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곳곳에 도사리는 환경 호르몬, 나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 자체 면역력으로 어느 정도는 상쇄 가능
- 과도한 노출을 피하기 위한 노력 필요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환경 호르몬’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정확히 무엇인지 몰라도 매우 부정적인 뉘앙스로 다뤄진다는 것도 알고 있을 것이다. ‘호르몬’이라는 단어가 붙어서일까.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애매한 경우도 없지 않다.

환경 호르몬은 본질적으로 화학물질이다. 인체 내에서 갖가지 작용을 하는 호르몬과 마찬가지다. 체내에 들어왔을 때의 작용 방식 또한 호르몬과 유사하기 때문에 ‘환경 호르몬’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들은 보통 외부로부터 유입되지만, 몸 속 내분비 시스템에 영향을 미친다.

환경 호르몬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우리는 왜 환경 호르몬을 조심해야 하는지 등을 알아보도록 한다.

환경 호르몬의 정의와 종류

환경 호르몬은 외부로부터 유입돼 우리 몸의 호르몬계에 영향을 미치는 화학물질을 총칭한다. 우리 몸에서 필요로 하는 호르몬은 단백질 기반의 펩타이드 호르몬이거나 지방 기반의 스테로이드 호르몬이다. 이들은 모두 정상적인 대사가 이루어진다는 가정 하에 자체 생산이 가능하다. 따라서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환경 호르몬은 높은 확률로 불필요하거나 유해하다고 볼 수 있다.

환경 호르몬은 면역 시스템부터 대사 기능, 생식 기능 등에 해를 끼치며, 더 나아가 심혈관 질환 등 심각한 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인간 뿐만 아니라 생태계의 모든 종에게도 피해를 입히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대표적인 환경 호르몬 종류로는 흔히 BPA라 불리는 비스페놀 A를 비롯해, 프탈레이트, 파라벤 등이 있다. 각각 이름으로만 들으면 낯설 수밖에 없다. 하지만 플라스틱 용기, 화장품 등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물건들이나, 산업 공정에서 배출되는 화학물질 등에서 흔히 발견되는 물질들이다.

BPA의 경우 식품 포장에 사용하는 용기에 많이 사용되는 물질이며, 프탈레이트는 PVC 소재 물건, 파라벤은 화장품을 오랫동안 쓸 수 있도록 돕는 방부제로 사용된다.

환경 호르몬으로 인한 문제

앞서 말했듯 환경 호르몬은 인체에서 굳이 필요로 하지 않는 가외 물질이다. 특히 체내 호르몬계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호르몬 불균형을 초래하는 주범이 된다. 예를 들어, BPA의 경우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유사하게 작용한다. 이로 인해 남성의 경우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감소할 수 있고, 여성의 경우 생리 주기가 불규칙해질 수 있다.

본래 호르몬은 체내 대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즉, 환경 호르몬으로 인한 호르몬 불균형은 대사 이상도 일으킬 수 있다는 의미다. PVC 제품에 포함된 프탈레이트의 경우, 인슐린 저항성을 직접적으로 증가시켜 당뇨를 유발하는 주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대사 문제는 다시 각종 조직, 장기, 혈관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환경 호르몬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유의미하게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사회에서 흔히 발생하는 난임이나 불임 등의 배경에도 환경 호르몬이 도사리고 있다. 이들은 남성의 정자 수를 감소시키거나, 불임 및 유산 위험을 높이기도 한다. 여성의 경우, 체내에 유입된 환경 호르몬으로 인해 태아의 발달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렇게 많이 노출돼 있는데 왜?

산업 현장에서 근무하거나 그 영향 범위 내에 거주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부터 화장품까지 환경 호르몬 노출은 거의 모든 사람에게 일상이라 할 수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엄청난 양의 환경 호르몬에 노출돼 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피해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환경 호르몬이 인체에 유해한 것은 분명한 사실인데, 그로 인해 건강상 피해를 입는 경우는 두드러지지 않는 편이다. 왜 그런 걸까?

이는 기본적인 인체의 면역력 덕분이다. 인체는 일정 수준의 환경 호르몬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입된 환경 호르몬의 농도가 낮거나, 어쩌다 한 번 들어오는 경우, 체내 면역계가 이를 조절해 처리하고 배출해낼 수 있는 것이다.

바꿔 이야기하면, 한꺼번에 많은 양의 환경 호르몬에 노출되거나, 오랜 기간 장기적으로 노출되는 경우, 혹은 체내 면역력이 낮아진 경우는 언제든 건강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환경 호르몬 성분표 확인하기

자체적으로 정화할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다행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환경 호르몬의 영향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필수 불가결이다. 이는 개인의 노력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적인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사회적인 부분은 시간이 걸리는 문제이니, 개인의 노력으로 개선할 수 있는 부분만 우선적으로 짚어보도록 한다.

기본적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것을 들 수 있다. 환경 호르몬의 일종인 BPA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제품에서 흔히 발견된다. 이밖에도 일회용품에는 다양한 종류의 환경 호르몬 성분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것이 가장 뚜렷한 방안이라 할 수 있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다회용 용기를 사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화장품이나 세제를 구입할 때는 성분표를 면밀히 살피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비스페놀 A(BPA)은 제품 내용물보다는 포장재에서 주로 발견되므로,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제품을 살 때 주의하도록 한다. 트리클로산의 경우 항균제로 사용되는 약제로, 성분표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이름이다.

프탈레이트의 경우, ‘디부틸프탈레이트(DBP)’ 또는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라고 표기돼 있을 수 있다. 향수나 디퓨저 등 향기가 나는 제품을 고를 때 위 성분이 포함돼 있는지를 확인하도록 한다. 화장품용 방부제로 흔히 사용되는 파라벤의 경우, ‘메틸 파라벤’ 또는 ‘에틸 파라벤’, ‘부틸 파라벤’ 등으로 표기되니, 이 부분도 참조하도록 한다.

Copyright © 본 콘텐츠는 카카오 운영지침을 준수하며, 저작권법에 따른 보호를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