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해변 소각 빈번…자연유산 훼손·사고 우려
일부 피서객 밤새 쓰레기 태워
해변 곳곳에 그을린 잔재 ‘눈살’
플로깅 활동중 잔불 피해입기도
북구 “야간시간대 단속에 한계
주상절리 CCTV 요청 반영안돼”
무더운 여름 날씨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바다를 찾는 방문객이 증가하면서 해변 쓰레기 소각 행위가 늘고 있다. 소각이 대부분 밤 시간대에 이뤄지다보니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고 있어 안전사고 우려가 제기된다.
18일 찾은 울산 북구 신명해변. 더운 날씨에 해변 곳곳에 텐트가 많이 들어서 있다.
종량제 봉투를 챙겨와 간밤에 발생한 쓰레기를 넣어 지정된 위치에 쓰레기를 버리는 양심적인 방문객이 있는 반면 일부 몰지각한 방문객은 빈 깡통에 쓰레기를 채워 불에 태워버리는 소각 행위를 일삼는다.
심지어 소각 후 검게 그을린 잔재는 보이지 않는 바위 틈새 등에 버리기도 한다.
해수욕장이나 해변 등에서 쓰레기를 소각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 행위다.소방법 등에 따라서 화재로 오인할 만한 우려가 있는 행위나 지정되지 않은 곳에서 쓰레기를 매립 또는 소각할 경우 각각 20만원, 1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문제는 이같은 불법 행위를 현장에서 발견한 즉시 계도나 처벌해야 하는데, 대부분 소각 행위가 밤 시간대에 행해지다 보니 행정력이 닿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런 잿더미 뿌리기 현상은 자연유산으로 보존해야 할 울산시 지정 기념물인 강동화암주상절리까지 퍼지고 있다.
최근영 초록별수비대 대표는 “강동 해변 일대에서 플로깅 활동을 하고 있다”며 “주상절리에서 플로깅을 하다가 한 회원이 미처 다 꺼지지 않은 잿더미에 치마가 타버리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북구가 쓰레기 처리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낚시 바늘이나 잿더미 등이 있어 아이들이 놀다가 다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북구는 지난해 자연유산 보존과 관리·감독 강화를 위해 화암주상절리 일원 CCTV 설치를 위한 예산을 울산시에 건의했지만, 반영되지 않아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북구 관계자는 “주상절리 일원에 대해 6~9월 쓰레기나 취사 등 불법 행위의 집중 단속·계도를 진행하고 있다”며 “인력이나 예산의 한계로 상주 인원을 배치하기 곤란하다 보니 단속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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