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3일, 부산 사직구장. 9회말 1사 1·2루, 윤동희의 방망이가 중전을 가르는 순간 경기가 끝났다. 롯데 자이언츠가 NC 다이노스를 3-2로 제압하며 6연승을 달성했다. 수도권 원정 5연승의 기세를 사직 홈 개막전에서도 이어간 것이다. 롯데는 이날 승리로 시즌 성적 30승 39패 2무를 기록했다. 5할 아래지만, 연승 흐름은 분명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양 팀 선발이 7이닝씩 맞불을 놓는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졌고, 8회 역전과 재동점, 9회 끝내기라는 드라마가 짧은 시간 안에 압축적으로 터졌다. 이 경기가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따로 있다.

낙동강더비는 경상도 연고 두 팀, 롯데 자이언츠(부산)와 NC 다이노스(창원)의 맞대결을 일컫는다. 지역 정서가 짙게 배어 있는 이 대결은 단순 승패를 넘어 팬들 사이에서 시즌의 분수령으로 여겨진다.
6월 중순까지 롯데는 5할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으로 하위권에서 헤매고 있었다. 그런데 수도권 원정 5연승이라는 예상치 못한 흐름이 만들어졌고, 그 기세를 낙동강더비 홈경기로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NC는 이날 경기 전까지 32승 37패 1무로, 5할에 가장 가까운 팀 중 하나였다. 롯데보다 승수가 2개 더 많았고, 순위 경쟁에서 의미 있는 위치에 있었다.
선발 구도도 주목할 만했다. 롯데는 에이스급 박세웅을 내세웠고, NC는 외국인 투수 라일리 톰슨을 맞불로 던졌다. 두 선발 모두 이날 경기 전까지 나름의 시즌 흐름을 이어가고 있었다. 박세웅은 롯데의 선발 로테이션 핵심으로 시즌 전반 분투를 이어왔고, 라일리 역시 NC가 믿고 쓸 수 있는 외국인 선발 자원이다. 낙동강더비에 두 팀이 이 카드를 꺼내 든 것 자체가 각자 이 경기에 어느 정도 무게를 뒀는지를 방증한다.

시즌 흐름상 두 팀 모두 7월 전반기 마지막 스퍼트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다. 롯데 입장에서 연승을 끊지 않고 6연승까지 끌고 가는 것은 순위표에서의 단순 이동 이상으로, 팀 내 분위기와 선수 자신감 형성 측면에서 결정적인 레버리지가 된다.
경기 초반 주도권은 롯데가 먼저 잡았다. 1회말, 선두타자 황성빈이 라일리 톰슨의 공을 잡아당겨 3루수 키를 넘기는 좌익수 방면 2루타로 출루했다. 고승민의 유격수 땅볼로 1사 3루가 구성됐고, 레이예스의 유격수 내야 땅볼에 3루 주자 황성빈이 홈을 밟아 1-0, 선제 득점.
NC의 반격은 3회에 나왔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포수 김형준이 풀카운트까지 끌고 간 뒤 박세웅의 127km 슬라이더를 좌측 담장 너머로 걷어 올렸다. 시즌 5호 솔로포. 이 한 방으로 1-1 동점.

4회초 NC는 이우성 중전안타·박민우 우전안타로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데이비슨의 빗맞은 중견수 앞 안타로 1사 만루까지 위기를 키웠지만, 오장한 삼진·서호철 3루수 땅볼로 무득점에 그쳤다. 최대 위기를 막아낸 박세웅.
6회말에는 롯데가 황성빈의 우중간 3루타로 무사 3루를 만들었으나, 고승민(유격수 뜬공)·레이예스(체크스윙 삼진)·한동희(3루수 땅볼)가 차례로 물러나며 또 한 번 기회를 날렸다.
박세웅은 7이닝을 소화하며 5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두 자릿수 탈삼진은 2025년 8월 22일 이후 약 10개월 만. 라일리도 7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1실점으로 맞불 호투.

8회초, 불펜진이 등판하자 경기가 출렁였다. NC 김한별의 우전안타, 김주원 타석에서 포수 손성빈의 도루 저지 실패(송구 실책)로 NC가 1사 3루를 만들었다. 이우성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NC가 2-1로 앞섰다.
그러나 8회말, 롯데는 바로 답했다. 대타로 들어선 노진혁이 NC 불펜 김진호를 상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 2-2 재동점.
9회초 NC는 데이비슨 안타·천재환 희생번트로 1사 2루를 만들었지만 서호철·김형준이 연속 삼진으로 물러났다. 9회말 롯데는 한동희 안타, 대타 김세민 번트 때 NC의 2루 송구 실책까지 겹쳐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전민재 삼진으로 1사가 됐지만 윤동희가 중전 적시타를 뽑아 끝냈다. 최종 스코어 3-2.
이번 경기에서 가장 의미 있는 숫자는 스코어 '3-2'가 아니라 박세웅의 '10탈삼진'이다. 10개월 만에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한 박세웅은 단순히 잘 던진 게 아니라, 낙동강더비라는 압박이 깔린 상황에서 7이닝을 완전히 지배했다. 볼넷 1개라는 제구 안정성까지 더하면, 이 경기는 박세웅이 시즌 2라운드의 기점을 만든 경기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다.

롯데가 연승을 이어가는 방식도 눈에 띈다. 대량 득점으로 압도하는 게 아니라, 팽팽한 흐름 속에서 단 한 번의 결정적인 타격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노진혁 대타 홈런과 윤동희 끝내기 안타는 모두 8회 이후에 나왔다. 롯데가 경기 후반 집중력에서 상대를 앞서고 있다는 신호다.
반대로 NC의 패배 원인은 득점 기회 낭비다. 4회 1사 만루 무득점은 경기 전체 흐름에서 결정적인 분기점이었다. 8회에 2-1로 앞선 상황에서 불펜이 노진혁에게 동점 홈런을 허용한 것 역시, NC 불펜 운용의 구조적 취약점을 다시 드러냈다. NC는 32승 37패 1무로 시즌 5할 근처를 맴돌고 있지만, 이날처럼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경기가 반복된다면 순위표에서의 위치를 지키기 어렵다.

롯데가 30승 39패 2무라는 성적에도 불구하고 6연승이라는 흐름을 만들어낸 것은, 팀 전체의 방향성보다 지금 이 순간의 결집력이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시즌 초반의 부진이 팀을 어떻게 갱신시켰는지를 보여주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성적표가 여전히 5할 이하라는 점에서, 이 연승이 진짜 반등의 시작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기세인지는 이후 3~4주가 판단 기준이 된다.
롯데는 6연승으로 분위기를 가져왔다. 박세웅은 10탈삼진으로 존재감을 되찾았고, 윤동희는 두 번째 결정적인 타격(5회 2루타·9회 끝내기)으로 이 경기의 핵심 플레이어가 됐다. 30승 39패, 숫자는 아직 부진하다. 하지만 6연승이라는 흐름이 롯데에게 실제 순위 상승의 발판이 될지, 아니면 반등의 한계를 드러내는 변곡점이 될지 — 지금 KBO 순위표에서 가장 흥미로운 시선이 사직구장을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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