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동제약이 2분기 매출 역성장과 영업이익 하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핵심 R&D 자회사인 유노비아의 구조조정 등 변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반기 실적 반등 요소도 주목받고 있다. '비만 치료제'가 글로벌 수준 초기 데이터와 안정성을 입증한 만큼 빅파마 라이선싱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서다.
매출 하락세에 新성장축 확보 시급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동제약의 2분기 잠정실적은 매출 1385억원, 영업이익 6억원, 당기순손실 39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동기 1521억원에 비해 9% 떨어졌고,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10억원보다 41.4% 하락했다. 당기순손실은 42억원을 기록했던 지난해 2분기보다 6.7% 개선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실적을 두고 새로운 성장축 확보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는 점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영업이익률이 1%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기존 사업만으로는 외형 반등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달성하는 데 무리가 있다는 전망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일동제약은 비용 효율화를 통해 적자를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개선 속도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48억원으로 3년 연속 이어진 적자 기조에서 벗어나는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분기 기준으로는 영업이익률이 0.43%에 그치면서 수익성 방어에 여전히 취약한 양상을 띤다.
매출 성장 정체는 2022년 이후 고착화된 흐름을 보인다. 2분기 기준 매출은 2022년 1625억원에서 2023년 1541억원, 2024년 1521억원으로 줄어온 가운데 올해도 감소세가 이어졌다. 기존 제품군 중심의 매출 구조로는 비용 압박을 상쇄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GLP-1 신약 데이터'로 하반기 반등 도모

업계의 기대감은 일동제약의 비만치료제로 향하는 분위기다. 일동제약이 경구용 GLP-1 비만치료제 'ID110521156'의 임상1상 톱라인 발표를 하반기로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구용 GLP-1 제형은 주사제 대비 복용 편의성으로 주목받는 분야로, 빅파마들도 치열하게 경쟁하는 영역이다. 이번 결과는 고용량군 데이터를 포함해 8~9월 사이 공개될 전망이다.
글로벌 선두주자인 일라이릴리의 '오포글리프론' 임상1상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라는 평가까지 나타난다. 일동제약은 6월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ID110521156'의 임상1상 중간 데이터를 발표했다. BMI 27㎏/㎡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다회투여시험에서 저용량군은 4주간 평균 5.5%, 중용량군은 6.9%의 체중감소 효과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차별화 포인트로 '안전성 지표'를 지목한다. 내약성에서 우위를 확보한 점이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상에서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라이릴리의 오포글리프론이나 화이자의 다누글리프론 등 기존 저분자 GLP-1 후보물질은 위장관계 부작용과 간독성으로 임상 중단 사례가 보고됐다. 반면 일동제약의 후보물질은 현재까지 위장관계 이상반응으로 인한 중단 사례가 없었고 간독성도 나타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번 톱라인 발표를 계기로 글로벌 라이선스아웃(기술수출) 협의를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한다. 증권가에서는 일동제약이 현재 복수의 글로벌 제약사와 논의를 진행 중이며,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임상2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구용 GLP-1 영역이 '게임체인저'로 주목받는 만큼 향후 협상 조건과 속도는 하반기 실적 못지않게 중요한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가치 재평가 촉매' 기대감 고조

관건은 기술이전 일정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 라이선스아웃 협상이 늦어질 경우 후기 임상에 필요한 대규모 비용 부담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경구용 GLP-1 영역은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협상 속도는 향후 재무 안정성과 연결된다고 여겨진다.
반대로 톱라인 발표는 기업가치 재평가의 촉매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진다. 8월로 예정된 고용량군 데이터가 긍정적이면 협상 가속화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관점이다. 일동제약의 현재 시가총액은 4000억원 미만으로 시총 수조원대에 이르는 글로벌 저분자 GLP-1 개발사들과 격차가 큰 상황이다. 빅파마의 파트너십 여부가 주가와 밸류에이션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기존 사업의 한계는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 일동제약은 2024년 R&D 비용을 매출의 7.5% 수준인 463억원까지 줄인 바 있다. 이같이 효율화를 추진함으로써 지난해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그러나 기존 제품군만으로 매출 정체를 극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파이프라인의 상업화가 지연될 경우, 이번 비용 구조 개선만으로는 장기적 성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따라붙는다.
업계 관계자는 "일동제약의 기업가치에 가장 큰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은 단연 ID110521156"이라며 "공개된 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저분자 GLP-1 영역에서 가장 앞서있는 일라이릴리의 오포글리프론의 데이터와도 비견될 만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저분자 GLP-1 약물은 효능도 중요하지만 안전성 이슈에서 더 큰 허들이 존재한다"며 "내약성 이슈를 해소한다면 글로벌 빅파마와의 라이선싱 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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