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하면 '미운털' 박혀 다른 시설 전전"‥'그룹홈 학대 피해' 말 못한다
[뉴스데스크]
◀ 앵커 ▶
경기도 부천의 한 '아동 그룹홈'에서 원장 일가가 아동 청소년을 상대로 수시로 폭력을 행사하고, 강제로 입원까지 시킨 의혹을 어제 전해 드렸는데요.
이 시설에 머물다가 원장의 강요로 다른 지역으로 떠났던 또 다른 학생은 여러 시설들을 전전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과거 학대 피해를 신고했다는 이유로 어디서도 어린 학생을 받아 주지 않았습니다.
유서영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8월, 광주의 한 대학 화단에서 스무 살 신입생 한 명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10여년 동안 아동보호시설을 떠돌다 성인이 돼 보육원을 나온, 이른바 '보호종료 아동'이었습니다.
방학에도 돌아갈 집이 없는 데다 경제적 어려움까지 겹치자 기숙사에 남아 있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겁니다.
그 역시, 미성년자 5명을 학대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경기도 부천의 그룹홈에 한 때 머물렀습니다.
[피해 학생 A] "'사탄 물러가라' 등을 때리면서 그러고. 손이나 파리채, 박타기(나무 안마봉) 그런 걸로‥"
숨지기 전까지 부천에서만 여러 보호 시설을 전전하다,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광주의 보육원까지 들어갔습니다.
[피해 학생 A] "생활하는 것 자체가 힘들고 그다음에 원장님 때문에 막 힘들어가지고‥연고도 없는 광주로 갔을 때 엄청 힘들었다고 하고‥"
왜 여러 곳을 떠돌아야 했을까.
과거 부천의 한 보육원에서 학대 피해를 신고했다가 지역사회에서 '미운 털이 박힌 탓'이라는 게 그룹홈 친구들의 설명입니다.
[신인성/고아권익연대 사무국장] "원장을 신고했다고 하는 부분은 시설에서 굉장히 경계를 하는 부분이잖아요. '신고를 했다' '민원을 넣었다' 그런 소문이 돌면 이 친구는 어떤 시설에서도 받아주려고 하지 않죠."
신고하고 쫓겨나면 돌아갈 집이 없다는 점도 그룹홈 아동들에겐 공포였습니다.
[피해 학생 B] "애초에 부모님이 기르지 못하니까 여기로 보낸 건데, 신고를 하면 신고한 소문이 나서 다른 시설로 옮겨갈 수 있겠냐(고 했어요.)"
그룹홈 원장은 아이들의 신고를 막기 위해 그룹홈과 원장을 비방하지 않겠다거나, 문제 행동을 하면, 정신병원에 입원하겠다는 내용의 각서까지 받아냈습니다.
용기를 내 아동보호 전문기관에 피해를 알려도 바뀌는 게 없었다고 합니다.
[피해 학생 A] "아동 전담 요원들이 나와가지고 '한 사람씩 상담을 하겠다' 해서 얘기를 했어요. 원장님이 때리고, 파리채로 때리고 방에다 가둬 놓고 전반적인 걸 얘기를 했는데 얘기해도 아무 소용이 없더라고요."
관할 부천시는 그간 자체 조사에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경찰에 신고가 접수된 뒤 해당 그룹홈의 운영을 중단시켰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유서영입니다.
영상취재: 이지호 윤병순 / 영상편집: 장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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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이지호 윤병순 / 영상편집: 장예은
유서영 기자(rsy@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66227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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