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수장 폭사 현장…"온통 시신뿐, 부상자도 없었다"
정명원 기자 2024. 9. 29. 16:39
▲ 이스라엘 공습 피해 입은 베이루트 남부
"모두가 잔해 더미 아래에 깔려 있었다. 부상자는 없었고 그저 시신들만 있었다."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겨냥한 이스라엘군의 대형 폭탄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교외 다히예에 떨어진 현장 부근에 있었던 의사 지하드 사데는 당시 상황을 이같이 전했습니다.
베이루트 최대 공립병원 간부인 그는 지면을 흔드는 폭음에 놀라 뛰쳐나와보니 자신이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의원에서 불과 수백m 떨어진 곳에 있는 주거용 빌딩 최소 6채가 무너져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취재진에게 "붉은색 연기가 하늘로 솟구쳐 올라가는 걸 봤다.건물들이 막 붕괴된 참이었다"면서 사건 현장으로 처음 달려 갔을 때 건물 잔해에 깔린 시신들만 눈에 띌 뿐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이후 끝없이 밀려드는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밤을 지새웠다고 했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군이 지하 60피트(약 18.3m)에 위치한 헤즈볼라 지휘 본부에서 회의 중이던 나스랄라를 제거하기 위해 80t가량의 폭탄을 퍼부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연신관이 탑재된 폭탄들은 연쇄적으로 폭발하면서 헤즈볼라 본부를 무너뜨렸고, 결국 나스랄라는 이튿날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이에 그치지 않고 이튿날 아침까지 무려 11차례에 걸쳐 베이루트 남부 일대에 폭격을 이어갔습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번 공격으로 최소 33명이 숨지고 195명이 다쳤다고 밝혔지만, 보고되지 않은 사례가 많은 까닭에 실제 사상자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진=AP, 연합뉴스)
정명원 기자 cooldud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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