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의 질곡을 날려버린 양주 주택 ‘해봄달’

아파트 층간소음은 오래전부터 사회적 이슈로 대두됐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않는 난제다. 물리적인 소리 문제를 넘어 감정과 신뢰의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바닥 슬래브 두께 증가, 소음 저감 매트, 흡음재 등 관련 기술과 자재 개발이 이뤄지고 있지만 단순히 소음 문제만이 아닌 건축 구조, 제도, 문화 등이 얽혀 있어 해법이 녹록잖은 상황이다. 층간소음이 사회적 갈등으로 불거질수록 단독주택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뛰놀고 싶어 하는 충동이 강할 수밖에 없는 아동들을 둔 젊은 부모들이 아파트 대신 오롯이 가족들만의 삶에 집중할 수 있는 전원 속 내집 짓기에 나서고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건축주 부부 역시 이러한 문제로 편리한 아파트 생활을 접고 양주 신도시에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택살이를 시작했다.

글 사진 이형우 기자 | 자료 블루건축사사무소·블루하우스코리아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 양주시 옥정동
지역/지구 제1종 전용주거지역, 지구단위계획구역
용도 단독주택
건축구조 중목구조
대지면적 306.9㎡(92.84평)
건축면적 145.38㎡(43.98평)
연면적 181.03㎡(54.76평)
1층 124.11㎡(37.54평)
2층 92.32㎡(27.93평)
건폐율 47.37%
용적률 58.98%
설계기간 2024년 1월 ~ 4월
시공기간 2024년 4월 ~ 10월

