 번 개발한 SaaS를 고객사에게 공급하면 추가적인 유지보수 비용 규모가 크지 않다. 반면 고객사들을 늘리면 매달 받는 사용료 규모는 커진다. MSP는 SI처럼 많은 인력이 투입되어야 하기에 상대적으로 영업이익률이 낮다.

IT서비스 부문의 영업이익률이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물류는 구조적으로 '남는 장사'를 하기가 어렵다. 삼성SDS는 삼성전자와 같은 해외 수출이 많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상품들을 원하는 국가의 지역에 보내주는 역할을 한다. 최적의 항공·해상·내륙 경로를 찾고 비용을 가장 절약할 수 있는 화주를 골라 고객사의 물건을 빠르고 안전하게 보내주는 중간조절자의 역할이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이나 가전 신제품을 출시하면 다양한 국가로 수출해야 하기에 삼성SDS의 물류 매출도 증가한다. 전쟁의 여파로 항공·해상·육로 운임이 올라가도 삼성SDS의 물류 매출이 늘어난다. 고객사가 운임을 부담해야 하기에 삼성SDS에 내야 하는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SDS가 실제로 배나 트럭·창고 등을 보유한 화주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운임도 올라간다. 삼성SDS 입장에서는 매출이 늘지만 그만큼 나가는 비용도 증가하기에 영업이익은 낮다.

이에 회사가 힘을 쏟고 있는 것이 첼로스퀘어다. 기업들은 디지털 물류 플랫폼 첼로스퀘어를 통해 △화물 이동 상황 △선박 지연 △항구 혼잡도 △컨테이너 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첼로스퀘어는 선박의 예상 이동시간 및 항만 체류시간 등을 계산해 정교한 도착예정시간 예측 정보를 제공한다. 첼로스퀘어를 이용하는 기업들이 늘면 삼성SDS는 물류 부문의 매출을 늘릴 수 있다. 첼로스퀘어는 플랫폼 사업이기에 구축 후 고도화를 하는 것 외에 추가적으로 들어가는 비용 규모가 크지 않다. 전통적인 물류 사업보다 영업이익률이 높다.

2분기 기준 첼로스퀘어 가입 기업은 1만4800개를 돌파했다. 삼성SDS가 2분기에 첼로스퀘어를 통해 낸 매출은 2849억원이다. 회사는 첼로스퀘어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하며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삼성SDS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3조3690억원, 영업이익은 2209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 7.1%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6.6%다. 같은기간 당기순이익은 11.8% 증가한 1905억원이다.

삼성SDS는 생성형 AI 서비스 플랫폼 패브릭스와 메일·미팅·메신저 등 협업 솔루션에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브리티 코파일럿 등을 통해 기업용 생성형 AI 서비스 사업도 적극 펼칠 방침이다.

박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