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한국인 자폐스펙트럼 장애 유발 유전적 변이 최초 규명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팀 “유전자 변이가 뇌 형성과 발달 조절하는 유전자 네트워크에 영향 미쳐”

▲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왼쪽) 교수, 고려대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안준용 교수. /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게놈(유전자와 세포핵 속에 있는 염색체의 합성어)의 일부인 ‘짧은 연속 반복 서열(Short Tandem Repeat, STR)’의 변이가 뇌 형성과 발달을 조절하는 유전자 네트워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고려대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안준용 교수 공동연구)팀이 비유럽계 자폐스펙트럼 장애에서 자폐 원인이 되는 새로운 유형의 유전적 변이를 최초 규명한 연구라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정신의학 및 임상 신경과학(Psychiatry and Clinical Neuroscience, IF 11.9)에 게재됐다.

자폐스펙트럼 장애란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에 흥미를 보이거나 의사소통 등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보이는 복합적 신경 발달 장애다.

유희정 교수팀은 한국계 자폐스펙트럼 장애의 유전적인 원인을 밝히고자 한국인 자폐스펙트럼 장애 634가구의 게놈을 분석했다.

게놈은 주로 직렬 반복을 포함한 반복적인 ‘디옥시리보핵산(Deoxyribo Nucleic Acid, DNA)’으로 구성된다.

이 중 STR은 게놈의 약 6.8%를 차지하며, 형질 차이에 기여하는 유전변이 중 하나이다.

유희정 교수팀은 2104명(자폐스펙트럼 장애인 641명, 부와 모 각 634명, 비자폐 형제 195명)의 유전자 1만 2929개를 인공지능(AI)과 기계학습(머신러닝)을 활용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STR 변이가 수정기부터 출생까지의 유전자 발현과 염색체 조절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변이는 전두엽 피질에 분포하는 유전자들에서 발견됐으며, 자폐스펙트럼 장애와 관련된 적응 능력과 사고 능력에 영향을 미쳤다.

이번 연구는 대부분 북미와 유럽을 대상으로 하는 자폐스펙트럼 장애 연구에서 가장 대규모의 아시아인 가족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유희정 교수는 “자폐스펙트럼 장애는 조기에 진단하고 빠르게 치료를 받으면 좋은 성과가 있다”고 말했다.

/성남=김규식 기자 kg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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