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이택 신임 이사 임명 논란에 독립기념관 이사회 개최 무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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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열릴 예정이던 독립기념관 이사회가 박이택 낙성대경제연구소장의 신임 이사 임명에 광복회 등 기존 이사진이 반발하면서 무산됐다.
독립기념관은 이날 충남 천안의 겨레누리관 회의실에서 한시준 관장 주재로 이사회를 열어 차기 독립기념관장 선임 방안과 신임 이사진 상견례 등의 안건을 처리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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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이사 "사퇴생각 없어…'반일 종족주의' 저술 참여 안해"
(천안·서울=연합뉴스) 유의주 박수윤 김준태 기자 = 22일 열릴 예정이던 독립기념관 이사회가 박이택 낙성대경제연구소장의 신임 이사 임명에 광복회 등 기존 이사진이 반발하면서 무산됐다.
독립기념관은 이날 충남 천안의 겨레누리관 회의실에서 한시준 관장 주재로 이사회를 열어 차기 독립기념관장 선임 방안과 신임 이사진 상견례 등의 안건을 처리하려 했다.
국가보훈부는 지난해 9월 기존 이사 5명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이달 1일 박 소장을 비롯한 5명을 신규 이사로 임명했다.
하지만 이종찬 광복회장 등 기존 이사진은 회의에 앞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박 소장의 이사 임명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임명권자인 보훈부 장관에게 이런 입장을 보고한 뒤 추후 이사회를 다시 여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종찬 회장은 "이곳은 한국학연구소가 아니라 독립운동 정신을 선양하는 독립기념관"이라며 "여기에 걸맞은 이사진이 구성돼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데, 국가보훈부가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는 게 아닌가 여겨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련 인사는 스스로 생각해보고 용퇴하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해보시길 바란다"며 "장관께 회의 개최와 이사진 임명 재고를 강력하게 말씀드려 달라"고 촉구했다.
다른 이사들도 대부분 이 회장과 의견을 같이하면서 회의는 개회조차 되지 못한 채 종료됐다.
박 이사는 회의에 참석했지만, 다른 이사들이 의사진행 발언을 하기에 앞서 회의장 밖으로 나가줄 것을 요구하고 이에 동의하면서 회의장 밖에 머물렀다.
박 이사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독립기념관 이사 지원 배경에 대해 "독립운동가를 연구하지는 않았지만, 식민시대의 사회 경제사를 연구한 사람으로서 한국의 독립운동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풍부한 지적 소양을 통해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자체로 독립기념관 이사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독립기념관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람들이 능력을 발휘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20세기 독립운동사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꼭 역사학자만이 아니고 경제학자라든가 정치학자라든가 사회학자라든가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이사는 "문제가 된 '반일 종족주의'라는 책의 저술에 참여하지 않았고, 그것이 제가 낙성대경제연구소장을 맡게 된 배경이 됐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사직을 사임할 의사는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 "사임할 생각은 없다"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서 해임이나 파면된다면 그 경우에는 제가 이사직을 수행할 수가 없기 때문에 수용하겠지만, 자발적으로 사임한다든가 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낙성대경제연구소는 2019년 소속 연구진이 일제강점기 징용과 위안부 강제성을 부정하고 식민지 근대화론을 옹호하는 한편 독도를 한국 영토라고 볼 학술적 근거가 충분치 않다는 등의 주장을 담은 책 '반일 종족주의'를 펴내 큰 논란이 일었다.
보훈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박 이사가 명확하게 일본을 찬양하거나 식민통치를 미화했다는 (증거는) 없어서 임명을 취소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한시준 독립기념관장은 지난달 임기가 만료됐으나 이사회 개최가 무산된 만큼 당분간 직무를 계속 수행하게 된다고 보훈부는 전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 관장을 비롯해 이종찬 광복회장·이승우 보훈부 보훈문화정책관 등 당연직 이사 2명과 김갑년·육경애·윤목·문다현·박이택·서태호·오영섭·윤승현 이사 8명까지 총 11명이 참석했다.
ye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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