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지방에서 집값 가장 많이 오른 트로이카 지역 어디?

2022년이 저물고 있습니다. 올 한 해 전국 아파트값이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지방 몇몇 도시의 약진이 눈에 띕니다. 가격이 급등했던 시기에 다른 지역에 비해 상승이 더뎠던 이유도 있지만, 교통 여건 개선 등 개발 호재와 주거 선호도 변화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리얼캐스트가 올 들어 가격 상승이 눈에 띄었던 지방 3개 지역을 꼽아봤습니다.

‘바다 조망’으로 분양 시장 인기 몰이 강원도 동해안

한국부동산원 월간 매매가격지수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전국 아파트는 -4.86%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수도권은 -6.4%, 지방은 -3.42%로 지방보다 수도권의 하락폭이 더 컸는데요. 수도권에서는 서울(-4.97%) 보다 경기(-6.73%), 인천(-8.55%) 하락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방에서는 세종시가 -12.67%로 가장 많이 하락했고, 대구(-9.6%), 대전(-7.27%), 울산(-5.26%) 순으로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전국적인 부동산 침체기 속에서 상승세가 눈에 띈 곳은 강원도(0.16%)입니다. 강원도는 춘천(-2.13%)과 원주(-2.03%) 등 내륙지방 과 달리 강릉(4.46%), 속초(4.17%), 동해(1.9%) 등 동해안을 접하고 있는 지역이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비규제지역인 동해안 지역은 2017년 서울~양양고속도로가 개통돼 수도권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데다 가격이 저렴해 바다 조망이 가능한 세컨하우스 수요가 맞물리면서 외지인의 투자 관심이 늘었습니다. 여기에 2027년 개통 예정인 동해북부선(강릉~제진) 철도와 서울에서 속초까지 닿게 되는 동서고속화철도사업이 10월 착공에 들어가면서 교통망 확충이 일대 집값에 기대감을 불러온 것입니다.

지난 2020년 5월 최고 114대 1, 평균 17.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속초시 동명동 속초디오션자이 분양 이후 바다 조망권에 대한 인기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후 2021년 8월 분양한 강릉시 교통 강릉롯데캐슬시그니처가 최고 82.5대 1, 평균 46.88대 1의 청약 열풍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속도디오션자이는 지난 2월 전용 131㎡ 분양권이 17억4,008만원에 거래되며 다시 한번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전용 84㎡ 타입은 지난 7월 7억1,039만원으로 최고가를 찍은 뒤 11월 5억9,919만원에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2024년 1월 입주할 강릉시 내곡동 강릉자이파인베뉴도 전용 84㎡가 지난 10월 4억3,441만원에 거래되는 등 지난 5월 최고가 4억4,203만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동해와 남대천을 조망할 수 있는 강릉시 송정동 강릉아이파크 전용 84㎡는 지난 6월 6억3,500만원에 거래됐는데요. 이는 8개월 전인 2021년 11월 6억1,500만원에 비해 2,000만원 오른 것입니다.

조선소 재가동, 일자리 사업 추진으로 갭투자 늘어난 전북 군산

전북(1.14%)은 군산(2.15%)과 남원(2.21%)을 선두로 김제(1.30%), 정읍(1.12%), 익산(1.00%), 전주(0.93%) 등 전 지역에서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이는 전남의 대표 주거지역인 여수(-5.15%), 광양(-4.92%), 순천(-4.03%) 등이 크게 하락하면서 -3.11% 하락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여수, 순천, 광양은 일명 ‘여·순·광’으로 불리며 지난 2019년~2020년 대규모 분양이 쏟아졌던 곳입니다.

반면 전북 지역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별다른 집값 이슈가 없었던 지역인데요. 전국적으로 집값이 많이 올랐던 2021년 다른 곳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승세가 더뎠다가 그동안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아파트 위주로 거래되면서 가격이 오른 것입니다. 전북 대표 주거지역인 군산, 익산, 전주 저가 단지는 갭투자가 가능하고, 공시가격이 1억원 미만의 경우 취득세 등 세금 면에서 외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군산은 5년여 만에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재가동되면서 지역 생산 유발과 고용 인구 증가를 기대하는 곳입니다. 여기에 군산 디오션시티 개발과 군산형 일자리 추진, 새만금 신재생에너지사업 추진 등이 군산은 물론 주변 지역인 김제, 익산, 정읍시에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군산시 나운동 롯데1차 전용 131㎡는 지난 9월 1억7,000만원에 거래됐는데요. 이는 2021년 5월 1얼5,300만원에 비해 1,700만원 오른 가격입니다. 나운동 한울 전용 59㎡도 11월 1억1,400만원에 거래됐고, 금호타운1차 전용 84㎡ 역시 12월 1억2,500만원에 거래되는 등 최근까지도 꾸준히 매매가 이뤄지는 지역입니다.

전북 일대 분양시장은 그동안의 공급 부족과 비규제효과로 활기가 이어져 온 곳인데요. 지난 9월 분양한 군산 경남아너스빌 디오션은 최고 130대 1을 기록했고, 익산자이 그랜드파크는 평균 46.05대 1로 마감되기도 했습니다. 현재 이 단지 분양권 프리미엄은 타입별로 1,500만원~1억원 이상 형성돼 있습니다.

기업도시 등 산업 인프라 몰리는 충북 충주, 제천

충북지역에서는 청주가 -2.75%로 하락한 가운데 충주(1.31%)와 제천(2.61%), 음성군(0.63%)의 약진이 눈에 띕니다. 세종시가 -12.67%, 충남이 -2.25% 하락한 것에 비해 선방한 충북(-1.36%)은 중부고속도로, 중부내륙고속도로 이용이 수월해 다른 지방보다 서울 접근성이 우수한 곳입니다. 여기에 10년간 투자유치 100조원을 달성하는 등 대기업의 투자 유치가 활발해 지역 일자리도 늘고 있습니다.

기업도시, 혁신도시가 조성된 충주, 음성 위주로 외지인 거래도 많은 곳인데요. 충주 기업도시에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모비스, 롯데칠성음료, 코오롱생명과학 등 18개 업체가 자리 잡은 곳입니다.

또한 충주기업도시 주변으로 충주메가폴리스, 충주첨단산업단지가 위치해 있고, 드림파크 산업단지, 바이오헬스 국가산업단지, 비즈코어시티 등 5곳의 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충주시 중앙탑면 충주시티자이는 전용 59㎡가 지난 5월 2억 4,7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는데요. 11월에는 2억2,000만원으로 소폭 하락했으나 12월 현재까지도 거래는 꾸준합니다.

제천시 역시 철도 및 도로 교통망 개선, 대기업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곳인데요. 강제동 제천강저롯데캐슬프리미어 전용 84㎡는 지난 9월 3억9,200만원에 거래되며 직전 거래가 3억7,900만원 보다 1,300만원 올랐습니다. 제천신원아침도시더퍼스트 전용 84㎡도 5월 4억400만원에 거래돼 4월 3억3,000만원보다 7,400만원 올랐습니다.

다만 이들 지역의 상승세는 4분기까지 이어지고 있지는 않은데요. 지역 인구 및 시장 규모가 작아 가격 반영이 상대적으로 느린 곳이 많고 저가 아파트에 갭투자를 통한 매입이 많아 뒤늦게 ‘키맞추기’를 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앞으로 이들 지역 실거래가도 하락할 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