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하>] 조국혁신당, 이언주 겨냥 '철새' 되치기
임종석 "통일하지 말자"…'두 개의 국가론' 파장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이당 저당 왔다 갔다한 최고위원 말 굳이"…이언주 저격한 혁신당
-조국혁신당 지도부가 지난 19일 열린 본회의에서 진행된 '김건희 특검법', '채해병 특검법' 등 표결에 불참했지?
-김건희 특검법 표결에 조국·황운하·김준형·서왕진·이해민·차규근 의원이, 채해병 특검법에 조국·황운하·서왕진·김준형·차규근 의원이 불참했어. 두 법안 표결에 모두 참석해 찬성표를 던진 강경숙·김선민·김재원·박은정·신장식·정춘생 의원 여섯 명이었어.
-혁신당은 특검법 상정 직후 필리버스터를 예상했다고 해. 국민의힘이 본회의 보이콧을 결정한 건 본회의 당일 오전이었거든. 야당 단독 처리가 확실시하자 전남 영광 일정 중이었던 강경숙·김선민·정춘생·차규근 의원은 부랴부랴 올라와 표결에 참여하거나 조금 늦게 참석했지. 김준형 의원은 국회 한중의원연맹 대표단으로 중국 방문 중이야. 조국 의원은 영광 일정과 광주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 참여하느라, 황운하·서왕진 의원은 예정된 지역 일정을 소화하느라 표결에 참여하지 못했어.
-민주당 지도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세게 나왔다며?
-물꼬를 튼 건 이언주 최고위원이야. 이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혁신당 지도부가 김건희·채해병 특검법, 지역화폐법 같은 중요법안 의결에는 참여하지 않은 채 아침 최고위부터 영광 보선현장에 있었던 모양"이라며 "민주당을 선거에서 이기겠다는 의지가 이 법안들 처리 의지보다 훨씬 강하게 전해진다"고 주장했어. 그는 "민주당 우당으로서 쇄빙선 역할을 자처하길래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들 모두 응원을 많이 했다"며 "교섭단체 요건 완화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건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지. 참고로 전남 영광에선 보궐선거가 아니라 재선거가 치러져.
-김민석 최고위원이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 표결에 불참한 조·서 의원을 질타하는 메시지를 보내는 모습이 <더팩트>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지. 김 최고위원은 '민주보궐' 단체방에서 "쇄빙선 내려서 동네 선거하나? 부끄럽다 지방의원인가?"라고 썼어.
-혁신당 반응은 어때?
-이규원 대변인은 20일 논평에서 김 최고위원에게 "지방의원이라는 표현은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목숨을 건 단식투쟁 끝에 쟁취해 낸 지방자치에 대한 심각한 모욕"이라며 "민주당은 '동네선거'에 국회의원과 광역의원 57명, 기초의원 210명 등이 망라된 300명이 넘는 '매머드급' 선대위를 꾸린 거냐"고 직격했어. 이언주 최고위원을 두고는 "짧은 기간 동안 이 당 저 당 왔다 갔다 한 어느 최고위원의 발언은 굳이 입에 올리지 않겠다"고 일축하더라.
-한 혁신당 관계자는 이날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언주 최고위원을 겨냥해 "한중의원연맹 중국 방문 외에도 지역 행사 등으로 표결에 불참한 민주당 의원들도 여럿"이라며 "왜 본인 당 소속 의원에게는 특검법과 지역화폐법 처리 의지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지 않느냐"고 꼬집더라고. 전형적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얘기지.
-최근 여론조사에서 혁신당 영광군수 후보와 민주당 후보와 접전이란 결과가 나오자 민주당 긴장감이 높아진 것 같아. 과열된 선거 분위기가 민주당 지도부 발언으로 튀어나오는 것처럼 보여. 물론 본회의에 늦거나 안 온 건 비판할 수 있다고 봐. 그러나 혁신당이 호남 선거에 뛰어든 걸 부정적으로 보는 민주당 시각은 글쎄. '잘하기 경쟁'을 원하는 유권자들 바람은 민주당 지도부에겐 전해지지 않는 걸까.
◆"통일하지 말자"는 임종석, 왜?
-문재인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비서실장이 "통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내려놓고 두 개의 국가를 수용하자"고 말해 파장이 일고 있어. 무슨 일이야?
-지난 19일 광주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 연설에서였어. 임 전 비서실장은 "객관적 현실을 받아들이자"면서 이같이 말했지. 그는 "더 이상 당위와 관성으로 통일을 이야기하지 말자"면서 "헌법 3조의 한반도 영토 조항을 삭제 또는 개정하자"고도 했어. 그러면서 "남북이 서로의 실체를 인정하고 국제사회에서 각각의 독립 국가로 주권을 행사하는 현실과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
-북한의 '두 개의 국가론'을 수용하자는 뜻으로 해석되는데. 임 전 비서실장은 왜 그런 거야?
-임 전 비서실장은 연설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많은 토론이 필요한 문제고 실제로 많은 고민과 토론이 필요하다"며 "활발한 토론이 일어난다면 환영한다"고 했어. 아마 현재의 남북관계에 대한 고민과 우려 때문인 것 같아. 실제로 없던 주장도 아니고 말이야.
-하지만 비판의 지점이 많아. 대통령실에서는 즉각 "반헌법적인 발상"이라고 일축했지. 국민의힘은 맹공했어. 20일 김연주 대변인 논평에서 "통일 포기 주장이자 한반도 분단을 고착화하겠다는 충격적 발상"이라고 맹비난했어. 문재인정부의 대북 정책도 끌어와 비판했지.
-민주당 일각에서도 임 전 비서실장의 주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통일 지우기'와 비슷한 맥락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 다만 당 차원에서 별다른 반응은 안 보이고 있어.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황정아 대변인은 취재진과 만나 관련 질문에 "관련 논의는 없었다"고 했지. 한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임 전 비서실장의 개인적 의견"이라고 했어. 일각에서는 임 전 비서실장이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다는 볼멘소리도 나와.
-문재인 전 대통령도 진화에 나선 듯해. 20일 전남 목포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행사에서 "북한은 이제 남북한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했다. 매우 우려스럽다"며 "평화와 통일이라는 겨레의 염원에 역행하는 반민족적 처사"라고 했어. '두 국가론'에 선을 그은 셈이지. 그러면서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더 고도화되고 한반도 평화의 길이 더 험난해진 것도 사실"이라며 "비핵화의 해법을 새롭게 강구하고 평화프로세스도 다시 설계해야 할지 모른다"고 했어.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조채원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김수민 기자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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