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손녀 결혼식 취재 불허에 백악관 기자단 "실망"

김태훈 2022. 11. 20.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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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손녀가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전도 유망한 젊은 법률가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백악관 측은 언론의 결혼식 취재를 허용하지 않고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해 기자들과 마찰을 빚었다.

백악관 출입기자단은 성명을 통해 "백악관의 취재 거부는 실망스럽다"며 "공인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공적 장소인 백악관에서 열리는 행사는 국민의 알권리가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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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신부가 먼저 "예식 비공개" 강력히 요청
백악관 "대통령 가족도 사생활은 보장돼야"
취재진 "대통령은 공인… 국민 알권리 우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손녀가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전도 유망한 젊은 법률가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백악관 측은 언론의 결혼식 취재를 허용하지 않고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해 기자들과 마찰을 빚었다. ‘국가 중요시설의 사적 이용’ 논란도 제기된 가운데 백악관은 “모든 비용은 대통령 가족이 사적으로 부담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신부인 손녀 나오미 바이든, 신랑인 피터 닐,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 결혼식에 앞서 촬영돼 언론에 배포된 사진이다. 백악관 제공
예식은 이날 오전 11시 비교적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백악관 남쪽 잔디광장인 사우스론(South Lawn)에서 야외 행사로 진행됐다.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원’의 이착륙 장소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초청을 받은 약 250명의 하객이 모여 신랑신부의 앞날을 축하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손녀이자 그의 차남 헌터 바이든의 딸인 신부 나오미 바이든(28)은 현재 수도 워싱턴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그보다 3살 어린 신랑 피터 닐도 명문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로스쿨을 최근 졸업한 소장 법률가로, 과거 힐러리 클린턴의 대선 후보 캠프에서 뛴 적도 있는 정치 지망생이다. 두 사람은 4년가량 사귀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보도자료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는 “나오미가 성장하고, 그렇게 놀라운 삶을 스스로 개척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기쁨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대통령 부부는 “우리는 손녀가 피터를 남편으로 선택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피터를 우리 가족으로 맞이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는 그들이 앞으로 여러 해에 걸쳐 웃음과 사랑으로 충만한 날들을 보내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경사스러운 날이지만 백악관 공보국과 출입기자단은 취재 허용을 둘러싸고 서로 옥신각신했다. “결혼식을 비공개로 했으면 한다”는 신랑신부의 요구를 받아들여 백악관이 언론의 결혼식 취재를 불허하고 모든 행사 사진 등을 나중에 제공키로 한 것에 취재진이 불만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AP 통신에 따르면 이번 예식은 백악관에서 거행된 19번째 결혼식에 해당하는데 앞선 18번의 혼례 가운데 상당수는 언론의 취재가 허용됐다. 백악관 출입기자단은 성명을 통해 “백악관의 취재 거부는 실망스럽다”며 “공인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공적 장소인 백악관에서 열리는 행사는 국민의 알권리가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손녀 결혼식이 열린 가운데 보안당국 관계자들이 초청받은 하객을 제외한 이들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워싱턴=AFP연합뉴스
이에 백악관 측은 “비록 대통령의 가족이라도 가족이 최우선이고 또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항변했다. 아무리 공인이라도 결혼식 같은 사적 행사에선 프라이버시의 보장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사적 행사에 백악관이란 국가 중요시설을 이용하는 것은 권력남용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이에 백악관은 장소만 백악관일 뿐 모든 부대비용은 대통령 가족이 사적으로 부담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결혼식 하루 전날 브리핑에서 “대통령 손녀의 결혼식은 가족 행사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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