설계 블루건축사사무소
010-3847-7008 www.bluearch.co.kr
시공 블루하우스코리아㈜
031-212-5006 cafe.naver.com/bluehousekorea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갈바륨단열지붕재
외벽 - 롱브릭타일
데크 - 신고흥석
내부마감 천장 - 신콜 실크벽지
내벽 - 신콜 실크벽지
바닥 - 풍산마루 LEFLO
단열재 지붕 - 글라스울, 비드법보온판2종2호
외벽 - 글라스울, 비드법보온판2종2호
내벽 - 글라스울
도어 현관 - D50 YKK이노베스트
내부 - WOODONE
창호 레하우
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 그로헤
주방가구 건축주 직영
난방기구 린나이
결혼 후 일산과 청라에서 아파트 생활을 하던 건축주 부부는 거의 매주 아이들을 데리고 야외로 캠핑을 갔다. 어렸을 적 섬마을 학교 관사에서 바다 등 자연을 접하며 자란 경험을 엄마로서 아이들이 겪어보게 해주고 싶은 욕심도 있었지만 주요인은 다른 데 있었다. 바로 층간소음이었다.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뛰놀면 곧바로 항의가 들어왔다. 발소리와 대화, TV 등 가구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줄이고자 노력했지만 이웃의 항의는 줄어들지 않았다. 심지어 집에 있지도 않은 시간대임에도 소음 민원을 당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주말이면 아예 이웃과의 갈등을 피하고자 캠핑 도구를 꾸려 야외로 나간 것이다.
“아파트에서 생활하면서 ‘배려’라는 미명 아래 아이들에게 위축된 생활을 강요했습니다. 나중에는 ‘너희 시끄럽게 떠들고 놀면 아래층에서 또 아저씨 올라오신다’라고 스스로 불안을 조장해 악용하는 저를 발견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공동체 내에서 타인을 존중하는 예의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배려라는 탈을 쓴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환경에서 아이들을 키운다는 게 힘들었고 애들에게도 미안했죠. 그래서 가족만 배려하면 되고 자유롭게 지낼 수 있는 주택을 지어야겠다고 남편과 함께 결심했습니다.”
화이트 톤의 전실과 우드 톤의 중문이 조화로운 현관. 전실 한 면에 창고를 설치해 지인들이 겉옷과 가방 등을 손쉽게 보관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건축주가 직접 배워 캘리그라피로 새긴 ‘해봄달’ 주택명 패널이 방문객을 반긴다.
발품과 임장으로 찾은 보금자리
집짓기 결정이 난 후 건축주 부부는 ‘단독주택 열공’에 들어갔다. 특히, 공무원인 건축주는 주로 주말을 이용해 남편과 함께 건축박람회를 둘러보고, 각종 집짓기 관련 서적을 구입해 탐독했다. 유튜브는 기본이고 네이버 카페에 가입해 많은 이들로부터 실전 정보를 터득했다.
주택 공부와 함께 좋은 부지를 찾기 위한 발품도 잦아졌다. 눈에 띄는 곳이 나타나면 임장해 주위 자연 환경과 함께 생활 인프라를 꼼꼼히 확인했고 아이들이 어린 만큼 교육 여건도 살폈다. 그러다가 선호하는 신도시 단독주택 용지이면서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을 찾았다. 3개의 공원에 둘러싸여 있어 쾌적한 주거 여건을 기대할 수 있고, 초중고가 단지 인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인근 중심상업시설에 다양한 생활 편의시설이 있는 이곳 부지다.
일직선 배치로 개방감을 높인 거실·주방 공간. 중목구조의 노출된 천장 보가 내추럴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파주, 고양, 청라 등 전원주택 단지나 신도시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수도권 지역의 단독주택 용지를 발에서 땀나게 다녀봤어요. 그런데 돈이 문제였죠.(웃음) 눈에 들어온 땅이 몇 곳 있었지만 자금 부족으로 발길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이곳을 둘러보게 되었고, 모든 여건이 좋아서 있는 자금을 모조리 털어 집짓기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건축주 부부의 프라이빗한 공간인 안방에는 욕실과 드레스룸, 파우더룸을 같은 동선에 배치해 편의성을 높였다.
거실 창문 한쪽을 깊이 매립해 설치한 윈도우 시트에 눈길이 간다. 아이들과 독서를 하거나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준비된 건축주와 고객 지향형 건축업체
스스로를 ‘성취 집약적’ 성격이라 평하는 건축주는 집짓기 과정에 적극 개입했다. 콘크리트 구조가 싫어 중목 주택으로 결정한 뒤 3곳의 중목 전문 업체로부터 설계 제안을 받았다. 이 중 건축박람회에서부터 호감을 가졌고, 가장 적극적으로 건축 대안을 제시한 블루하우스코리아와 계약을 했다. 상담 과정에서 업체 대표가 “문 열고 들어갈 때 다음 문이 보여야 공간이 연결된다”는 조언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곳 주택에서는 유독 일직선으로 연결된 공간이 눈에 띈다.
성취 집약적 성격의 건축주는 주방의 작은 조명등부터 아일랜드 상판, 식탁 등 자재를 직접 구입해 설치함은 물론 인테리어 색상 및 구성 등 전반을 주도했다.
설계 콘셉트 결정과 시공 방법 선정에도 적극 의견을 냈다. 부지와 도로 사이의 녹지 활용에 이어 1층 한쪽으로 겨울에도 춥지 않게 차를 탈 수 있는 베란다 느낌의 필로티 주차장을 설치해 달라고 요구했다. 보일러실이 건물 중앙에 위치하고, 4m 폭 마당을 페데스탈 방식으로 시공하는 것도 건축주의 아이디어였다. 집짓기 공부를 하면서 직접 구상한 공간 배치와 높이, 인테리어 등이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수행하는 업체와 만나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조그마한 조명등부터 스위치, 수전, 화장실 거울, 윈도우 시트까지 사전에 미리 그림을 그렸습니다. 아일랜드 상판도 직접 2장을 구입해 재단했고, 가구도 상당 부분을 이케야에서 구입해 남편과 함께 조립하느라 애 좀 썼습니다. 계단에서 아래쪽 창을 취소하고 위쪽 창을 높인 것 외에는 변경 사항 없이 순조롭게 진행했죠. 까다로운 주인 때문에 스트레스가 좀 있으셨을 텐데도 내색 없이 의견을 잘 반영해주고 꼼꼼하게 작업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다음에 집을 또 짓게 된다면 다시 같이하고 싶네요.”
계단을 따라 2층에 오르면 반려묘를 위한 캣타워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같은 규모의 면적으로 구성한 세 아이의 방은 천장고를 높임과 동시에 창을 크게 내 개방감이 충만한 공간으로 완성했다. 층간소음 문제로 맘껏 뛰놀지 못했던 아파트와 달리 자유롭게 자신의 생활을 즐기라는 건축주 부부의 배려가 느껴진다.
아이들을 우선한 공간 구성
인터뷰 후 들러본 실내외 공간에선 건축주의 개성이 묻어난 레이아웃이 도드라져 보였다. 먼저, 한 공간에 일직선으로 배치된 거실과 주방에서는 개방감이 느껴졌고, 거실 창문 쪽에 설치한 윈도우 시트에도 눈길이 갔다. 아이들과 함께 독서를 하거나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공간이다. 건축주는 이곳이 남편이 드러누워 TV를 보는 공간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미소를 보였다.
2층에는 공평하게 크기가 같은 세 아이의 방을 비롯해 도로변 소나무를 즐길 수 있는 가족실, 남편의 작업실인 서재, 지인들이 머물다 가는 게스트룸, 욕실 등이 있다. 특히, 세 아이의 방은 천장고를 높게 해 기존 아파트와는 다른 개방감 있는 개인 공간으로 구성했다. 자유롭게 맘껏 지내라는 건축주의 마음이 느껴진다. 서재와 게스트룸에서는 독바위공원과 선돌공원의 그림 같은 풍경이 창을 통해 스민다. 또 다른 식구인 반려묘의 캣타워도 인상적이다.
2층 가족실. 크게 낸 창을 통해 도로와 주택 사이의 완충 녹지에 심겨 있는 소나무 등을 차경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이다.
2층 서재와 게스트룸. 창 너머로 인근 공원의 독바위가 보인다.
건축주가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공간은 중정이다. 1층 화장실과 현관 전실에서 바라보이는 이곳은 건물에 밝은 빛과 신선한 기운을 불어넣는 작은 마당이다.
건축주가 가장 만족하는 공간으로 꼽은 중정. 실내에 밝은 빛과 신선한 기운을 불어넣는 작은 마당이다.
붉은 벽돌이 눈에 띄는 주택의 마당에는 조립식 수영장이 설치돼 있다. 무더위가 한창인 요즘 아이들에겐 최적의 놀이터다. 마당 한 켠에는 작지만 상추 등 채소가 심겨 있는 텃밭도 마련했다. 나무와 채소를 기르면서 아이들에게 자연이 주는 기쁨을 맛보게 한다.
베란다 느낌의 필로티 주차장
아이들을 위해 설치한 조립식 수영장. 지붕 처마를 대신해 수영장 위로 개폐가 가능한 전동식 차양을 설치했다.
페데스탈 공법으로 시공한 석재타일 마당. 담 너머의 완충 녹지를 바라보며 운동을 할 수 있고, 한 켠에 조성한 텃밭에선 상추를 수확할 수 있는 가족 공간이다.
“세 아이의 태명이 해, 봄, 달이라서 집 이름을 ‘해봄달’이라고 지었습니다. 땅을 밟고 사는 이곳이 아이들 마음속에 고향으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층간소음이라는 질곡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편안하게 뛰놀며 건강하게 자라기를 소망하는데 그 방향으로 가는 거 같아 만족하고 있습니다.”
붉은 색 벽돌집 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