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동해서 연합훈련 한 날.. 中은 서해서 '맞불 훈련'
한미 해군이 26일 동해에서 나흘간의 연합 해상 훈련에 돌입했다.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 등 20여 척의 함정과 110여 대의 군용기가 투입됐다. 미국 전략 자산이 동원된 대규모 연합 훈련은 2017년 11월 이후 5년 만이다. 전날 북한이 신형 탄도미사일을 동해로 발사한 가운데 한미 동맹이 북한 도발 억지를 위해 손발을 맞춘 것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25일부터 내달 2일까지 우리 서해에서 해상 훈련을 한다고 밝혔다.
한미 해군은 이날 “26~29일 나흘간 동해에서 20척이 넘는 함정, 110여 대의 항공기 등이 참가한 연합 훈련을 실시한다”면서 “이번 훈련은 북한 도발에 대비한 한미 동맹의 강력한 대응 의지를 나타내 보이고 양국 해군의 연합 작전 수행 능력 향상을 위해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훈련에선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도발을 가정한 ‘대(對)잠수함 탐지 및 전투 훈련’을 실시한다. 이를 위해 미 잠수함 아나폴리스함(SSN-760·6000t급)이 투입됐다. 최근 북한이 함경남도 신포에서 신형 잠수함 완성을 앞둔 데 이어 SLBM 발사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합참은 이날 “최근 북한의 SLBM 발사 준비 동향이 포착된 함경남도 신포 일대의 관련 활동을 감시하고 있다”면서 “추가 도발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SLBM과 SLBM 발사 잠수함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한미 연합군의 요격 체계를 피해 은밀하게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잠수함 공격은 사전 탐지가 어렵다. 한미가 이번 훈련 때 동해에 숨어 기동하는 북한 잠수함을 탐지, 추적하는 대잠 훈련을 실시하는 것은 북의 SLBM 도발이 그만큼 위협적이기 때문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잠수함은 잠수함으로만 막을 수 있다”며 “북한 잠수함이 동해에서 함부로 기동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훈련 목표”라고 했다.
이번 대잠 훈련에선 미 주력 공격형 잠수함인 아나폴리스함을 투입해 실전을 방불케 하는 수준의 훈련이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아나폴리스함을 사실상 북한 잠수함으로 상정해 이를 쫓는 훈련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군 소식통은 “문재인 정부 5년간 대잠 훈련은 없다시피 했다”면서 “이번 훈련을 통해 SLBM을 탑재하고 수중에서 기동하는 북 잠수함을 탐지·추적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참가한 아나폴리스함은 미 항모강습단의 대잠 방어력의 핵심 전력으로 평가된다.
현재 미군 측은 레이건 항모강습단의 방한과 관련해 아나폴리스함의 전개에 대해선 구체적 언급을 삼가고 있다. 한미는 대잠 훈련 외에도 대특수전 부대작전, 방공전, 전술기동 훈련 등을 할 계획이다.
한국 해군에서는 이지스구축함 서애류성룡함(7600t급), 구축함 문무대왕함(4400t급) 등이, 미 해군에선 레이건함을 비롯해 순양함 챈슬러스빌함, 이지스구축함 배리함·벤폴드함 등이 참가했다. 항공모함 함재기 FA-18, 해상 초계기 P-3·P-8, 해상작전헬기 AW-159 등 양국 해군 항공기와 한국 공군 전투기인 F-15K·KF-16, 미 육군 아파치 헬기 AH-64 등도 투입됐다.
한미가 동해 훈련을 하는 동안 중국은 우리 서해상에서 군사 훈련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한미와 북·중이 동시 다발적으로 군사 활동을 펼치는 것이다. 중국 해사국은 지난 25일 오후 4시부터 내달 2일 오후 4시까지 서해 북부 지역에서 군사 임무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훈련 지역은 한반도와 가까운 랴오둥 반도 다롄항과 산둥 반도 옌타이항 사이 해역으로 추정된다. 중국은 구체적인 훈련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을 비판하지 않았다. 오히려 “미국 등이 최근 (한반도) 지역에서 여러 차례 연합 훈련을 거행하고 있다”며 “미국은 압박을 멈추고 의미 있는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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