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벤자민 잡는 오스틴···LG가 100% 확률을 잡았다[준PO3]
KT 좌완 선발 웨스 벤자민은 ‘LG킬러’로 불렸다. 왼손타자가 많은 LG를 상대로 지난해에는 정규시즌에서만 5경기에서 3자책점밖에 주지 않고 4승을 쓸어담았다.
LG 오스틴 딘은 그 벤자민을 가을에 잡은 타자다. 지난해 정규시즌에서는 벤자민 상대 11타수 1안타(0.091)에 그쳤으나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3차전에서 3회초 벤자민에게서 선제 3점 홈런을 뺏었다. 그 3차전을 8-7로 이긴 LG는 4승1패로 우승했다.
벤자민은 올해도 LG전 4경기에서 1승(1패)만 거뒀지만 상대 평균자책 1.93으로 강했다. 1승1패로 맞선 준플레이오프에서 KT는 3차전 선발로 벤자민을 앞세웠다. 그러나 LG가 또 한 번 오스틴의 화력을 앞세워 시리즈의 승기를 잡았다.
LG는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KT를 6-5로 꺾었다. 1차전 패배 뒤 2연승을 거둔 LG는 5전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 통과에 1승만 남겨뒀다.
역대 5전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1패로 맞섰던 것은 총 6차례다. 그 중 3차전을 승리한 팀이 전부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LG는 9일 낮 2시 열리는 4차전에서 플레이오프 진출 확정에 도전한다.
오스틴이 역전 3점 홈런을 터뜨렸다. 4회까지 2실점으로 비교적 잘 던지던 벤자민을 상대로 오스틴은 2-3으로 뒤지던 5회초 3점포를 쏴 5-3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1사 1·2루에서 벤자민이 초구 컷패스트볼로 몸쪽 낮게 파고들었으나 오스틴이 작정하고 받아친 타구는 좌측 펜스를 넘어갔다. 단숨에, LG는 6-3으로 뒤집었다. LG와 가을야구에서 2년 연속 오스틴에게 결정적인 3점 홈런을 맞은 벤자민은 5이닝 6피안타 5실점(4자책)으로 물러났다.
LG는 선발 싸움에서 완전히 밀리고도 승리했다.
2회초 5번 타자로 선 박동원의 솔로홈런으로 포문을 열었다. 3회초에는 1사 3루에서 홍창기의 적시 2루타로 2-1 앞섰으나 선발 최원태가 버티지 못했다. 가을야구에 약했던 최원태는 3회말 볼넷과 안타로 만든 1사 1·3루 위기에서 오재일에게 희생플라이를 맞고 동점을 허용한 뒤 2사 1·2루에서 투구 수 65개로 교체됐다.
LG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취약한 불펜을 보강하고자 선발 2명을 중간계투로 돌렸다. 외국인 선발 에르난데스와 손주영이 선택받았다. 1·2차전에서 역투를 펼친 에르난데스가 쉬기로 한 이날, 손주영이 생애 첫 포스트시즌 마운드에 올랐다. 손주영은 김상수에게 적시타를 맞고 2-3 역전을 허용했지만 이후 완벽한 투구를 했다.
오스틴의 홈런으로 앞선 이후는 손주영의 무대였다. 당초 2~3이닝을 던진다던 손주영은 8회말까지 5.1이닝을 던지면서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KT 타자들을 완전히 틀어막았다. 최고 시속 149㎞ 직구에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을 더한 완벽한 제구로 사실상의 선발 투수 역할을 하며 포스트시즌 첫 등판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선발을 조기강판하고도 LG는 ‘중간 투수’ 1명만으로 8회까지 막고 6-3으로 앞선 9회말 마무리 유영찬을 투입했다. 유영찬이 1사 2루에서 배정대에게 중월 2점 홈런을 내주며 6-5로 쫓기자 쉰다던 에르난데스가 등판해 아웃카운트 2개를 잡고 경기를 끝냈다.
수원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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