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파이낸셜] 내 투자가 건보료 폭탄으로?

연초가 되면 자산가와 은퇴 예정자들을 상담하며 가장 자주 받는 질문이 있다.
"작년에 ETF로 수익이 좀 났는데, 건강보험료에 영향을 주나요?"
많은 이들이 금융소득종합과세는 의식하지만, 건강보험료까지 함께 계산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투자 수익의 기쁨보다 건강보험료 인상으로 실질 소득 감소를 뼈아프게 체감하는 사례를 자주 접한다.
재테크의 목적은 자산 증식이지만, 세심한 전략 없는 수익은 예상치 못한 '건보료 폭탄'을 불러온다. 특히 이자·배당 등 금융소득이 건강보험료와 직결되는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면, 번 돈보다 나가는 보험료가 더 큰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여기서 반드시 짚고 가야 할 대목은 수익의 이름표가 무엇이냐는 점이다.
ETF라고 해서 다 같은 수익이 아니기 때문이다.
코스피200 등 '국내 주식형 ETF'의 매매차익은 비과세 소득이므로 건보료 산정에서 제외된다.
반면, 최근 인기가 높은 '미국 S&P500'이나 '해외 반도체' 등 국내 상장 해외 ETF의 수익은 전액 배당소득으로 간주된다.
즉, 일반 계좌에서 거둔 이 수익들은 고스란히 건보료 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투자 수익이 발생했을 때 그것이 건보료 산정 대상인지를 면밀히 분석하는 안목이 필수적이다.
금융소득으로 인한 건보료 상승을 막는 가장 강력한 방패는 절세 계좌다. 핵심은 소득의 성격을 바꾸거나 과세를 이연하는 전략이다.
먼저 IRP(개인형 퇴직연금)는 건보료 방어의 최전선이다. 계좌 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투자 수익은 인출 시점까지 건보료 산정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되는 특권을 누린다. 특히 연금 형태로 수령 시 발생하는 사적연금 소득은 현재까지 건보료 부과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은퇴 후 피부양자 자격을 유지해야 하는 이들에게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한다.
ISA(개인종합관리계좌) 역시 절세의 요충지로서 손색이 없다. 기본적인 비과세 혜택은 물론, 한도를 초과해 9.9%로 분리과세되는 수익 또한 현재 기준으로는 건보료 합산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일반 계좌였다면 건보료 인상의 주범이 되었을 수익이 ISA라는 울타리 안에서는 안전하게 보호받는 셈이다.
결국 스마트한 투자자라면 '어떤 종목을 살 것인가'만큼 '어떤 계좌에 담을 것인가'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절세 계좌라는 방패 없이 노출된 금융수익은 언제든 건보료라는 화살로 돌아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우은주 하나은행 태평점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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