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용 "김용 방문 후 1억 사라져…직접 확인은 못했다"(종합)

황두현 기자 김근욱 기자 2023. 3. 2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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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정자법 공판 증인신문…"김용, 유동규 사무실 들러"
"블라인드 탓 다리밖에 못 봐…돈 없어져 받아갔다 생각"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 News1 오장환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김근욱 기자 =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대선 경선자금 명목으로 1억원을 받아 간 상황을 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가 상세히 진술했다.

김 전 부원장 측은 정 변호사가 돈이 건네진 정황만 설명하고 있을 뿐 직접 목격한 사실은 없다며 진술의 신빙성을 지적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21일 오전 김 전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공판에서 정 변호사의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정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의 요구에 따라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남욱 변호사 측으로부터 4차례에 걸쳐 8억4700만원을 전달받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자금은 김 전 부원장 측으로 전해졌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 "유동규, 김용 대선 경선자금 필요하다 해…20억원 정도"

정 변호사는 검찰 주신문에서 "2021년 2월 전에 유 전 본부장이 대선 경선자금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며 "김 전 부원장이 필요로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전 본부장이 김 전 부원장의 전화를 끊으면서 '용이 형이 직능부장 맡았다'고 얘기했고 '그 자금으로 20억원 정도 필요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고 진술했다.

자신은 당시 미국에 있던 남 변호사에게 유 전 본부장의 돈 요구 사실을 전달했고, 남 변호사의 측근인 이모씨로부터 서초구 모처에서 현금 1억원을 전달받았다는 사실도 털어놨다.

유 전 본부장에게 건넨 1억원을 김 전 부원장이 직접 경기도 수원의 유원홀딩스 사무실에 들러 받아 간 당시 상황도 설명했다. 유원홀딩스는 유 전 본부장이 주도해 설립한 업체다.

정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에게 '약입니다' 하면서 돈을 전달해드리니 '있다가 용이 형이 올 거야'라고 얘기했다'며 "사무실 입구 벨이 울리고 유 전 본부장이 직접 나가서 문을 열어주고 김 전 부원장과 같이 고문실로 이동해 5~10분가량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조사 당시 김 전 부원장이 돈 받으러 온다는 것을 알아서 유심히 지켜봤다고 진술한 게 사실이냐'는 검찰 질의에 "그렇다"며 "나가는 것도 지켜봤다"고 재차 언급했다.

정 변호사는 당시 두 사람이 들어간 고문실은 투명한 유리문으로 되어 있어 직접 김 전 부원장을 본 것이라며 "남색 사파리(외투)를 입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자신이 이모씨로부터 1억원을 건네받을 때 돈이 담긴 검은색 종이봉투가 김 전 부원장의 사무실 방문 이후 사라졌다고도 했다.

정 변호사는 같은해 12월29일 김 전 부원장을 만났을 때 "의원님(김용)이 뜬금없는 얘기를 해서 기억나는데 '저는 돈 받은 적 없어요'라는 말을 맥락 없이 하셔서 내가 예의 없게 말한 게 있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녹음하시려고 하나 그런 생각도 했다"고 덧붙였다.

김 전 부원장은 증인석에 앉은 정 변호사가 자신에 불리한 진술을 이어가자 굳은 표정으로 지켜보기도 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남욱 변호사(왼쪽부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정민용 변호사가 21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3.2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정민용 "김용, 돈 들고 나가는 것 확인은 못해"

반대신문에 나선 김 전 부원장 측은 정 변호사가 직접 돈이 건넨 상황을 보지 못하고 당시 정황만 진술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김 전 부원장 변호인은 "사무실 나가는 모습까지 지켜봤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까지 봤는지 기억나느냐"고 물었고 정 변호사는 "블라인드가 내려져 있어 다리밖에 안 보이는 상황이었다"고 답했다.

'유 전 본부장은 옆구리에 끼고 갔다고 했다'는 지적에 정 변호사는 "그 당시 뒷모습으로는 상반신이 안 보여서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이어 "들고 나가는 것을 직접 확인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며 "(김 부원장이 나간 뒤) 박스가 없어져서 받아 갔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 부원장 측 변호인이 "유 전 본부장이 돈을 김 전 부원장에 줬다는 말을 증인에게 한 적이 없느냐"라고 묻자 "그렇다. 구체적으로 얼마를 주었다는 얘기도 안 했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정 변호사가 애초 자금 전달 시기를 2021년초로 표현한 이후 3~4월로 정정한 사실을 지적했다. 이에 정 변호사는 "제가 말한 초는 4월"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정 변호사는 앞서 증인신문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동석한 자리에서 윤건영 민주당 의원을 만나 차기 정부 인선을 논의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검찰이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윤 의원을 만났다는 얘기를 들었고 BH(청와대) 구성원 세팅해야 한다고 들었다는데 사실이냐"는 질문에 "사람 뽑는 게 제일 중요한 일이고 이런 부분에 대해 대화했다고 저한테 말했다"며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배석했다고 들었다"고 증언했다.

ausu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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