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판 벌이고 인증샷 찍고 철수…대구 달서구의원 12명 외유성 출장 논란

구의원 12명 5월 14~21일 호주, 뉴질랜드 방문
출발 당일 버스부터 술자리 이어져 '외유성 논란'
방문 장소 16곳 중 13곳은 기념사진만 찍고 철수

대구 달서구의회 의원들이 호주·뉴질랜드 공무국외 출장을 다녀온 후 외유성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 의원들이 대구에서 출발과 동시에 술판을 벌이는가 하면, 해외 현지 기관 방문에서는 기념사진만 촬영하고 돌아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달서구의원 12명과 의회사무국 직원 3명이 지난달 14일부터 21일까지 6박 8일간 호주, 뉴질랜드로 출장을 다녀왔다. 이들은 지역에서 추진 중인 역점시책사업과 관련해 우수사례를 비교 견학하기 위해 국외 출장을 추진했다.

출장을 떠난 구의원은 국민의 힘 소속 9명, 더불어민주당 소속 3명이다. 총 출장 경비는 5천 700만 원으로, 1인당 출장 경비는 380만 원이었다. 1인당 출장 경비 중 350만 원은 달서구의회에서, 나머지 30만 원은 의원 개인이 각각 부담했다. 또 의원들은 각자 회비 20만 원을 추가로 모아 경비에 보탰다.

이번 출장에 함께 동행한 모 구의원에 따르면, 추가 경비로 모은 240만 원은 대부분 술값에 쓰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술판은 출발 시점부터 시작됐다고 해당 구의원은 폭로했다. 구의원들은 지난달 14일 오전 10시 30분쯤 인천국제공항으로 떠나기 위해 달서구 학산공원에 모였다고 한다. 버스에 오른 의원 4~5명은 술잔을 주고받기 시작했고, 점심시간에 들른 식당에서도 술자리는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뉴질랜드 현지에서도 매일 점심·저녁 시간에 술은 빠지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게 중 며칠은 밤늦게까지 술자리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무국외출장 일정 대부분이 관광에 치우쳤다는 지적도 나왔다. 호주 블루마운틴 국립공원, 시드니 항만 디너 크루즈, 온천욕 등 관광 콘텐츠가 다수 포함됐다. 또 쇼핑센터도 4곳이나 방문했다.

구의원들은 현지에서 16개 기관을 방문했지만, 정작 해당 기관 관계자와 만남을 가진 건 3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13곳은 건물 등을 배경으로 기념사진만 찍고 돌아갔다고 한다.

이번 국외 출장을 다녀온 한 달서구의원은 "내가 보기에도 외유성 출장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을 정도였다. 6박 8일 동안 쇼핑센터를 4차례나 방문하고, 기관에서도 인증 사진만 찍고 철수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고백했다.

영남일보 취재진이 이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호주·뉴질랜드 국외 출장을 총괄한 정순옥 구의원과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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